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육아 부부관계, 버티기. 채우기.
선을 넘는 사람들에게 뱉어주고 싶은 속마음 -도서명
직장 생활을 시작한 이후 나는 줄곧 화가 나 있었다. 어렵사리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도 하루 종일 내게 있었던 일들을 곱씹으며 화를 식히지 못한 채로 잠이 들었다. 주변사람들에게 내 힘듦을 털어놓아도 ‘회사 생활이 다 그렇지’‘네 성격이 별나서 그래. 너 좀 예민하잖아’‘누구는 회사 생활이 좋아서하냐? 힘든게 단연한거지’(중략)괜찮은 척하면 정말로 다 괜찮아 질 거라 밎으며 나조차도 내 감정을 무시하기세만 급급했다.-5
챕터1 돌아서면 기분 묘해지는 상태
챕터2 반복되는 무례함에 ‘예민함 안테나’가 세워지는 상태
챕터3 하다하다 일상과 태도까지 관리당해 어지러운 상태
챕터4 이러려고 열심히 자소서 쓰고 면접 봤나 싶은 상태
챕터5 분노보다 무기력 우울감이 밀려오는 상태
>곱씹을수록 기분 더러운데, 당시에는 내 기분이 왜 구린지 설명할 수 없었다.
(중략) 분명 불편한 말들이었는데 불편하다는 표현조차 때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각할수록 억울했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나와 상사들 사이에는 높디 높은 마음의 벽이 생겼다. 왠지 대화를 하면 할수록 무방비 상태에서 공격당하는 느낌이었다. 아픈줄도 모르고 하루종일 정신없이 뛰어다니다가 뒤늦게 집으로 돌아와 몸에서 푸른색 멍 자국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아픈 자국이 있기는 한데 막상 또 어떻게 아픈 줄은 모르겠는데 이상한 기분이었다. 이분들은 내가 무심코 던진 말에 이렇게나 멍들어 있었다는 걸 알긴 했을까. - 64
>아, 기분 더러운데 이걸 말해, 말아?
매번 아슬아슬한 경계선 위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속으로 외쳤다. (중략) 하나하나 열변을 토하며 가르쳐줘야 말귀를 알아들을까 말까한 이 무식한 사람들이 하루종일 나와 함께 일하는 팀원이라니. 정말 절망적이기 그지 없었다. 차라리 원펀치를 강하게 맞았으면 아프다고 소리라도 쳤을 텐데, 소심하고 작은 잽을 여러변 맞다보니 뒤늦게 아프다고 호소하기도 참 애매한 상황이 됐다. 왠지 이곳에서는 매번 문제를 걸고 넘어지는 내가 낯선 외계인 같은 존재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내 마음속 경고 선을 위태롭게 넘나드는 이분들은 직급이라는 방패를 과신하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중략) 왠지 이분들은 이렇게 하나하나 설명해줘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은 답답한 마음이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밀려오는 갑갑함에 어느새 나는 또 옥상으로 기어 올라가고 있었다. -118p
>공황장애 앓는 부장님.
우리 팀 이 부장님은 회사생활이 많이 힘드신지 지병을 달고 사셨다. 책상 위에도 가방 안에도 항상 약봉지가 가득했다. 공황장애까지 있어서 매주 화요일 정신병원에 출석하셨다. 대형 종합병원에 가까운 분이시라 하는 짓이 밉다가도 자연스레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키는 분이셨다. 이 공황장애의 원인은 실장님이라고 했다.(중략)아랫사람이 일을 세대로 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계속 질문을하는 거야. 간단한 질문에서 세부적인 질문으로 계속해서 파고드는 거지. 어느정도 선에서 대답을 못하기 시작하는지 보면 대충 알 수 있어, 제대로 미팅하고 돌아왔다면 상대방이 하는 말을 다 파악하고 있어야 하잖아.“ 나는 실장님이 사람눈을 쳐다보지 않고 대충 말하는 걸 본적이 없다. 가끔 내게 날아오는 질문이 많아지는 날이면 신입사원인 나조차도 숨이 꽉 막히기 시작한다 그런 실장님이 날 보며‘넌 내과야’라고 말하는데 진심으로 강력히 부정하고 싶었다.
-아니요, 실장님. 저는 꼼꼼함과는 거리가 멀어요. 기본적으로 저는 다른사람한테 별로 관심이 없거든요. 질문 많이 하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고요. 가끔은 열심히 노력해서 얻는 것보다 대충 했는데 얻어걸리는 게 더 기분이 좋기도 해요. 만약 실장님 같은 성격이 임원의 자질이라면, 저는 애초에 다시 태어나야 가능한 일인 것 같아요. 실장님처럼 살려면 24시간 실수 없이 긴장하고 살아야 한다는 건데 그게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인가요? 감정이 있긴 하신거죠?
답장이 바로 나오고 바로 대답해야하는 실시간 소통은 좀 버거워. 할말은 글로 풀고 소통은 sns정도?
웹툰 <어쿠스틱라이프> 난다작가의 멘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