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걷다, 경제를 읽다’ 시리즈의 4 번째 도시는 샌프란시스코다. 이 도시는 최근 많은 논쟁의 주제가 되었다. AI의 도시, 실리콘밸리의 관문, 위기의 다운타운, 노숙자와 범죄의 도시. 그러나 이 모든 이미지는 샌프란시스코의 일부일 뿐이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성공이나 실패가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특유의 광역 도시 구조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도시를 걷다, 경제를 읽다’는 세계 주요 도시를 직접 걸으며 동네 경제의 작동 원리를 해석하는 프로젝트다. 산업과 자본, 기술이 이동하는 시대에, 동네는 다시 도시를 이해하는 기본 단위가 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 질문에 가장 복합적인 답을 제시하는 도시다. 이 도시는 동네가 약한 도시가 아니라, 동네가 너무 강했던 도시이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는 미국 도시 가운데 가장 유럽적인 도시로 평가받아 왔다. 가파른 지형과 짧은 블록, 보행을 전제로 한 거리 구조, 온화하지만 변덕스러운 기후, 항만 도시로 형성된 상업 문화, 그리고 1906년 대지진과 화재 이후의 재건은 이 도시를 동네 중심의 도시로 만들었다. 노스비치, 미션, 차이나타운, 헤이트애시버리 같은 동네들은 단순한 주거지가 아니라, 생활과 소비, 문화가 결합된 완결된 단위였다. 이 전통은 지금도 도시의 깊은 층위에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샌프란시스코는 이 전통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이 도시는 단일한 중심 도시가 아니라, 다수의 도시와 거점이 연결된 메트로폴리스다. 샌프란시스코 중심부, 오클랜드와 버클리, 실리콘밸리, 그리고 노스베이로 이어지는 광역 구조는 오랫동안 분산과 균형을 통해 작동해 왔다. 고용과 주거, 문화와 자연은 도시 간 이동을 전제로 배치되었고, 장거리 통근은 예외가 아닌 구조였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쟁력은 하나의 강한 중심이 아니라, 광역 전체가 동시에 작동한 데서 나왔다.
이 책은 이 도시를 네 개의 흐름으로 나누어 읽는다.
Part 1은 샌프란시스코 모델을 다룬다. 중심부 샌프란시스코와 메트로폴리스 베이 에어리어의 관계를 구조적으로 정리하고, 샌프란시스코 중심부가 어떻게 독자적인 도시 모델을 형성해 왔는지를 살펴본다. 동네 중심 도시로서의 샌프란시스코는 광역 구조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해 왔는지, 그리고 이 모델이 어떤 한계에 직면하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Part 2는 반문화와 그 영향을 추적한다. 히피 문화는 샌프란시스코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꿨을 뿐 아니라, 로컬 비즈니스와 창업 문화의 토대를 만들었다. 대항문화는 실리콘밸리의 기술 혁신과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그 정신적 기원에 가까웠다. 이 장은 히피 문화에서 출발한 로컬 비즈니스, 실리콘밸리를 이끈 대항문화의 핵심 가치, 그리고 히피 로드로 상징되는 공간적 계보를 따라가며, 문화가 어떻게 도시와 경제 구조를 형성했는지를 보여준다.
Part 3은 하이테크 산업의 공간 재편이 야기한 문제를 다룬다. 최근 수년간 하이테크 산업은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집중되었고, 이에 따라 실리콘밸리가 갖고 있던 구심력은 약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산업 이동이 아니라, 광역 도시 구조의 균형을 흔드는 변화다. 기술과 자본, 인재가 중심부로 재집중되면서, 실리콘밸리는 고용의 중심이면서도 도시적 생활을 제공하지 못하는 공간으로 남게 되었다. 이 장은 샌프란시스코 집중과 실리콘밸리 약화가 만들어낸 주거 불안, 통근 구조의 왜곡, 외곽 도시의 자족성 붕괴 같은 문제들을 살펴보며, 하이테크 산업이 도시를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를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Part 4는 중심부와 교외 도시의 대응을 관찰한다. 팬데믹 이후 중심부는 급격한 위기를 겪었고, 그에 대한 관리적·공간적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교외 도시들은 새로운 직주락 센터로 전환하고 있다. BART 축과 Caltrain 축을 따라 등장하는 교외 도시들의 다운타운화는, 동네가 중심부에서 외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BART 축의 Walnut Creek과 San Ramon은 대규모 투자로 외곽에 새로운 중심부를 만들었고, Caltrain 축의 Burlingame, Redwood City, Mountain View는 기존 철도 위에서 '살 수 있는 다운타운'을 완성했다. 이 장은 샌프란시스코 메트로폴리스에서 동네가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다시 작동하는지를 추적한다.
샌프란시스코는 하나의 중심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이 도시는 중심부와 교외, 기술과 문화, 관리와 생활이 서로 다른 속도로 재편되는 중이다. 이 책은 샌프란시스코를 성공과 실패의 도시로 보지 않는다. 대신 동네가 이동하는 도시, 그리고 광역 도시권 시대에 동네가 어떤 방식으로 다시 등장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읽는다.
샌프란시스코편은 하나의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질문을 남긴다. 하이테크 산업은 도시를 어디로 끌어당기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동네는 어떤 대가를 치르는가.
Part 1: 샌프란시스코 모델 (1-2장)
샌프란시스코 광역권의 탄생 https://brunch.co.kr/@riglobalization/1719
샌프란시스코 보헤미아 https://naver.me/FDcKpShO
Part 2: 반문화와 그 영향 (3-5장)
히피문화에서 파생된 로컬 비즈니스 https://brunch.co.kr/@riglobalization/23
실리콘밸리를 이끈 대항문화의 핵심 https://brunch.co.kr/@riglobalization/1461
히피로드 https://brunch.co.kr/@riglobalization/198
Part 3: 하이테크 산업의 변화와 이동 (6-12장)
샌프란시스코에서 싱가포르를 생각하다 https://brunch.co.kr/@riglobalization/1643
달라진 실리콘밸리, 마루SF의 미션 https://brunch.co.kr/@riglobalization/1641
위기의 실리콘밸리 https://brunch.co.kr/@riglobalization/1668
영웅 서사와 도시 서사 https://blog.naver.com/yeonhui1000/224180229424
'AI 도시' 샌프란시스코 https://www.seoul.co.kr/news/editOpinion/opinion/MoJongryn-AI/2026/02/09/20260209025001
쇼핑몰은 먹으러만 온다 https://brunch.co.kr/@riglobalization/1765
소상공인 도시 모델의 양축: 샌프란시스코와 포틀랜드 https://naver.me/GNJwqXO4
Part 4: 중심부와 교외 도시의 대응 (13-15장)
팬데믹과 중심부의 위기, 그리고 대응 https://brunch.co.kr/@riglobalization/1743
교외 도시의 전환: BART 축 https://brunch.co.kr/@riglobalization/1742
교외 도시의 전환: Caltrain 축 https://brunch.co.kr/@riglobalization/1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