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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클레어 Feb 03. 2018

#365 1년간의 챌린지 후기

After 12 Month Life Detox Challenge (후기)

2017년 2월 1일 시작했던 365일간의 인생 디톡스 챌린지를 어제부로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달마다 약속을 지킨 날짜 수는 달랐지만 그래도 몸이 아주 아플 때는 제외하고는, 스스로 정한 3일이라는 버퍼 기간을 넘지 않고 성공적으로 첫 도전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인생 디톡스가 나에게 준 변화와, 어떻게 하면 이런 습관 형성을 성공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생각해 본 후기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처음엔 나도 나 자신을 의심했다.


나는 딱히 의지력이 특출난 사람은 아니었다. 그래도 회사일은 책임감 때문인지 뭐라도 꾸준히 할 수 있었는데, 나 자신을 위한 일들은 오히려 지속하기가 힘들었다. 덕분에 나는 굉장히 여러 방면에서 전형적인 작심삼일 패턴을 이어갔다.


7년 전부터 블로그를 운영하고 싶었지만 매번 블로그만 꾸미다 3일만에 끝났던 나,

운동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수영이든 헬스든 뭐 하나씩 끊어놓고 한 달 이상을 못 가던 나,

오랜 자취생활로 식단 좀 바꿔야 한다고 생각만 했지 현실적으로는 술과 자극적인 음식 속에 살고 있던 나,

출퇴근길, 자기 전 시간마다 핸드폰과 SNS에 빠져 짜투리 시간을 낭비하던 나,

무엇보다 진짜로 내가 행복한지 돌아볼 시간도 없이 열정과 걱정으로만 매일을 거쳐오던 나

...


왜였을까?


예전엔 참 특이하게도 "그래 운동해야지, 이제 매일 헬스 갈거야", "영어공부도 해야지 얼마나 중요한데", "그래 나 글도 쓰고 싶고 블로그도 하고 싶어" 이렇게 말은 하면서도 정말정말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이번에도 결국은 안 하게 될거야' 라고 생각해왔던 것 같다.


신뢰라는 게 특히 그렇다. 부서지기는 쉬운데 쌓기는 또 어려운, 시간과 공을 들여야만 다시 쌓을 수 있는 것. 어느새 나 자신과 지키지 못한 약속들이 쌓이고 쌓여서 스스로에 대한 신뢰조차도 많이 무너져있었나보다. 



가장 큰 결실: 스스로에 대한 믿음


오늘만 해보자, 한 달만 해보자, 이번 1년만 이렇게 살아보자! 

눈 딱 감고 해왔던 작은 실천들이 쌓이고 쌓여서 드디어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켰다.

사실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 뭐가 좋았을까? 


당연히 매달의 챌린지가 나에게 가져다 주는 건강과 배움, 행복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이번 챌린지의 가장 큰 결실이라 하면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을 다시 쌓아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뭔가를 해보자라고 생각이 들면, 이걸 도전으로 만들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생각해보게 되고, 훨씬 현실적으로 할 수 있을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그리고 왠만한 경우, 내가 그 일에 우선순위를 두냐 두지 않느냐의 문제지 하지 못하는 일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덕분에 올 한해도 내가 해야 하는 중요한 일들에 대한 목표를 세우고, 나를 더 나아지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도전들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어떻게 목표를 이룰까


챌린지를 함께 진행한 사람은 어림잡아 약 10명 정도가 되지만(중간 참여 포함), 

최종적으로는 나와, 처음 인생 디톡스를 함께 시작한 케빈만이 성공적으로 챌린지를 마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이라고 딱히 개인적으로 엄청난 의지력을 갖고 있던 사람들은 아니었다.

습관 형성 성공의 답이 특별히 뛰어난 의지력이 아니라면,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이번 경험과 고민을 통해, 더 나은 도전을 위해 필요한 네 가지를 정리해보았다.



1. 최소한의 목표를 세워라 (Minimum Goal)


약속한 바를 지키려면, 거꾸로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하면 된다!


습관 형성이 익숙하지 않으면 미래의 자신을 과대평가해서 목표를 세우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시간이 1시간 이상 소요되는 뭔가를 하루도 안 빠지고 매일 하기란 쉽지 않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과 함께 뭘 해야 한다거나, 어디가 열렸을 때 가야한다거나 하는 등 외부 환경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목표도 꾸준히 지키기 어렵다. 


따라서 ① 외부 환경의 영향 없이 언제라도 스스로 할 수 있는 ② 15분~30분 노력이 들어가는 수준의 

구체적인 행동목표를 세우고 작은 일이라도 목표한 기간만큼 먼저 달성해보기를 권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Minimum Goal 이 매우 중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올 한해는 1년간 동시에 3개의 도전(명상/운동/영어책읽기)을 하는만큼, 적어도 매일 각각 5분씩은 하자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웠다. 



2. 파트너를 찾아라 (or 진행상황을 계속 공개해라)


이번 도전의 성공에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파트너였다고 생각한다.


케빈과 나는 이번 도전을 처음 하기로 한 사람들인만큼 절대 실패하지 않도록 하루가 끝나기 전 서로에게 오늘 분량의 도전을 마쳤는지를 공유했고, 만약 다른 사람이 늦게까지 해당 활동을 하지 않으면 반드시 끝내고 자라고 확인 연락을 했다. 이 때 가장 중요한것은 서로가 이런 연락을 귀찮아하지 않기로 충분하고 분명하게 합의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각자 목표를 이루겠다는 것에 대해 진지해야 하며, 그 목표를 위해서라면 매일 보고하고 잔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이 서로 명확해야, 서로 부담 없이 파트너의 역할을 다할 수 있다. 


SNS를 통한 진행상황 공개도 지속적인 동기부여에 큰 역할을 했다. 맨 처음 목표를 세운 후 브런치 뿐만 아니라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목표를 공개했으며, 진행상황이나 결과도 매달 1~2회씩 꾸준히 공유했다. 누군가에게는 유별나보였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더 나은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어쩌면 내가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순간이 아닐까?



3.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목표로 둬라.


진짜로 지킬 마음이 있는 약속을 하자.

목표로 세운 것들은 적어도 그 기간동안 그 어떤 활동보다 우선순위로 둘 각오를 하라는 뜻이다. 


어쩌면 이 얘기가 의지력 얘기와는 또 반대되는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그냥 이런 것도 해보면 좋겠는데? 라는 생각으로 괜한 목표를 세우기보다 정말로 내 인생에서 내가 중요하다고 여기고 한번쯤은 우선순위로 두고 싶은, 진지한 목표들을 두라는 것이다.


내가 이걸 목표로 세우긴 했는데, 정작 해보니까 너무 쉽게 다른 일들에 우선순위가 다 밀릴 정도라면 애초에 목표를 잘못 세운 건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친구들이 좀 비웃는다고 해서 바로 그만둘 정도면 나에게 그 정도로 중요한 목표가 아닐지 모른다. 실제로 중요한 목표를 세우고, 그 과정에 진지하게 임하자. 



4. 안 지켰을 때 포기하지 말고 다시 하기 


"일주일 연속으로 지켰는데 하루 못 지키니까 힘빠져서 못하겠어"

"나는 삼일만에 못 지켰는데 어떻게 일년간을 지키겠어"

이런 생각들은 무조건 핑계라고 프레이밍하고 개의치 말고 다시 시작하자.


우리는 인간이다. 최대한 목표를 지키려고 하되, 가끔 지키지 않을수도 있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대신 그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 시점이 언제이든 바로 다시 시작하자. 지레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하다보면 어느새 내가 낸 구멍을 다시 메울 수 있다.


인생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믿는 것은 방향성이다.

이는 비단 습관 형성이 아니라도 삶의 장기 목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중도에 실패하느냐 실패하지 않느냐는 생각만큼 중요하지 않다.

사람은 끊임없이 넘어지고 구멍에 빠지면서 올바른 길을 찾아간다.

내가 올바른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만 있다면, 그 길에서 아무리 많이 넘어진다고 해도

다시 일어서고, 다시 일어서서 결국에는 그 방향으로 조금씩 더 나아가고 있을 것이다.



인생 디톡스: Better Self 를 향해


인생 디톡스는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 자신만을 비교해 발전하려는 시도이며

외부의 인정에 기대지 않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내 스스로를 더 사랑하게 되는 도전이다.


물론 2018년의 인생 디톡스도 이미 시작했지만, 어쩌면 이런 도전은 평생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어제의 나 보다 발전하는 나, 그리고 그걸 위해 기꺼이 노력하는 나의 모습이, 내가 추구해야 할 최선의 삶의 모습이 아닐까? 


이제는 더 이상 지레 포기하지 말고, 작고 현실적인 목표부터 세워 스스로에게 작은 믿음을 선물해보자 :)



2017년 각 챌린지에 대한 자세한 후기는 아래에서 볼 수 있다.


Month 1 - Blog Challenge: 매일 일기쓰기 

Month 2 - Cold Shower Challenge: 찬물샤워+영어책소리내어읽기

Month 3 - Run Challenge: 매일 30분씩 조깅하기

Month 4 - Squats Challenge: 매일 스쿼트 100회

Month 5 - No Alcohol Challenge: 술/야식 끊기

Month 6 - Vegetarian Diet Challenge: 고기/밀가루 끊기

Month 7 - Reading Challenge: 매일 30분씩 책읽기

Month 8 - Learning Challenge: 매일 30분씩 새로운 것 공부하기

Month 9 - Meditation Challenge: 매일 30분씩 명상 or 기도

Month 10 - No Social Media Challenge: TV/개인SNS 끊기

Month 11 - Dance Challenge: 매일 30분씩 춤추기

Month 12 - Thank You Note Challenge: 매일 감사편지 쓰기


2018년의 Life Detox Challenge 목표는 아래에서 볼 수 있다 (현재 진행중)

https://brunch.co.kr/@seoyoungcl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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