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공간 Sep 12. 2019

버거킹 아니고 버거의킹이 옵니다!

제주도에 내 식당 창업하기Ep.14









“왜 햄버거야?” 제주도에서 창업을 한다고 할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질문인데, 여기에 질문이 하나 더 추가됐다. 아니 두 개인가? “왜 세화야?” 혹은 “세화에서 왜 햄버거야?”





2011년 쉑쉑버거(센트럴파크)


그러게 왜 햄버거를 하고 싶은 걸까? 웃으면서 얼버무렸지만 사실 큰 꿈을 말하기가 부끄럽기도 했다. 여전히 부끄럽지만 이 자리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다. 다음에 또 누가 물어보면 이 글을 보여줘야지. 하하


햄버거는 패스트푸드로 이미지가 굳혀졌지만 사실 하나하나 따져보면 손이 정말 많이 가는 식품이다. 빵과 야채, 고기가 모두 사용되고 그 하나하나가 맛있어야 진짜 맛있는 햄버거를 만날 수 있다. 이 종합예술같은 요리가 패스트푸드로만 인식되고 있는 건 너무 슬픈 일이다. 맥도날드 드라이브에 차가 줄지어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안타까웠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모든 것은 캐나다에서 시작되었다. 아니 뉴욕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에 캐나다에서 만난 친구들과 떠난 뉴욕 여행에서 있었던 일이다. 말로만 듣던 센트럴 파크는 너무나도 여유로웠다. 야외에서 사람들이 식사를 즐기며 여유를 나누는 모습은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경험이었다. 하필 그렇게 좋았던 날 공원에 있는 작은 식당이 햄버거를 팔았다. 햄버거가 좋았는지 그 날의 분위기가 좋았는지 정확히 구분할 수는 없지만 좋았다, 그 날의 햄버거가.


햄버거 집을 할 운명이었나보다. 그 다음으로 쉑쉑버거를 가게 된 걸 보면. 쉑쉑버거가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기 전의 일이다. 미디엄 레어로 구워진 패티를 보면서 덜익은 줄 알고 더 구워달라고 할 뻔 했던 그 순간, 영어가 부담돼서 그냥 먹은 건 다행한 일이었다. 햄버거가 이렇게 맛있는 줄 처음 알게 해주었으니까.






햄버거는 상황에 따라 방향이 달라진다. 정크 푸드가 되기도 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하면 수제버거가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소비자는 정크푸드로 인식하고 있다. 이 인식을 제주 식재료를 이용한 버거로 다시 만들어 내고 싶다.


다행히도 그 이후 한국에서 수제버거 열풍이 불면서 질 좋은 버거집이 많이 생겼다. 이렇게 맛있는 버거집이 많아질 줄 알았다면 난 다른 식당을 열었을까? 몇 번을 생각해봤지만 결론은 ‘아니오’. 이 좋은 맛을 더 많은 사람들이 느낀다면 더 없이 좋을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정말 맛있는 햄버거를 경험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거기에 하나 더 더한다면 빵과 야채, 고기가 어우러지는 햄버거처럼 내 공간도 음식과 문화가 모두 어우러지길 희망한다. 밥먹으러 오는 식당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림과 시, 음악 등이 어울러져 나만의 공간의 새로운 문화, 새로운 식당의 형태를 만들어 찾는 이들에게 문화전도사 역할을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은 모두 히말라야 때문이다! 히말라야에서 레몬차를 한 잔 하며 맞이하는 아침의 여유가 너무 좋았다. 여행이 주는 설렘, 묘한 긴장감을 녹여주는 레몬차! 앞으로 내가 식당을 하게 된다면 사람들이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던 시작이 아닌가 싶다.






햄버거와 함께 머무는 공간, 그래서 내 가게의 이름은 ‘버거스테이’다.


맛있는 햄버거를 먹고 일어나 새로운 곳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옆 테이블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도 나누는 공간. 식당 내부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을 감상하며 마음의 따뜻함을 느끼는 공간.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고 머무는 동안 행복함이 전해지는 공간. 마치 제주도와 같은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 일회용품을 쓰지 않고 제주식재료를 사용하는 건강한 공간이 되고 싶다. 아직은 내 음식이 어떻게 완성될지 나 역시 궁금하다. 어떤 모습이 됐든 제주 한 구석에서 열심히 조리하고 있을 미래의 나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여러분! 9월 20일 세화에서, 버거스테이의 첫 걸음을 시작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제주도에 내 식당 창업하기


프롤로그

그동안 내 인생에 이렇게 열정적인 순간이 있었던가?

1부 목차

ep. 1화 서울! 서울! 서울?

ep. 2화 캐나다는 인생을 도전이라고 했다

 ep. 3화 길이 하나라면 길을 잃어버릴 일은 없을 것이다

ep. 4화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시작하면 되니까

ep. 5화 길을 떠나면 길이 된다

2부 목차

ep.1화 시작하려면 시작하라

ep. 2화 성공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거야?

ep. 3화 시도를 공부하는 즐거움

ep. 4화 일단 해보자

ep. 5화 꿈을 이루는 꿈을 꾸는 꿈을 그리다

3부 목차

ep. 1화 이상을 찾아 일상을 떠나다

ep. 2화 공간일지: 20190423-20190630

ep. 3화 세화가 선택한 여정

ep. 4 화 버거테이에서 만나요<현재글>


작가의 이전글 운명을 찾기 위한 여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