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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일할 것인가 008: 일의 리듬
우리는 모두 목표를 향해 전력 질주합니다. 특히 연초에, 새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뭔가를 증명해야 할 때 더욱 그렇죠. 하지만 일은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에요. 마라톤도 아닙니다. 오히려 복싱에 가까워요. 첫 라운드부터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으면 3라운드쯤 가서는 다리가 풀려버리죠. 결국 번아웃이라는 카운터펀치 한 방에 링 밖으로 나가떨어집니다.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달리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오래 달릴 것인가'예요. 그리고 그 답은 나만의 리듬을 찾는 데 있습니다. 리듬은 속도가 아니에요. 지속가능성의 기술이죠.
리듬을 만들려면 먼저 내 에너지 패턴을 알아야 합니다. 언제 가장 집중이 잘 되는지, 언제 지치는지, 뭐가 나를 방해하는지. 이걸 파악하는 가장 좋은 도구가 바로 틈새 저널이에요. 거창할 필요 없습니다. 그저 하루에 두세 번, 잠깐 멈춰서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거예요.
"지금 내 에너지 레벨은 몇 점이지?" "오늘 가장 몰입했던 시간은 언제였지?" "뭐가 나를 가장 지치게 했나?" 이런 질문들에 솔직하게 답하다 보면, 1~2주만 지나도 패턴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 나는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가 황금 시간이구나. 점심 직후는 정말 집중이 안 되는구나. 회의가 연달아 있으면 오후가 다 날아가는구나. 이런 발견들이 쌓이면, 이제 일을 재배치할 수 있어요. 가장 중요하고 창의적인 일은 황금 시간에, 단순 반복 작업은 에너지가 떨어지는 시간에 배치하는 거죠. Why→How에서 정한 그 동사적 목표들? 당연히 최고의 시간대에 배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개인의 리듬만으로는 부족해요. 우리는 대부분 팀으로 일하니까요. 내가 아무리 오전형 인간이라고 해도, 팀이 오후에 회의를 잡으면 맞춰야 하죠. 그래서 팀 전체의 리듬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데일리 싱크가 좋은 시작점이에요. 매일 아침 10분, 15분만 투자해서 서로의 템포를 맞추는 거죠. "어제 뭐 했고, 오늘 뭐 할 건데, 뭐가 막히고 있어." 이 세 가지만 빠르게 공유해도 팀의 호흡이 맞춰집니다. 중요한 건 이게 보고가 아니라는 거예요. 서로의 리듬을 확인하고 조율하는 시간입니다.
주간 회고도 필요해요. "이번 주 우리 팀의 템포는 어땠을까?" 성과만 보지 말고, 에너지 레벨도 봐야 합니다. 다들 지쳐 보인다면 다음 주는 템포를 조금 늦춰야겠죠. 반대로 너무 느슨했다면 조금 더 타이트하게 가야 하고요.
가장 중요한 건 '스프린트와 회복의 주기'를 의도적으로 만드는 거예요. 2주 동안 집중해서 달리고, 그다음 1~2일은 의도적으로 템포를 낮추는 거죠. 이 회복 기간이 그냥 쉬는 시간은 아니에요. 재충전하면서 동시에 탐색하는 시간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모으고, 작은 실험을 해보고, 다음 스프린트를 준비하는 거죠.
많은 팀이 이걸 못해요. 계속 달리기만 하죠. 그러다 어느 순간 팀 전체가 번아웃됩니다. 복싱 선수가 라운드 사이 1분을 어떻게 쓰느냐가 승부를 가르듯, 우리도 회복 기간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장기적인 성과를 결정합니다.
리듬을 만든다고 해서 느려지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언제 달려야 할지, 언제 쉬어야 할지 아니까요. 무작정 달리다가 지쳐 쓰러지는 것보다, 자신의 템포를 지키며 꾸준히 가는 게 결국 더 멀리 갑니다.
틈새 저널에 에너지 레벨을 기록해보세요. 팀과 함께 리듬을 맞춰보세요. 스프린트와 회복을 의도적으로 설계해보세요. 처음엔 어색할 거예요. "이렇게 쉬어도 되나?" 싶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곧 알게 될 겁니다. 리듬이 있는 일이 얼마나 지속가능한지를요.
링 위의 복싱 선수처럼, 스텝을 밟으며 호흡을 조절하세요. 그래야 마지막 라운드까지 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일의 리듬은 이제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번아웃 없이 목표에 도달하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 될 거예요. 빠르게 가는 것보다 멀리 가는 것, 그게 진짜 프로의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