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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인경 Nov 20. 2024

제사주

유리잔은 왜 꼭 깨져야 하는 걸까

쨍하는 소리가 대리석에 부딪히는 순간

내 가슴에도 금이 갔다

와인과 위스키와 데킬라가 바닥에 흥건하다

나는 한순간에 취해버린다


이미 마셔버린 술과 앞으로 마셨을 술까지

땅 속에 스며 흙을 적신다

어떤 추억은 유리잔이 된다

나는 거기에 수없이 많은

와인과 위스키와 데킬라를 담았다

이제 지나간 날을 제사 지내며

술은 어디에 담아 마셔야 하나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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