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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ro Jan 31. 2024

09. Day 4 아이들의 오후

칠순 아빠와 함께하는 첫 해외여행: 밴쿠버 아쿠아리움, 레고 스토어

밴쿠버 여행을 오기 전에 각자 가고 싶은 곳을 정했는데, 2호는 아쿠아리움을 1호는 어이없게도 레고 스토어를 골랐다. 딥코브에서 하이킹을 하고 오후 시간은 아이들이 가고 싶었던 곳으로 가기로 했다. 











먼저 스탠리 파크 안에 있는 밴쿠버 아쿠아리움으로 향했다.


 


입구에서 티켓을 결제하면 손등에 돌고래 도장을 찍어준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다소 사악한 표정의 해달이 우리를 반겨준다. 카필라노 현수교에서 사 온 해달이와 함께 힘찬 포즈를 취하는 2호를 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종류의 수족관이 주제별로 나눠져 있고 큰 수족관과 작은 수족관들이 곳곳에 있다. 물속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실내는 어두운 편이라서 관람하다가 보면 아이들을 놓치기 쉽다.




 



밴쿠버 아쿠아리움은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아기자기하게 구성이 되어있다. 

돔 속에 머리를 넣고 보면 물고기가 바로 눈앞을 지나가서 마치 내가 물속에 들어온 느낌이 난다. 




그리고 말미잘 같은 해양 생물을 직접 만질 수 있는 체험형 수조도 있다. 말미잘에 손을 대면 물컹한 질감에 나도 놀랐지만 말미잘도 촉수를 움츠리면서 깜짝 놀란 것 같아 보인다. 이 체험을 하면 손에서 비린내가 나므로 전시장 한쪽 코너에 마련된 세면대에서 손을 씻는다. 








 내부 수족관을 한 바퀴 보고 나니 아이들은 3D 영상관을 보러 간다고 네모남자와 가버리고 나는 야외로 나왔다. 야외에서는 해달, 바다사자 같은 동물들이 실내보다는 넓은 개별 수족관에서 유유자적 수영을 하거나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바로 이 B.C.'s Wild Coast는 부상이 심한 동물이나 어렸을 때 고아가 되어서 혼자 살아남을 수 없는 동물들을 구조해서 보호하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이 보호소에서는 이들을 돌보고 치료 후 야생으로 돌아가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한다. 바다사자가 수영하면서 물 뿜어내는 소리를 들으면서 야외 벤치에 앉아서 나도 같이 일광욕을 했다. 한가하고 평화로운 느낌이다. 









해양 생물들을 다 보고 나오는 길에는 아이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기프트샵이 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각종 해양 생물들 인형을 보고 아이들은 맑은 눈의 광인이 되었고 나도 별반 다르지는 않다. 그 어미에 그 자식 아니겠는가?





 


 아이들은 하나만 고르라는 나의 협박에 간신히 키링을 골랐고 나는 양말 2개를 골랐으니 '그 어미에 자식'은 아니고 자식보다 더한 어미일지도...
















저녁 식사



 우리 식구 5명과 고모와 고모부가 함께 움직이다 보니 우리는 어르신들에게 익숙한 한식당을 자주 가게 되었다. 주문하기도 편하고 메뉴에 대한 불만이 나올 확률도 낮다. 물론 여기가 한국인지 캐나다인지 구분이 안 가고 여행 가서 그 나라 음식을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내가 정해온 레스토랑 리스트는 꺼내볼 수도 없다는 크나큰 단점이 있다. 다행인 것은 처음 캐나다에서 먹었던 중국집은 정말 별로였는데 이제는 캐나다에서 먹는 중국집과 한국 중국집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모든 음식이 다 맛있고 역시나 양도 많다 


  









저녁 식사 후는 그렇게 1호가 기다리던 리치먼드에 레고 스토어에 갔다. 




노란 앞치마를 입은 점원들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어떤 레고를 좋아하는지 물어보고 새로 나온 시리즈나 잘 나가는 것 등 여러 가지를 추천해 준다. 약간 과장된 설명을 덧붙여서 해주는데 뭘 고를지 망설이던 2호는 여기서도 캐나다인은 수다쟁이라는 설을 입증했다. 반면 1호는 너무나 갖고 싶은 레고가 명확해서 금액대만 정해주면 바로 고를 수 있어서 점원의 설명은 필요하지도 않았다. 


 


캐나다 방문 기념으로 고모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합심해서 선물로 상한선 250불 안의 레고를 사준다고 하자, 1호는 본인이 생각하고 있던 모델 중 하나를 바로 골랐다. 2호는 금액 안에서 딱 맞는 레고가 없다며 2가지를 고심 끝에 골랐다. 애들은 며칠간 보았던 캐나다는 별로였는지 지금이 가장 캐나다 와서 즐거운 순간이라고 한다. 나는 정말 어이가 없을 뿐이다. 



















리치먼드 몰에 캐나다의 전설적인 아이스하키 선수 '팀 홀튼'이 만든 캐나다 국민 카페 'Tim Hortons'가 있다. 사실 팀 홀튼은 어딜 가나 있다. 커피부터 시작해서 도넛, 머핀, 쿠키, 페이스트리, 샌드위치, 랩, 베이글, 수프까지 없는 게 없는 카페이다. 더위사냥맛 슬러시 같은 아이스 캡과 도넛을 샀다. 아이들은 입맛이 변했는지 그렇게 극찬하던 49th parallel 도넛보다 팀 홀튼의 도넛이 더 맛있다고 했다. 오늘 하루 2번의 도넛을 먹은 나는 더 이상 도넛은 먹고 싶지 않았다. 









4일 차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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