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hgooni Sep 24. 2019

민감과 성장

한 걸음 한 걸음

우리는 수련회 또는 일상의 예배를 통해 말씀과 찬양에 은혜를 받으면서 전보다 나아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왠지 나의 그릇도 커진 것 같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깊어지고 포용력도 커진 것 같다.


그러나 어느 순간 우리를 힘들게 하는 일이 다가오면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른 사람들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 내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나보다 남을 위해 살겠다고 했지만 내 유익만을 위해 살아간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원래의 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뭔가 잘하고 있는 것 같았고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원래 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는 나 자신에 실망하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그럴 수 있다.  


내가 힘들면 나를 지키기 위해 내가 먼저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남을 생각하기보다는 나 자신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나 자신을 먼저 생각하다 보니 누군가 나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 같을 때 나도 모르게 공격적으로 반응한다.   


하나님과 가까워졌다고 생각했고 믿음이 커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너무 쉽게 무너지는 나를 보니 왠지 허무하다.  


'나란 놈은 원래 안 되는 놈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정말 나란 놈은 안 되는 걸까?'  


누군가에게 화를 내며 짜증 내는 모습, 나 자신만 생각하며 하나님이 원하시지 않는 것들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볼 때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그런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 당신은 이미 마음이 많이 어려웠을 것이다.  


전에는 그런 것들이 죄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언제부턴가 죄라는 것을 알게 되고 전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후회했을 것이다.  


하나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둔감한 것을 넘어 전혀 거리낌이 없었겠지만 지금은 하나님을 만나고 은혜를 받았기 때문에 전보다 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전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나의 잘못을 깨닫게 된다.


어두웠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빛에 의해 드러난다.   


빛에 의해 상처와 연약함이 드러나고 그 상처와 연약함이 드러나면 치유받고 건강해질 수 있다.   


어두웠던 내 삶이 밝아지고 나의 믿음이 성장할 수 있다.   


믿음이 성장하면서 전에는 죄인지조차 몰랐던 것들을 죄로 느끼고 다시 민감하게 반응 할 수 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은혜받았다고 우리의 삶이 한 번에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이다.


하나님을 믿고 은혜받았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넘어지고 쓰러질 수 있다.


하나님을 만나기 이전에는 우리가 쓰러졌는지조차 몰랐지만 하나님을 만난 지금은 우리가 자주 넘어지는 것을 깨닫고 있다.  


전에는 넘어진 상태로 세상을 살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넘어진 채로 살고 싶지 않다.   


넘어진 것을 깨달았다면 일어나면 된다.  


다시 하나님을 붙잡고 일어나면 된다.


다시 일어나서 꾸준히 한걸음 한걸음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고 해야 하는 일이다.


하나님께로 더욱 더 가까이 간다는 것, 그것은 우리가 더이상 넘어지거나 쓰러지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넘어지고 쓰러졌을 때 더욱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면 전보다 덜 넘어지고 덜 쓰러질 수 있다.  


쓰러지더라도 나의 연약함을 깨닫고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면서 일어날 수 있다.


우리는 그렇게 한걸음 한 걸음씩 하나님께로 나아갈 수 있다.  


우리의 믿음은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성장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려놓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