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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한 새벽빛 Oct 02. 2016

도를 아십니까

마음수련 명상일기 - 사이비(似而非)

그림 -김주희 작가
[국어사전] 도 (道 : 길 도)
1.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2.  종교적으로 깊이 깨친 이치. 또는 그런 경지.
3.  무술이나 기예 따위를 행하는 방법.


[노래] 도를 아십니까 - 990원

https://www.youtube.com/watch?v=0sm8lY6o7Jg

이거 안 돼 저거 안 돼 정말 이건 뭐야
돈 없어 빽 없어 엄마 날 버렸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을 때
나를 불러 세우는 이 한 마디
운도 없는 내게 복이 많을 거라며
어떤 이가 말해
도를 아십니까? 도를 아십니까?
도를 아십니까? 도를 아십니까?

돈 내야 해 좀 이상해 돈 없으면 어때
돈 없어 정말 없어 원하는 게 뭐야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을 때
나를 불러 세우는 그 한 마디
돈도 없는 내게 돈이 많을 거라며
돈을 달라 말해
도를 아십니까? 도를 아십니까?
도를 아십니까? 도를 아십니까?

- 간주 -

도가 있는 건 중요하지 않아
밟고 올라설 사람을 찾을 뿐
우릴 이렇게 만든 세상아
너야 말로 진정 (도를 아느냐!!!)
도를 아십니까? 도를 아십니까?
도를 아십니까? 도를 아십니까?
도를 아십니까? 도를 아십니까?
도를 아십니까? 도를 아십니까?


발매 했다더니 진짜 찾으니 나오네. 곡 설명에 보니 친구가 우연히 지하철역을 지나다 행인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붙잡혀서 도를 아십니까라는 말로 설득을 당하는 상황을 지루한 일상생활과 맞물려서 풀어낸 노래라고 한다. 990원님, 앞으로도 계속 활동해주길~


마음수련원에서 알게 된 이 친구가 전에 자기가 마음수련 3과정을 마치고 만든 노래라고 "없는 거였어"라는 자작곡을 부르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노래가 너무 좋고 인상적이어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만났을 때 다른 노래는 없냐고 하니까 이건 마음수련 명상을 하기 전에 만들었던 노래라고 가르쳐줘서 들어봤다.


나의 장황한 글과 어울리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볍게 읽혔으면 해서 노래를 먼저 소개했다. 당신은 도를 아십니까? (ㅋㅋ) 아, 오해하지 않길. 그냥 나를 돌아보는 명상일기이다.




내가 처음으로 마음수련 명상을 알게 되어서 마음수련 교원연수를 가보겠다고 했을 때 누군가 나를 걱정하면서 말했었다. 너무 빠지지 마라, 사이비 조심해라 등등. 그렇잖아도 의심이나 두려움이 많은 나는 도대체 왜 그런 말을 할까 궁금한 마음에 인터넷을 뒤져 봤지만 딱히 내가 시작해 보기도 전에 마음수련을 조심해야 하는 까닭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가서 직접 확인해보자 싶어서 가 봤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사이비(似 : 같은 사, 而 : 어조사 이, 非 : 아닐 비)
(풀이) 겉보기는 그럴싸하나 실제는 전혀 딴판인 것을 말한다. 주로 인간에 대해서 적용하는 말이다.
(유래) 전국 시대에 ‘작은 성인’으로 명성이 자자하던 맹자에게 만장(萬章)이란 제자가 물었다. “마을 사람들 모두 ‘저 사람은 훌륭하다’고 칭찬한다면 그는 어디를 가더라도 훌륭한 사람으로 칭찬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공자(孔子)께서는 그를 가리켜 ‘덕(德)을 해치는 도둑’이라고 하셨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맹자가 대답했다. “그를 비난하려고 해도 특별히 꼬집어 비난할 게 없고 공격하려고 해도 공격할 특별한 구실이 없으나, 그런 사람은 더러운 세속에 아첨하고 합류하느니라. 또 집에 있을 때는 충성심과 신의가 있는 척하고, 밖에 나가 행동할 때는 청렴결백한 척하지. 그래서 사람들이 다 좋아하고 그 자신도 자기 처신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그와 더불어 어찌 ‘요순(堯舜)의 도(道)’에 들어갈 수 있겠느냐. 그렇기 때문에 공자께서는 덕을 해치는 도둑이라고 혹평하신 것이다.” 그래도 만장이 별로 납득하는 것 같지 않자, 맹자는 말을 이었다. “공자께서는 또 이런 말씀을 하셨느니라. ‘나는 ‘사이비’한 것[似而非者(사이비자)]을 미워한다. 말 잘하는 것을 미워함은 정의를 어지럽힐까 봐 걱정스러워서, 말 많은 것을 미워함은 신의를 어지럽힐까 봐 걱정스러워서, 정(鄭)나라 음악을 미워함은 아악(雅樂)을 어지럽힐까 봐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아울러 ‘향원(鄕原)’을 미워함은 그가 덕을 어지럽힐까봐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라고 말이다. 무슨 뜻인지 이해하겠느냐?” 여기서 말하는 향원이란 고을 안에서 점잖다고 평가되는 인물이다. 머리에 든 학문도 없으면서 있는 척, 어질고 점잖은 척 위장술에 능하여 외견상으로는 훌륭한 사람으로 보여 사회적 영향력도 제법이지만, 이들은 자기 결점을 감추는 데 서투른 순진한 일반 백성들보다 훨씬 위험한 존재임을 공자는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사이비라는 말은 참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낱말인데 그 말 뜻이 뭔지 찾아본 적은 없었다. 공자가 한 말에서 유래되었구나.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사람에게 있어 진짜 훌륭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전혀 다른 '짝퉁'이 바로 '사이비'인 셈이다. 어쩌면 그것이 너무 똑같아 보여서 판단이 어렵기에 조해야 하는 것은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진짜'가 무엇인지는 알아야 '사이비'를 제대로 알 수 있겠지?


그렇다면 진짜란 뭘까?


가짜는 진짜로 보이기 위한 설명이나 증명이 많이 필요할지 모르지만 진짜는 그냥 진다. 사람들이 그토록 찾기를 바라는 진정한 자기 자신, 진정한 삶의 의미가 분명히 있기는 할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왜 사는가,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의 답과 같은? '도'라는 낱말에 함축된 바인 사람들이 추구하는 답, 옳은 것, 바른 것, 참, 진리, 진짜가 원래는 다 같은 말이 아닐까?


진짜인 세상은 원래 그대로 있는데 사람인 나만, 진짜 세상을 똑같이 사진 찍어 겹쳐 놓은 나만의 마음 속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진짜를 보지 못한다. 있지만 없고, 없지만 있는 것을 나는 찾고 있었다. '바른 것'에 대한 강박이랄까? 나는 '바름의 틀'이 강하고 시비 분별이 심했다. 이것은 맞고 저것은 틀렸다고 나만의 틀로 세상을 판단했던 것이다. 마음수련 명상으로 나를 돌아보니, 나만의 세상에서 혼자 가장 잘나 있는 사람이 바로 나였다.


세상에서 가장 잘난 나


나를 돌아보니 나는 무엇이든지 '바르게' 하려고 했고, 그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누가 뭐래도 내가 옳다고 믿고 있었다. 게다가 나는 내가 힘들고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겉모습만 보고 누군가 나더러 온실 속에서 곱게 자란 화초 같다고 한 적이 있다. 나쁜 의미가 아니라고 했지만 기분이 좋지 않았었다. 그런데 정말 온실을 나와 본 적 없는 화초와 다를 것이 없었다. 그 온실마저도 지옥 같았다는 게 함정이지만.


상처가 나면 살짝만 건드려도 엄청 아프다. 글 <숨은 가시 찾기>에서는 손에 박힌 가시를 비유했었다. 있는 줄도 모르지만 건드렸을 때 소스라치게 놀라게 되는 아픔을 느끼는 것. 나는 가시 투성이여서 살짝만 건드려도 너무 아팠고, 그것으로 다른 사람까지 찌르고 마니까, 모든 것을 피해서 숨게 되었다. 그러나 숨는 것이 오히려 상대를 더 아프게 찌르는 것이기도 했다. 그런 내 상태가 너무 싫었다.


문제는 높디 높은 자존심이었다. 같은 일을 겪어도 더 크게 상처를 받은 것 또한 내 자존심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저렇게 살았었다는 것도 돌아보고 버리면 그만인데 "내가 왜 그랬을까?"하며 지난 시절의 내 모습과 행동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도 다 자존심 때문이었다. 얼마나 잘난 인간이고 싶었던 것인지, 얼마나 잘난 인간이라고 착각했던 것인지. 그 잘남 때문에 나는 괴로웠다.


너만 힘든 거 아니야


또 아팠다. 글을 통해서도 이미 많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예전처럼 진짜 죽을 것 같거나 죽고 싶지는 않고 그냥 "아프구나.." 알아차리는 정도라서 괴롭긴 하지만 괜찮다. 지난 달 내내 마음 상태도 온전치 못했던 나는 불안에 휩싸여 아무것도 못하는 내가 두려워서 휴식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예나 지금이나 나는 어떻게든 상황을 개선하고 살 궁리밖에 안 한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두려움이 많아서 아무것도 못하는 내게 사람들은 그럴수록 숨지 말고 부딪혀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생을 더 해봐야 한다고. 고통이 더해지면 무뎌진다고. 그러나 내게는 더해질 고통도 없었다. 모든 순간이 살얼음판처럼 긴장되고 불안했던 내게 무엇을 더 견디라는 것인지. 나를 위한다며 건네는 말이 되려 서운했다. 가장 원망스러운 것은 그들 말대로 하지 못하는 약해 빠진 나 자신이었다.


절실한 것은 나인데 자기가 조언하는 방법대로 안 한다고 안타까워 하는 것이 싫었다. 그러나 나는 왜 그들처럼 하지 못할까, 하면서 나 자신을 원망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타고난 것이 다르기 때문에 해결도 다른 사람과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할 수 있는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서 꾸준히 건강을 챙기려고 한다. 내가 살기 위해서 이겨야 할 것은 오직 나 자신밖에 없다.


보이지 않아서 모른다.


다른 사람들은 왜 내 마음을 몰라줄까? 나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알아준 적 없으면서 원망만 잔뜩 했었다. 그러나 이유는 간단하다. 당연히, 다른 사람들에게는 내 마음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모르는 것이다. 오히려 사람들은 외적인 것을 보며 나를 부러워할 때도 있었다. 심지어 마음수련 명상을 하고 나서 내 얼굴이 전에 비해 엄청 밝아져서 사람들이 내가 아파도 아픈 줄 모르게 되기도 했다. 스스로도 신기할 만큼 편안해 보이는 얼굴이라 아프다고 말 안하면 정말 모르겠다 싶긴 하다. (ㅠㅠ)


다른 사람의 마음이 내 눈에는 보이지 않고 내 마음이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나에게는 너무나 생생하기 때문에 사람은 자기가 있는 마음세상이 진짜인 줄 알고 살다. 각자 자기가 마음에서 아는 만큼만 말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해서 서운할 필요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나 역시 아는 척만 했지, 나만 생각하느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알아준 적도 없다.


내 머릿속에서 상대에 대해서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모조리 다 내 생각일 뿐이다. 실제 세상의 상대방을 보고 있는 줄 알지만, 자기 중심적으로 사진 찍고 그것으로 겹쳐서 보고 있기 때문에 미운 사람 고운 사람이 있는 것이었다. 모두가 예쁘고, 아름답고, 세상의 모든 것은 원래 바른데, 이것은 바르고 저것은 바르지 않다는 기준을 내가 만들고 사람들을 나누고 판단하고 있었다. 정말 하나도 바른 것이 없는 가짜 세상 속이었다.


내 마음이 사이비였다.


마음수련 명상을 통해서 내 마음을 돌아보니까, 내가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살 수 없게 하는 내 마음이 바로 진짜 같은 가짜임이 확실했다. 원래부터 그냥 있었던 진짜 세상을 자기가 찍고 싶은 대로 찍는 고장난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는 그 진짜 같은 가짜 세상에 들어가서 주인공으로 살고 있는 나. 착한 척, 바른 척하면서 나만의 기준으로 맞고 틀리다, 옳다 그르다 나누고 있는 내가 바로 사이비였다.


사이비의 가장 큰 특징은 자기가 진짜인 척 한다는 것이다. 나는 내 고통이 실제라고 믿으며 괴로워 했다. 그러나 나의 고통은 실체가 없다. 내가 아무리 힘들다고 징징거려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내 힘듦이 보이지 않는다. 지나간 과거 속에 내가 고통스러웠던 어떤 사연도,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오직 나만이 실체가 있다고 믿는 허상의 사진들 속에서 나만이 괴롭다 하고 있는 것이었다. 참 웃기다. 그래도 그 덕분에 나만 힘든 것도 아니고 잘난 사람, 못난 사람도 없이 모두가 다 똑같다는 것도 실감했다.


더 웃긴 것은 마음수련 명상을 하고 난 후였다. 나는 마음빼기를 하면서 엄청 행복해져서 낮은 과정 때부터 자랑(?)을 하고 다녔다. 다 버린 것도 아닌데 혼자 버린 척, 아는 척을 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마음수련 명상을 이용해서 "내가 잘났다, 내가 옳다"라고 드러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마저도 착각이었다. 마음수련은 자기가 가장 잘못된 존재임을 알고 그 가짜를 다 버리는 과정일 뿐이다. 가장 잘못된 존재인 나를 다 용서하는 과정이기에, 진심으로 세상 모두를 품을 수 있는 마음이 되는 것이다.


진짜인 척은 이제 그만.




가르침

나는 도를 모른다
그런데 사람이 찾아온다
가르친 바 없지만
사람들 배운다 한다
원래는 도가 없고
진리도 없는 것이지
있는 것은 있고
없는 것은 없는 것이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하나이고 분별 없음이지

-우명, 시집 <마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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