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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경 Feb 11. 2020

양화사 전환

술어 논리 #4

모든 일이 쉽지 않다 = 쉬운 일이 없다   


철학 이야기로 한 번 시작해볼까요? "존재하는 것은 지각된 것이다Esse est percipi"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철학자 조지 버클리George Berkely는 물질적 실체 존재하지 않으며, 인간이 지각하는 대상들은 실 정신 속에만 존재하는 관념이라 주장합니다.

관념주의 인식론으로 유명한 철학자 조지 버클리

이 주장을 술어 논리 체계로 한 번 풀어보려 합니다.

F: -는 물질적이다

버클리의 이 주장을 기호로 나타내면 이렇습니다.


(∀x)~Fx


x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x는 물질적이지 않다"는 말이 참이 된다는 것이죠. 존재하는 모든 게 이 열린 문장을 참으로 만드는 거예요. 일상 언어에 가깝게 다시 쓰자면 "모든 것은 물질적이지 않다" 혹은 "모든 것은 비물질적이다" 정도가 될 겁니다.

그런데 버클리의 주장은 곧 "물질적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이 말은 이렇게 나타낼 수 있죠.


~(∃x)Fx


이 기호는 "x는 물질적이다"는 말을 참으로 만들어주는 x가 존재하지 않음을 나타니다.

이와 같이 위 두 문장이 같은 의미를 갖는다는 걸(=논리적 동치 관계에 있다는 걸) 일반화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옵니다.

(∀x)~Φx ≡ ~(∃x)Φx


 쉬운 건 아니다 = 쉽지 않은 것도 있다


이번에는 "모든 것은 물질적이지 않다"는 버클리의 주장에 물을 좀 탄 약한 주장 생각해보죠.

모든 게 다 물질적인 건 아니다


이 문장은 모든 것이 물질적이라는 의미의 문장 (∀x)Fx를 논리적으로 부정한 것으로서  ~(∀x)Fx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곧 "물질적이지 않은 것도 존재한다"는 말과도 다르지 않으니 (∃x)~Fx라고도 쓸 수 있네요.

이들 두 문장의 의미가 같음을 또다시 일반화하자

~(∀x)Φx ≡ (∃x)~Φx

이런 결론에 이릅니다.



양화사 전환


문장 p와 q가 논리적으로 동치라면(=어떻게 해석되든 같은 진리값을 갖는다면) ~p와 ~q 역시 같은 논리적 동치 관계에 있어야 하겠죠? 그러므


만약

(∀x)~Φx ≡ ~(∃x)Φx
~(∀x)Φx ≡ (∃x)~Φx

위와 같은 관계가 성립한다면

~(∀x)~Φx ≡ (∃x)Φx
(∀x)Φx ≡ ~(∃x)~Φx

이런 관계도 성립해야만 합니다. 이쯤에서 눈치채셨나요?


양화사를 포함한 문장은

① 양화사가 결합한 열린 문장을 부정하고

② 양화사 종류를 바꾼 후

③ 양화사를 결합하고 난 문장을 다시 부정해도

그 진리값이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이 작업을 양화사 전환change of quantifier이라 불러요.


정언 문장에 양화사 전환을 적용해보면


대당사각형에서 나타나듯 A문장과 O문장, 그리고 E문장과 I문장은 서로 모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진리값을 갖는 거죠. 그러니 이들 문장 중 어느 하나의 부정문과 다른 하나는 반대로 같은 진리값을 가질 겁니다


가령 A문장과 O문장의 부정문은 논리적으로 동치겠죠.

(∀x)(Fx→Gx) ≡ ~(∃x)(Fx&~Gx)

이렇게요. 이들 두 문장이 정말로 논리적 동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은 양화사 전환을 통해 보다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양화사 전환을 한 번 해볼까요?

(∀x)(Fx→Gx) ⇔ (∀x)~(Fx&~Gx)

이제 두 문장은 같은 양화사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제 양화사가 결합한 두 열린 문장들이 논리적으로 동치인지를 확인하면 되는 거죠. Fx→Gx는 조건문의 정의상 ~(Fx&~Gx)와 같은 의미를 갖습니다. 애당초 조건문이라는 건 전건이 참이되 후건이 거짓일 수는 없다는 말을 하는 문장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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