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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ine 세인 Mar 19. 2024

당부

옥상시선 12


어떤 날은 새벽부터 눈꺼풀을 출발한 슬픔이 입가 목구멍 양어깨를 거쳐 손가락끝과 발꿈치까지 이어져 현관 앞에서 겨우 집안으로 들여놓은 택배 상자를 가를 힘조차 없고 원한다면 다시 누울 수 있을 침대까지도 그저 저 앞에서 무겁고 있다.

괜찮아 이거 이길 거야.

마음에서 우그러져 나온 말이 다시 마음으로 돌아가며 눈꺼풀에 입가 목구멍 양어깨 손가락끝과 발꿈치에 당부한다.

그러니까 하던 거 해 신경 쓰지 말라고.

빛을 씌우고 힘주어 잡아당기고 단백질을 삼키고 기타를 안아 잡고 책장을 넘기고 땅을 밟으라고.



Se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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