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hgooni Sep 21. 2019

내려놓음

어떤 것을 내려놓고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

살다 보면 너무나 힘들어서 다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의욕도 없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포기하려고 하는데 누군가 나에게 포기하지 말고 내려놓으라고 말한다.  


이게 무슨 말장난인가?  


포기와 내려놓는 것 둘 다 같은 것 아닌가? 


포기와 내려놓음, 그 차이는 무엇일까? 


그동안 많이 놀기만 한 학생이 내일 시험을 앞두고 


'어차피 지금부터 해도 성적이 안 나올 거야….'


라는 생각으로 게임을 하거나 잠을 자는 경우, 우리는 시험을 포기했다고 말한다.  


공부를 좀 더 하고 내가 노력하면 조금이라도 성적이 오를 수 있는데 몸이 피곤해서, 남은 시간에 아무리 공부해도 점수가 아주 조금밖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 정도 성적 오르느니 차라리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


라는 생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포기인 것이다.  



그러나 같은 상황에서 비록 몸이 피곤하고 힘들지만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한 후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하나님의 뜻에 맡기는 것은 내려놓음이라 할 수 있다.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까?',


'떨어지면 어떡하지?' 


등을 생각하면서 불안해하거나 초초해하지 않고 


'나의 할 것을 다 했으니 하나님 뜻대로 해 주시옵소서'


라고 기도하며 그 문제를 더 이상 붙들지 않고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 내려놓음인 것이다.  


내가 열심히 해볼 수 있는 것이 있음에도 하지 않는 것이 포기이고 내가 아무리 해보려고 발버둥 쳐도 할 수 없는 것을 더 이상 붙들지 않는 것이 내려놓음이다.  


포기한 결과에 대해서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포기가 쉬운 것만은 아니지만, 포기를 결심한 이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내려놓음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 해야 할 뿐만 아니라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 손에서 떠나지 않는 것들을 더 이상 붙들지 않고 놓아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려놓는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세상을 살다 보면 건강, 성공, 돈, 인간관계 등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더 많이 얻기 위해서 발버둥 치며, 내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힘쓴다. 


우리가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더 많이 가질 수 있을까? 


열심히 노력하기만 하면 모든 근심과 걱정이 다 해결될 수 있을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무언가 열심히 하면 해결될 것처럼 생각되지만 원하는 것을 가지려고 발버둥 치고 있는 것뿐이다.  


원하는 것을 가지려고 발버둥 치지만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근심과 걱정은 더욱 쌓여만 간다.  


내가 아무리 근심하고 걱정해도 달라지는 것이 없기 때문에 붙들고 있으면 더 힘들고 마음만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뭔가를 더 하면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또 우리는 내려놓지 못하고 끝까지 붙들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은 우리가 내려놓아야 할 대상이다. 


되지도 않는 것들을 위해 발버둥 치기보다는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할 수 있어야 한다.  


내려놓음이 내가 들고 있는 것들을 바닥에 버리는 것처럼 생각될 수 있지만 바닥에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내려놓는 것이다.  


하나님께 내려놓으면 하나님께서는 더 좋은 것으로 채워주신다.  


물론 세상의 걱정, 돈과 권력, 성공 등을 하나님께 내려놓는다고 걱정이 바로 해결되거나 더 많은 돈과 권력, 성공이 우리에게 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순간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 우리는 잘 모르지만 우리에게 지금 상황에서 꼭 필요한 것으로 채워주신다.


내가 원하는 것을 붙들고 내려놓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예비해 놓으신 선물을 우리에게 주실 수 없다.  

근심, 걱정을 하나님께 내려놓고 주님이 인도하실 것을 믿으며 포기하지 않고 기도해야 한다.



우리는


문제를 내려놓고 하나님을 붙들어야 하지만 하나님을 내려놓고 문제를 붙들고 있다.  


걱정과 근심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기를 포기한다.  



문제는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지만 기도는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걱정과 근심은 내려놓되 기도는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것이 하나님의 자녀 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어떤 것을 내려놓고 무엇을 포기하지 않을 것인가? 


무엇을 붙들고 어떤 것을 포기할 것인가?


매거진의 이전글 거룩한 부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