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잡은 은유의 기쁨
Emotions 06. 사랑 amor
사랑 (amor)이란
외부의 원인에 대한 생각을 수반하는 기쁨이다.
<에티카> 스피노자
<사랑> 자신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힘.
기쁨이라는 감정과 사랑이라는 감정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는, 사랑에는 외부 원인이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사랑이라는 감정은 특정한 외부 대상을 전제로 하는 기쁨인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해 볼까. 누군가를 만나 과거보다 더 완전한 인간이 되었다는 기쁨을 느낄 때, 우리는 그와 사랑에 빠진 것이다.
<강신주의 감정수업> p76
� 드라마
멜로가 체질
사랑의 이해
� 도서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알랭드보통
<검은 튤립> 알렉상드르 뒤마
<푸른 꽃> 노발리스
� 음악 & 뮤직비디오
사랑의 인사 Salute d'amour_엘가 Elgar (사라 장 Sarah Chang 연주)
밤편지_아이유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_장범준 (멜로가 체질 OST)
Seven_정국 (feat. Latto)
손을 마주 잡고_Big Naughty(서동현) (사랑의 이해 OST)
사랑의 인사 Salute d'amour_엘가 Elgar (사라 장 Sarah Chang 연주)
'사랑'이라는 말은 담백할수록 좋다. 그 사랑이 너무 달콤하기만 하다면 오래 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너무 진한 단맛은 느끼하니까. 진정 사랑의 상대를 찾았다면, 사랑의 마음은 아낌없이 주되, 표현은 담백하게 해보자. 처음엔 연인을 위한 이벤트나 달콤한 표현들이 필요하겠지만, 중독된 달콤함은 상대를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다. 보여주기 위한 사랑도, 확인 받으려는 사랑도 모두 진정한 사랑은 아닐 뿐더러 서로를 지치게 할지도 모른다.
갑자기 내가 클로이를 사랑한다기보다는 마시멜로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마시멜로가 어쨌기에 그것이 나의 클로이에 대한 감정과 갑자기 일치하게 되었는지 나는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말은 너무 남용되어 닳고 닳아버린 사랑이라는 말과는 달리, 나의 마음 상태의 본질을 정확하게 포착하는 것 같았다. 더 불가해한 일이지만, 내가 클로이의 손을 잡고 그녀에게 아주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고, 나는 너를 마시멜로한다고 말하자, 그녀는 내 말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그것이 자기가 평생 들어 본 말 중 가장 달콤한 말이라고 이해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알랭 드 보통
'나는 너를 마시멜로 한다'는 신박한 표현은 결국은 사랑한다는 말이다. 사랑하는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는 그들만의 언어와 행동이 일상 속에 스며있다. '사랑은 은유'되었을 때, 더 아름답게 빛난다. '은밀'이 아니라 '은유' 말이다.
'사랑해'라는 표현은 '사랑'이라는 커다란 범주를 모두 품지 못한다. 진정 사랑하는 사이에는 침묵 속에서도 암묵적으로 편안한 무언가가 있으니까. 사랑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 소중한 사람을 지켜주는 것. 있는 그대로 아껴주는 것. 티내지 않아도 절로 티나는 것이다.
아이유의 곡 '밤편지'에서도 사랑한다는 말 대신 창 가까이 반딧불이를 보낸다. 깊은 밤, 사랑하는 이를 위해 눈부시지 않을 만큼, 그러면서도 지켜주고 싶은 반짝임, 반딧불이를 떠올린 마음이 사랑스럽다.
[Verse1]
이 밤 그날의 반딧불을
당신의 창 가까이 보낼게요
음 사랑한다는 말이에요
나 우리의 첫 입맞춤을 떠올려
그럼 언제든 눈을 감고
음 가장 먼 곳으로 가요
[Chorus1]
난 파도가 머물던
모래 위에 적힌 글씨처럼
그대가 멀리 사라져 버릴 것 같아
늘 그리워 그리워
여기 내 마음속에
모든 말을 다 꺼내어 줄 순 없지만
사랑한다는 말이에요
[Bridge]
어떻게 나에게
그대란 행운이 온 걸까
지금 우리 함께 있다면 아
얼마나 좋을까요
[Chorus2]
난 파도가 머물던
모래 위에 적힌 글씨처럼
그대가 멀리 사라져 버릴 것 같아
또 그리워 더 그리워
나의 일기장 안에
모든 말을 다 꺼내어 줄 순 없지만
사랑한다는 말
[Outro]
이 밤 그날의 반딧불을 당신의
창 가까이 띄울게요
음 좋은 꿈이길 바라요
사랑, 그것은 지상의 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빛나며 전혀 다른 향기를 흩뿌리는 하늘의 꽃이었다.
<검은 튤립> 알렉상드르 뒤마
알렉상드르 뒤마의 <검은 튤립>은 17세기 네덜란드의 황금기, 튤립 구근으로 투기를 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내용은 낭만적이다. 물론 뒤마는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대중적으로 로맨틱한 스토리를 채택했지만 말이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은 제목보다 내용이 무척 애틋하고 좋다. 장범준의 곡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을 느꼈던거야'가 바로 이 드라마의 OST다. 싱어송라이터 장범준의 곡은 흔히 있을 법한 소재를 담백하지만, 맛깔나게 표현한다. 이번에는 향수 대신 은은한 샴푸향이 느껴지는 것 같다.
그럼 사귀는 게 뭘까요?
음... 마음을 나누고, 그 마음을 다른 사람과 동시에 나누지 않고, 그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그 의무를 상대에게 요구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권리도 가지게 되고
이럴 땐 단순하게 말하는 게 멋있을 수 있어요.
세상에서 제일 좋은 거요.
드라마 <멜로가 체질> 대사 중에서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_장범준 (멜로가 체질 OST)
[Verse 1]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
스쳐지나간건가 뒤돌아 보지만
그냥 사람들만 보이는 거야
다와가는 집근처에서
괜히 핸드폰만 만지는 거야
한번 연락해 볼까 용기내 보지만
그냥 내 마음만 아쉬운 거야
[Chorus]
걷다가 보면 항상 이렇게 너를
바라만 보던 너를
기다린다고 말할까
지금 집앞에 계속 이렇게 너를
아쉬워 하다 너를 연락했다 할까
[Verse 2]
지나치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만 보이는 거야
스쳐 지나간건가 뒤돌아보지만
그냥 내 마음만 바빠진거야
[Chorus] 반복
[Bridge]
어떤 계절이 너를
우연히라도 너를 마주치게 할까
난 이대로 아쉬워하다
너를 바라만 보던 너를
기다리면서 아무말 못하고 그리워만 할까
[Chorus 3]
걷다가 보면 항상 이렇게 너를
바라만 보던 너를
생각한다고 말할까
지금 집앞에 기다리고
때론 지나치고 다시 기다리는
꽃이 피는 거리에 보고파라 이 밤에
[Chorus] 반복
푸른 꽃 주위에는 온갖 색깔들의 꽃이 많이 피어 있었다. 달콤한 향기가 주위에 진동했다. 그의 눈엔 푸른 꽃밖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한참 동안 이루 말할 수 없이 사랑스러운 눈길로 푸른 꽃을 응시했다.
<푸른 꽃> 노발리스 p15
도발적인 사랑꾼, BTS의 정국은 'Seven'이라는 솔로곡을 내면서 세계를 사랑의 매운맛으로 사로잡아버렸다. 뮤직비디오는 무너지는 듯한 여성(한소희)의 마음 속에서 두 사람의 위태로운 상황을 보여주지만, 끊임없는 남성(정국)의 구애로 둘이 손을 잡는 것으로 끝난다. 정국의 익살스러운 표정 연기가 사랑스럽다. Clean 버전과 Explicit 버전 두 가지로 나왔는데, 매운 맛의 정도만 다를 뿐 어쨌거나 일주일 내내 너를 사랑해주겠다는 내용이다. 매우 치명적이다. 하지만 그 밑바탕은 유혹이 아닌, 힘들어 보이는 상대의 일상을 행복하게 해주려는 마음이라 더없이 훈훈하다.
Weight of the world on your shoulders
I kiss your waist and ease your mind
I must be favored to know ya
I take my hands and trace your lines
It’s the way that we can ride
It’s the way that we can ride
Think I met you in another life
So break me off another time
You wrap around me
and you give me life
And that’s why night after night
I’ll be lovin’ you right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Friday Saturday Sunday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Friday
Seven days a week
Every hour every minute every second
You know night after night
I’ll be lovin’ you right
Seven days a week
You love when I jump right in
All of me I’m offering
Show you what devotion is
Deeper than the ocean is
Wind it back I’ll take it slow
Leave you with that afterglow
Show you what devotion is
Deeper than the ocean is
It’s the way that we can ride
It’s the way that we can ride
Think I met you in another life
So break me off another time
You wrap around me
and you give me life
And that’s why night after night
I’ll be lovin’ you right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Friday Saturday Sunday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Friday
Seven days a week
Every hour every minute every second
You know night after night
I’ll be lovin’ you right
Seven days a week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Friday Saturday Sunday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Friday
Seven days a week
Every hour every minute every second
You know night after night
I’ll be lovin’ you right
Seven days a week
Tightly take control
Tightly take his soul
Take your phone
and put it in the camera roll
Leave them clothes at the door
What you waiting for,
better come and hit ya goals
He jump in it both feet
Going to the sun-up,
we ain’t getting no sleep
Seven days a week,
seven different sheets, seven different angles
I can be your fantasy
Open up say ahhh
Come here baby
let me swallow your pride
What you on I can match your vibe
Hit me up and I’mma Cha Cha Slide
You make Mondays feel like weekends
I make him never think about cheatin’
Got you skipping work and meetings,
let’s sleep in
Seven days a week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Friday Saturday Sunday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Friday
Seven days a week
Every hour every minute every second
You know night after night
I’ll be lovin’ you right
Seven days a week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Friday Saturday Sunday
Monday Tuesday Wednesday
Thursday Friday
Seven days a week
Every hour every minute every second
You know night after night
I’ll be lovin’ you right
Seven days a week
우리가 사랑이라 생각하는 감정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우선 철학적으로는 5가지 사랑의 형태로 '아가페, 필리스, 스톨게, 에로스, 플라토닉 러브'가 있다. 표출되는 방식은 집착이나, 욕망, 질투, 증오 같은 그림자 형태를 띠기도 하고, 포용, 기대, 희망, 환희 같은 빛으로 발산되기도 한다.
물론 사랑이 늘 행복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모든 러브스토리가 아름다운 것도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과 동행하면서 함께 성장하고 성숙해 나갈 때 아름답다고 느낀다. 진실한 사랑과 함께라면 그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고, 그 어떤 행복과 불행도 기꺼이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손을 마주 잡고_Big Naughty(서동현) (사랑의 이해 OST)
[Verse1]
Baby tell me why I feel this way
내 마음에
스리슬쩍 눈이 맞으면
깊은 우주 속에 빠져버린 듯해
함께 걷고 싶은 걸 You know why
아득해져 가 머릿속은
웃음만 나오는 걸
[Pre-Chorus]
너 아닌 누군가로
나의 하루를 모두 채울 순 없어
오직 너만 이런 내 마음 깊숙이
이 밤을 같이
그리고 그 너머까지
너와 이 길을 거닐고 싶어
[Chorus]
우리 가볍게 손을 마주 잡고
Would you take a step with me?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이
떠오를 때면
잠시 눈을 마주 보며
Getting closer to your heart
주체할 수 없는 나의 마음까지
모두 네게 줄 거야
[Verse 2]
Baby tell me why I feel this way
내 마음에
모른 척 내게 다가와 마음을 휘젓는 데
넋이 나갈 것만 같아 You know why
몇 번이고 떠올려봐도
웃음만 나오는 걸
[Pre-Chorus] 반복
[Chorus] 반복
[Bridge]
너와 나 둘이서
내게 기대면 돼 I'll hold you tight
언제까지 내 맘에
홀로 담아둘 순 없는걸
또 바보처럼 멍하니
기다릴 수 없는 내 맘을
너도 알고 있는 걸 알아
[Chorus] 반복
[Post-Chorus 3]
마주 잡은 두 손에
모든 게 아름다운 걸
우리 함께하는 모든 순간들
행복만이 가득할 거야
예쁘고 아름답게 사랑하는 커플을 보면, 그 마음이 전이 되어서 덩달아 행복해진다.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들도, 오랜 세월을 함께 한 노년의 부부도 누구든 마주 잡은 두 손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드라마 제목처럼 '사랑의 이해'가 필요할까 싶다. 아름다운 사랑은 어디서든 좋은 향기가 나니까. 푸른꽃처럼 눈에 띄니까. 표현하지 않아도 느껴지니까.
예쁜 사랑을 나누는 체질로 마시멜로 하세요! :)
스피노자의 48가지 감정 카테고리
(감정의 포스팅 순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땅의 속삭임
1. 비루함(낙담) 2.자긍심 3. 경탄 4. 경쟁심 5. 야심 6. 사랑
7. 대담함 8. 탐욕 9. 반감 10. 박애 11. 연민 12. 회한
� 물의 노래
13. 당황 14. 경멸 15. 잔혹함 16. 욕망 17. 동경 18. 멸시
19. 절망 20. 음주욕 21. 과대평가 22. 호의 23. 환희 24. 영광
� 불꽃처럼
25. 감사 26. 겸손 27. 분노 28. 질투 29. 적의 30. 조롱
31. 욕정 32. 탐식 33. 두려움 34. 동정 35. 공손 36. 미움
� 바람의 흔적
37. 후회 38. 끌림 39. 치욕 40. 겁 41. 확신 42. 희망
43. 오만 44. 소심함 45. 쾌감 46. 슬픔 47. 수치심 48. 복수심
48가지 감정은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바탕으로 한 <강신주의 감정수업>의 목차를 따랐으며,
감정에 관한 포스팅은 도서 내용과 별개로 헤아리다가 선정한 음악과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 이전 포스팅
� 땅의 속삭임
Emotions 01.비루함, 낙담(adjectio) 자존감을 회복할 때
Emotions 02. 자긍심 acquiescentia in se ipso '당당히 할 수 있다'는 단단한 믿음
Emotions 03. 경탄 admiratio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Emotions 04. 경쟁심 aemulatio '권투 말고 건투를 빌며'
Emotions 05. 야심 ambitio 야생의 생명력으로 야심차게
✅ 지난 포스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