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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선표 Sep 12. 2019

좋은 서평을 쓰는 4가지 비결. 요약하지 마세요.

실제 사례로 살펴보는 나만의 관점과 감성을 담은 서평을 쓰는 글쓰기 비법

인터뷰 기사는 글을 쓴 기자의 지적 수준과 생각의 깊이, 식견을 가장 잘 드러내는 기사 장르입니다. 같은 인터뷰이(인터뷰에 응한 사람)를 두고 같은 시간 동안 인터뷰를 했다고 하더라도 누가 썼는지에 따라 기사의 내용과 퀄리티가 크게 달라지게 때문이죠.     


우리가 일상에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대화하는 상대가 누군지에 따라 전혀 다른 주제와 내용, 깊이로 이야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터뷰도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기자가 누구냐에 따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이죠. 독창적이고 깊이 있는 질문이 있어야만 이에 어울리는 인사이트 담긴 대답이 나올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일도 인터뷰 기사를 쓰는 일과 같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결국 독자가 책과 1대 1로 대화를 나누는 일이니까요.


똑같은 책을 읽었더라도 읽은 사람이 누군지에 따라 책에 대한 감상과 분석을 담은 서평의 주제, 내용, 깊이는 전혀 달라집니다. 그렇다면 책과의 인터뷰, 서평을 잘 쓰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이번 글에서는 신문사 기자와 작가로서 그동안 제가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서평을 쓰는 데 꼭 필요한 네 가지 팁’에 대해서 차근차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평소 책 읽는 걸 좋아하고 책을 읽은 뒤 나만의 감성과 주장, 분석을 자연스럽게 글로 표현하고 싶어 하는 분들을 위해서 제가 실제로 썼던 서평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글을 풀어봤습니다.     


저는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글, 일종의 서평을 자주 쓰는 편입니다. 지난 4월 출간된 저의 책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상식>은 모두 31개 소제목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 중 몇몇 챕터는 다른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의 아메바 경영에 대해서 다룬 챕터는 그가 직접 쓴 <아메바 경영>, <인덕경>, <불타는 투혼> 등에서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요.  


당 태종 이세민이 신하들과 나눈 이야기를 묶어낸, 동양 제왕학의 고전 <정관정요>의 내용을 바탕으로 좋은 리더십의 비결에 대해서 꼽은 챕터도 있습니다.      



IT‧스타트업 전문 온라인 매체인 <아웃스탠딩>에도 ‘베스트 프렉티스’라는 이름의 시리즈도 연재하고 있는데요. 뛰어난 경영을 통해 성공을 거둔 기업과 기업인들의 사례를 분석하는 내용입니다.      


이곳에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에 대해 다룬 여러 권의 책의 내용을 분석하고 정리해 그가 어떻게 창업 초기에 급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소개했었습니다.      


베스트셀러 경영서인 <블루오션 전략>에서 나왔던 여러 기업들의 경영 전략에 대해서도 책 내용에 최신 사례를 더해 소개했죠.     


(이번 글에서 사례로 소개하는 저의 글들은 본문 중간과 본문 하단에 링크로 넣어두었습니다.)     


이처럼 책을 읽은 뒤 그 내용을 저만의 관점으로 분석하고 여기에 책에 나와 있지 않은 다른 자료의 내용을 더해서 새로운 창작물로 만들어내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책을 읽고 그 내용을 다루는 글을 쓸 때 참고하면 좋은 기본적인 원칙들에 대해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말씀드릴 원칙은 다음 네 가지인데요.      


1. 책을 요약하려 하지 말고 핵심 사례를 통째로 끄집어내서 소개하라

2. 책의 핵심 메시지를 다른 책의 내용과 현실의 사례를 통해 뒷받침해라

3. 어떤 관점으로 책을 읽을 것인지 미리 생각하고 읽어라

4. 스토리를 담거나 독자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을 달아라      


그럼 지금부터는 각각의 원칙에 대해서 하나씩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드릴 말씀은 ‘책의 내용을 요약하지 말고 책에서 가장 맛있는 핵심 사례를 통째로 꺼내서 소개하라’는 건데요.     


평소에 이런저런 책들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언론사 서평 기사나 아니면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서평‧리뷰 글들을 자주 찾아보는 편인데요. 많은 글들이 그저 책의 내용을 요약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요약이란 책의 전체 줄거리를 짧게 줄인 걸 말하는데요. 하지만 책의 줄거리를 짧게 줄어내는 걸로는 책의 핵심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습니다.     


출간 4개월만에 4쇄를 찍었습니다


억지로 욱여넣지 말고 핵심만 끄집어내라


아무리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한다고 해도 얼마 안 되는 분량에 책의 모든 내용을 압축해서 집어넣을 수 없을뿐더러 요약하는 과정에서 책의 저자가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다른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책 곳곳에서 들었던 여러 사례들과 논리, 근거가 모두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죠.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전쟁과 평화> 같은 위대한 소설이더라도 몇 줄짜리 줄거리만 갖고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슬픈 영화더라도 몇 분짜리 요약 버전만으로는 사람들을 울릴 수는 없죠.       

책이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진 고등어구이라고 한다면 전체 내용을 짧게 줄이기만 한 서평은 살점은 하나도 없고 가시만 앙상하게 남은 생선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요약하는 과정에서 살점들을 모두 발라내 버렸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 고등어 맛을 보여줘야 하는데 고등어 한 마리를 통째로 줄 수는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시만 남은 고등어를 주는 것보다는 잘 구워진 살점을 하나 뜯어내 밥에 얹어주는 게 더 좋은 방법 아닐까요?     


책의 핵심 메시지를 드러내는 사례 하나를 끄집어내서 소개하라는 말은 책에서 가장 맛있는 살점을 골라내라는 말과 같습니다.     



어떤 책이든 그 안에는 작가가 전달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가 담겨있고, 그 메시지가 가장 잘 담겨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내용을 다 짧게 요약해서 전달하기보다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가장 잘 드러내는 챕터, 사례, 일화 하나만을 골라서 소개하는 게 책의 내용을 전달하는 데 더 효과적인데요.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제 책에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이 만들어낸 경영 기법인 아메바 경영에 대해서 소개하는 글을 썼는데요.     


이때 저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 철학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사례가 무엇인지 고민했습니다. 강렬하고 명확한 사례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아메바 경영의 효과를 설명하고 싶었던 것이죠.      


그리고 제가 선택한 사례는 그가 34조 원의 빚을 지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일본항공(JAL)의 회장으로 영입돼 2년 만에 일본항공을 다시 되살려낸 사례였습니다.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과 그의 책 아메바 경영


이미 당시에 78세의 고령이었던 데다 항공업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던 이나모리 가즈오가 아메바 경영을 통해 직원 4만여 명의 공룡 기업을 부활시킨 사례라면 독자들에게 아메바 경영의 효율성을 뚜렷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께서도 좋은 서평을 쓰고 싶으시다면 책의 전체 내용을 얼마 안 되는 분량 안에 욱여넣어 요약하려 하지 마세요. 그보다는 작가의 핵심 메시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과 사례가 무엇인지를 찾아내 그 내용을 통째로 끄집어내서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게 더 좋은 서평을 쓰는 방법입니다.     


좋은 서평을 쓰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두 번째 비결은 ‘소개하려는 책의 핵심 메시지를 현실의 사례와 다른 책에서 나온 내용을 통해 뒷받침하라’입니다. 독자들에게 내가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고 느낀 점을 더 명확하게 잘 전달하기 위해 현실 속 사례와 다른 책에서 나온 내용을 빌리는 거죠.      


많은 분들이 서평을 그저 책을 소개하는 글로만 여기시는 데요. 서평은 그렇게 설렁탕에 딸려 나오는 깍두기처럼 책에 딸려가는 글이 아닙니다.      



현실 속 사례와 다른 책의 내용으로 내용을 더 풍부하게


똑같은 책을 읽더라도 읽는 이의 경험과 학식, 생각의 깊이에 따라 책을 읽고 나서 느낀 감상과 책으로부터 얻어낸 정보와 통찰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읽는 이의 개성과 취향, 지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글이 바로 서평이고 그렇기 때문에 서평 역시 독립적인 창작물인데요.      


책과 별도로 존재하는 독립적인 창작물인 만큼 책의 내용에만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외부의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면 책의 내용을 더 깊이 있게 분석해 소개하거나 자신의 감상과 생각을 더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해하시기 쉽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얼마 전에 <아웃스탠딩>에 ‘후지필름의 부활로 보는 ‘좋은 전략을 만드는 4단계 기법’이란 글을 기고했는데요.      


후지필름 홀딩스의 회장인 고모리 시게타카가 쓴 <후지필름, 혼의 경영>이란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 후지필름이 어떻게 사진 필름 시장이 급격하게 붕괴하던 2000년대에 회사의 사업 구조를 성공적으로 개편해서 살아남고 이전보다 더 크게 회사를 키울 수 있었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후지필름이 어떤 과정을 통해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을 세웠었는지에 초점을 맞춘 글이었습니다.     

후지필름의 사업 개편을 이끌었던 고모리 시게타카 회장의 책에서 많은 내용을 빌려왔지만 단순히 그의 책에만 의존하지는 않았는데요.      



우선 그 당시 후지필름이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보다 더 입체적이고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후지필름의 부활에 대해 다룬 여러 편의 기사를 읽었고요. 각종 경영 전문 잡지에 나온 글들도 참고했습니다. 책에서 고모리 회장이 말하는 내용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 별도의 취재를 한 셈이죠.     


그리고 마침 이 글을 쓰기 얼마 전에 읽었던 <전략의 거장으로부터 배우는 좋은 전략 나쁜 전략>이라는 책의 내용도 참고했습니다. 기업 경영전략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리차드 럼멜트가 쓴 이 책에선 좋은 전략을 만들기 위해서는 냉정한 진단 → 집중적이고 짜임새 있는 추진 방침 설정 → 일관된 행동 이 세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좋은 전략 나쁜 전략>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후지필름, 혼의 경영>의 내용을 찬찬히 따져보니 후지필름이 사업 개편을 추진하는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거쳤던 과정이 정확히 이 세 가지 과정을 통해 이뤄졌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후지필름의 선택과 행동을 <좋은 전략 나쁜 전략>에서 설명한 전략 수립 과정이라는 관점으로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훨씬 더 짜임새 있고 설득력 있는 글을 쓸 수 있었죠.       


한 권의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다른 책에서 나왔던 내용이나 현실의 사례를 더하는 건 우선 글 자체를 훨씬 더 고급스럽게 보이게 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그렇게 보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독자에게 더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자신의 주장을 더 신뢰성 있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당 태종 이세민과 그와 신하들의 대화 내용을 담은 <정관정요>


서로 다른 시대에 나온, 서로 다른 분야를 다룬 책들을 하나로 묶어 설명하거나 책의 내용에 현실의 사례를 덧붙이면 독자들은 서평에서 말하는 내용이 시대와 분야를 뛰어넘는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믿게 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서 중국 당나라 시대에 나온 <정관정요>를 읽으면 황제였던 당 태종 이세민이 신하들의 심한 쓴소리를 묵묵히 참고 듣는 모습이 나오는 데요. 이를 통해서 좋은 리더가 되고 싶다면 남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경청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만 이야기해도 리더십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자신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까지 수용하는 넓은 마음이라는 사실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정관정요>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여기에다 글로벌 IT 기업 구글의 사례까지 더하면 어떻게 될까요?         


구글은 수년 동안 회사 안에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라는 사내 문화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는데요.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뛰어난 성과를 내는 팀들의 성공 요인과 그 팀을 이끄는 리더들의 공통된 자질을 분석하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구글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찾아낸 사실 중 한 가지는 ‘좋은 리더는 팀원이 말하는 중간에 그 말을 끊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정관정요>를 읽고 좋은 리더의 자질에 대해서 말하는 서평을 쓴다고 했을 때 여기에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의 사례까지 더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경청이야말로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를 뛰어넘어 리더가 갖춰야 하는 가장 중요한 자세 중의 하나라는 걸 훨씬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에 대해 다룬 <1등의 습관>에 대한 서평을 쓰면서 <정관정요>에 나온 당 태종 이세민의 사례를 넣어도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죠.       



한 권의 책에 대해서 소개하면서 다른 책의 내용과 현실의 사례를 더하는 이 같은 융합형 글쓰기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한 설득력과 신뢰성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입니다.      


좋은 서평을 쓰기 위한 세 번째 비결은 ‘책을 읽을 때부터 어떤 관점을 바탕으로 책의 내용을 살필지를 고민하라’는 건데요. 이해하시기 쉽게 저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지금껏 말씀드린 내용을 통해 짐작하실 수 있겠지만 저는 주로 경제학, 경영 전략, 역사 분야 책들을 읽는 편입니다. 책을 읽을 때도 주로 경영의 관점으로 바라봅니다. ‘이 책에 나온 내용들이 효율적인 경영을 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책을 읽는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서 이스라엘의 전 대통령이자 총리인 시몬 페레스의 자서전인 <작은 꿈을 위한 방은 없다>라는 책을 읽으면서도 여기에 나온 내용을 어떻게 경영과 접목시켜 풀어낼 수 있을지를 생각했었습니다. 


이 책은 자서전이고 시몬 페레스가 이스라엘 건국의 아버지들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기 때문에 굳이 그 장르를 분류하자면 경영서보다는 역사서에 더 가까운 책인데요.     


시몬 페레스의 책 <작은 꿈을 위한 방은 없다>와 실제 엔테베 작전 당시의 이스라엘 특수부대 사진


독자들에게는 어떤 내용이 도움이 될지 생각하며 읽어라


하지만 자신만의 관점을 갖고 책을 읽는다면 어떤 책을 읽든 자신에게 필요한 내용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특히 뛰어난 인물들의 자서전이나 그들에 대해 다룬 평전, 그리고 역사서의 경우에는 경영의 관점에서 봤을 때 많은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는 책들입니다.       


저는 <작은 꿈을 위한 방은 없다>의 내용 중에서도 시몬 페레스가 국방장관으로서 엔테베 작전을 이끌었던 당시의 경험에 주목했습니다. 엔테베 작전은 역사상 가장 뛰어난 인질 구조 작전으로 꼽히는 군사 작전인데요.      

좋은 서평을 쓰는 첫 번째 비결로 말씀드렸듯이 책 전체 내용 중에서 엔테베 작전을 다룬 내용만을 통째로 끄집어낸 것이죠.     


그런 다음 엔테베 작전 당시 시몬 페레스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했는지를 분석해서 어떤 상황에서도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이 내용을 ‘이스라엘 특수부대에서 배우는 탁월한 판단의 비결 3가지’란 글로 풀어냈습니다.      


책을 소개하는 글을 쓰고 싶다면 그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 책을 어떤 관점으로 읽어나갈 것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이 책을 통해서 찾아낸 인사이트가 독자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글을 써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책을 읽는 자신만의 관점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이처럼 자신만의 관점을 갖는 건 서평 글의 제목을 정할 때도 큰 도움이 되는데요. 좋은 서평을 쓰는 네 번째 비결은 바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거나 스토리를 담은 제목을 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일단 제목을 살펴보고 그 글을 읽을지 읽지 않을지를 결정합니다. 아무리 그 안에 좋은 글이 담겼다고 하더라도 제목이 매력적이지 않다면 클릭해 들어오지 않습니다. 종이책 역시 마찬가지죠. 일단 제목이 좋아야 사람들이 매대에서 책을 집어 들고 목차라도 살펴봅니다.      


서평 제목을 달 때 가장 좋지 않은 형태는 ‘0000 읽고 난 후기’, ‘0000 읽은 리뷰’, ‘0000 독후감’과 같은 스타일의 제목입니다. 그냥 책 제목만 올려놓은 글이죠.      


나중에 내가 그 책을 읽고 어떤 점을 느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쓰는 기록용 글이라면 어떤 제목을 달든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이 읽을 것을 염두하고 쓰는 글이라면 이런 식의 제목을 달아선 안 됩니다.      


공들여서 쓴 글이라면 본문을 쓰는데 들인 노력만큼 매력적인 제목을 달기 위해서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자기가 어떤 관점으로 이 책을 읽었고 이 책을 읽으면 어떤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는지를 잘 드러내는 제목을 달아야 합니다.      



핵심 사례의 스토리,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질문이 제목


그러기 위해서는 서평에서 다루는 책의 핵심 사례와 스토리를 제목으로 쓰거나 아니면 핵심 사례에서 다루는 내용을 바탕으로 독자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제목을 다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저의 경우에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은 뒤에는 ‘마키아벨리, 냉혹한 리더가 자비로운 리더라고 말한 이유’라는 제목을 달았고요.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의 윈스턴 처칠이 쓴 <2차 세계대전>을 읽고 쓴 두 편의 글에는 '처칠이 전쟁을 이끌자마자 뽑은 여섯 명의 남자들’과 ‘10년 간의 좌천 생활, 처칠을 리더로 만든 조건’이란 제목을 달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쓴 <거래의 기술>을 읽고 나선 ‘트럼프, 비용과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그의 협상 전략 3가지’란 제목으로 글을 썼습니다. 이나모리 가즈와의 책을 읽고 나선 ‘34조 원 빚에 깔린 회사를 2년 만에 부활시킨 78세 현자’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자신만의 관점이 있어야 남들 앞에 설 수 있습니다


서평에서 다루는 책의 핵심적인 사례를 내세우거나 아니면 ‘이 글을 읽으면 이런 걸 배울 수 있겠구나’라는 걸 독자들이 짐작할 만한 내용으로 제목을 달았습니다. 독자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제목을 다는 데도 신경을 썼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좋은 서평을 쓰는 네 가지 비결에 대해서 다뤄봤습니다. 그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은데요.     


1. 책을 요약하려 하지 말고 핵심 사례를 통째로 끄집어내서 소개하라

2. 책의 핵심 메시지를 다른 책의 내용과 현실의 사례를 통해 뒷받침해라

3. 어떤 관점으로 책을 읽을 것인지 미리 생각하고 읽어라

4. 스토리를 담거나 독자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을 달아라      


이번 글이 좋은 서평을 쓰고 싶어 하는 독자 분들에게 도움이 되셨길 바라면서 오늘 글은 여기서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홍선표 한국경제신문 기자

rickeygo@naver.com


(책쓰기에 도전하고 싶으시다면 먼저 이 글을 읽어보세요. 본문에서 사례로 들었던 제 글들은 아래에 링크해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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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글에서 사례로 들었던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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