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를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사람에겐 조상 대대로부터 내려온 기복신앙이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물론, 신적인 존재에게 바라는 것을 기도하고 염원하는 것은 비단 한국사람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
더 잘 되기 위해, 더 건강해지기 위해, 더 잘살기 위해,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해,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관계가 회복되기 위해, 바라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 누군가에게 빈다.
그 누군가는 달이나 나무 같은 자연일 수도 있고 무당과 같이 신과 연결되었다고 믿는 사람일 수도 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일 수도 있다.
나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그 누군가에게 나의 간절한 바람을 전달함으로써 원하는 것을 이루길 바란다.
누군가에게 빌었던 그 내용이 바람대로 이루어진다면, 기도를 들어준 자연이나 무당 또는 그 신이 영검하다고 말하고, 그 내용이 바람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기도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더 이상 그것들을 의지하지 않기도 한다.
그런 문화에서 살아온 민족이다 보니 이런 문화는 교회 안에도 동일하게 남아있다.
흔히 믿음이 좋다고 하는 사람들이 강단에서 간증을 하는 경우에도, 힘들었지만 하나님을 만나서 기도하고 일이 잘 풀렸다거나 돈이 없었는데 부자가 되었다거나 하나님을 믿고 기도를 많이 해서 성공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또 어떤 사람들은 오랫동안 결혼을 하지 못하고 노총각 노처녀로 지내다가 원하는 배우자의 모든 조건을 기록하여 그대로 기도했더니 그런 배우자를 주셨다고 하기도 한다.
이런 사례를 얘기하면서 배우자 기도를 할 때에는 세세하게 구체적으로 원하는 것을 적어서 기도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한편으로는 부모님들이 자녀를 위해서 열심히 기도해서 좋은 대학교에 입학했다고 자랑하거나 좋은 직장에 들어갔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렇게 하나님께 기도하면 모든 것이 잘 풀린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잘 되지 않는 사람들은 기도를 잘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을 믿고 열심히 기도해도 여전히 힘들고 여전히 아프고 여전히 상황이 나아지지 않기도 한다.
똑같이 열심히 기도했을 때 누구의 기도는 들어주고, 누구의 기도는 들어주지 않는 것일까?
성경에는 하나님을 믿으면 건강해지고, 하나님을 믿으면 돈을 많이 벌고, 하나님을 믿으면 성공한다는 말이 나와있지 않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서 하나님께서 복을 주신 이야기들은 많이 있지만, 하나님을 믿으면 반드시 잘된다고(여기서 말하는 잘된다는 것은 흔히 말하는 돈을 많이 벌고 성공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 말하진 않는다.
하나님께 무언가를 구하고 달라고 하는 기도가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성경에도 하나님이 더 좋은 것으로 주실 것이라고 말씀하면서 구하라고 하신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더 좋은 것은 무엇이며, 우리는 하나님께 어떤 것을 구해야 할까에 대한 것이다.
다시 말해 크리스천에게 기도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 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보고 싶다.
기도하면 무엇이 바뀔까?
기도하면 돈이 많이 벌리거나, 아픈 것이 낫거나, 상황이 나아지기도 하지만, 계속 기도해도 계속 돈이 없거나, 계속 아프거나, 상황이 더 악화되기도 한다.
기도하면 현실 상황이 바뀌는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아무리 기도해도 상황이 전혀 바뀌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렇듯 기도를 해도 상황이 바뀌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계속 믿고 의지하며 기도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기도하면 상황이 바뀌지 않을지라도, 그 상황에 처한 우리들의 마음이 바뀐다.
나 혼자만 안 되는 것 같고, 나 혼자만 바보 같고, 나 혼자만 불쌍하고, 다 남의 탓 때문인 것 같고, 문제는 계속 해결이 안 되고,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
문제 투성이다.
하지만, 기도를 하면,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고, 나의 마음에 평안이 찾아온다.
불평의 마음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과 감사의 마음으로 바뀐다.
평안과 감사의 마음으로 바뀌면 상황도 조금씩 바뀌어질 수 있다.
하나님께서 더 좋은 것을 주신다는 것이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어떤 상황에 처한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은 그것을 이길 힘을 주신다.
이것이 말로는 쉬운 것 같고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결코 쉬운 일도 별것 아닌 것도 아니다.
이것이 기도의 힘이 아닐까?
주님이 주시는 평안, 그 평안을 누리기 위해서 우리는 기도해야 한다.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기 위해 기도해야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하나님을 찾아도 변하는 것이 없으니 허공에 말하는 것 같을 때도 있다.
아무런 응답도 없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만 같다.
허공에 말하는 것을 하나님은 듣고 계신다.
하나님은 모든 것에 응답하신다.
그 응답이 내가 바라는 응답이 아닐 수도 있지만, 내가 바라는 응답보다 더 좋은 응답을 내려주신다.
상황을 바꿔 달라고 기도하기보다는 어떤 상황에 처해지더라도 그 문제와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마음과 믿음을 달라고 기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당장의 상황은 변하지 않더라도 기도를 하면 모든 게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