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시선 5
폭풍처럼 몰아치는 데이터 속에서
종일 길을 잃다 찾다 잃고
해방의 시각에 발자국은 다시
이름 없는 무리 속에 묻혀 가
움츠렸던 내 손바닥 세상에는
또 지워야 할 글자들이 한 움큼
이것들 지우고 지우고 지우느라
한참은 엄지가 또 숨이 차
아침을 지우고 낮을 지우고
지우던 저녁마저 지우고 나면
나는 널 그제야 안는 거야
선명하고 침착한 내 고운 밤아
내일이란 큰 말이 흠뻑
승리에 취해 비틀대는 동안에도
장담해 작고 고단한 너를
끝내 이기지는 못한다니까
Seine
데이터 일은, 그만두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