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는 어려서부터 인간들과 함께 지냈다. 인간들이 어떻게 느끼고 행동하는지를 강아지만큼 진지하게 관찰해 온 동물은 없기 때문에 인간 심리학 분야에서 만큼은 독보적인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강아지는 일찍이 "파블로프의 개" 1) 실험을 거꾸로 구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강아지는 집 앞에 손님이 올 때마다 현관으로 달려가 짖다가 한 번은 손님이 오지 않을 때 재미로 짖어보았는데, 이때 주인이 현관으로 달려 나가는 것을 보고 인간에게 특정 행동을 학습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강아지와 주식 투자
강아지가 가장 최근에 관심을 가지게 된 분야는 투자이다. 강아지는 주인이 주식투자를 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관찰하며 인간이 투자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 매우 '비합리적'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2) 3)
흰 기린은 강아지가 투자의 전문가라고 믿고, 강아지에게 동물들을 공부시키는데 쓸 대규모의 비자금을 맡긴다. 하지만 기린조차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다. 강아지는 투자자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데, 하나에 꽂히면 충성하는 기질 때문에 분산투자가 안된다는 점이다. 이것은 강아지가 인간과 관계를 맺는 모습을 떠올리면 자명하다.
강아지가 정말로 원하는 것
투자는 수단일 뿐, 강아지의 진짜 관심사는 새로운 주인을 찾는 것이다. 인간들에게 대체로 반감이 있는 다른 팀원들 앞에서는 내색을 못하지만, 강아지는 사람들과 가족이 되었던 어렸을 적 경험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 돈을 많이 벌게 되면 정원이 있는 집과 멋진 소파 그리고 두 아이가 있는 화목한 반려 가족을 장만한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1) 이 실험에서 파블로프는 개에게 종소리를 들려주는 동시에 밥을 주다가, 나중에는 개가 밥 없이 종소리만 들어도 침을 흘린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인간들한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때 파블로프의 개가 말했다고 한다. "두고 보자."
2) 강아지가 파악한 주인의 비합리적인 행동은 확증편향 (사람들이 자신이 이미 믿는 것을 뒷받침해 주는 정보에 더 관심을 갖는 것), 손실회피 (이익과 손실이 동일해도 손실을 더 회피하려는 경향)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심리학자 다니엘 카네만이 '인간은 비합리적'이라는 연구로 노벨경제학상을 탔을 때 강아지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뭐야. 나는 진작에 알았는데."
3) '랜덤 워크'라는 것은 마치 술 취한 사람이 다니듯 주가를 예측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반면 비합리적이라도 패턴이 있다면 시장을 예측할 수 있다. 예측이 안된다면 돈을 버는 것을 운에 맡겨야 하고, 예측이 된다면 강아지는 지속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