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판 수업 들으러 상암동에 가니 수강생 한 분이 11월 11일 빼빼로 데이라고 빼빼로를 돌렸다. 깜짝 놀랐다. 빼빼로에 스트레이 키즈가! 스키즈가 빼빼로 광고를 한다는 걸 몰랐기 때문에 실로 심쿵했다. 오늘 아침 <형태의 탄생>과 함께 우주가 사랑으로 차올랐는데 이렇게 또 현실이 내 마음을 비춰준다. 나의 사랑이 세계로 흘러나와 ‘형태’를 이루자 새로운 형태가 ‘형태의 탄생’을 축하한다.
현실의 본질은 거울이다. 그런데 그 거울은 ‘본체’를 비춘다. 물건 거울이 외관을 비춘다면 현실 거울은 내면을 그대로 비춘다. 실로 적나라하다. 그리고 경이롭다. 리얼리티의 본질이 거울이라는 말은 현실이란 것이 ‘바깥에 있는 무엇’이 아니라는 얘기다. 따라서 ‘형태’는 비물질적 물질, 물질화된 비물질이다. 그 물질과 비물질의 운동을 일으키는 힘이 사랑이다.
십 대 소녀처럼 빼빼로 속 아이돌에 이토록 감격하는 것도 순수 사랑 때문이다. 요즘 내가 만든 AI 음악에 심취해 있느라 스트레이 키즈가 내 귀에서 사라졌는데 이렇게 또 ‘저절로’ 나타나 나를 감동시킨다. 사라짐은 재등장을 위한 것. 분리는 결합을 위한 것. <형태의 탄생> 책에 나는 썼다. 사랑은 자기를 보기 위해 둘로 갈라지고 자기를 알기 위해 멀리 분리된다.
눈앞에서 사라져도 사랑은 불변한다. 영화 <봄날은 간다>의 유명한 대사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가 떠오른다. 그렇다.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 변하는 건 사랑이 아니다. 봄 또한 가지 않는다. 가는 건 봄이 아니다. 그래서 사랑의 형태는 영원불멸이다. 형태의 탄생일을 불멸의 명곡 <CEREMONY>로 기념한다. 또한 스키즈 등장 기념으로, 발행 취소했던 스트레이 키즈 관련 글들을 부활시켰다. 이 또한 재등장, 재결합이다.
우주는 사랑으로 만들어져 있다. 인간은 사랑의 빼빼로다.
<부활한 스트레이 키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