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들이 저를 가만히 놔두지 않아요. ㅎㅎ

by 도시락 한방현숙
누나들이 저를 괴롭혀요. ㅎㅎ

누나들이 저를 많이 사랑하는 건 당연히 잘 알죠? 그러나 때로는 제가 남자라는 사실, 그리고 이제 2살, 사람 나이로 24살 청년인데 저를 너무 아기 취급을 할 때가 많아요.

오늘은 요즘 유행한다는 머리 리본을 사다가 제 몸 여기저기에 붙여보며 즐거워했어요. 누나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따라 행복해졌지만, 시도 때도 없이 저에게 다가와 ‘사랑한다’며 과잉 애정을 쏟아부을 때는 조금 힘들 때도 있어요.

저를 사랑해서 그러는 거 맞죠?
누나들 덕분에 잘 배운 강아지가 되었어요.

사실 전 참 행복한 견생을 살고 있지요. 어느 집(반려견)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집에서 막내 개아들로 사랑받고, 인정받고, 고품격 강아지 훈육을 받으며 하루하루 즐겁게 살고 있어요.

가족들 모두 행여나 제가 외로울까 봐 세심하게 살펴주고 사랑해 주지요. 제가 용변 실수를 하지 않고, 식사 예절도 잘 지키고, 잠도 잘 자고, 산책할 때 친구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짖지 않고),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사람을 배려하며 예의를 지키는 것은 모두 다 누나들 교육 덕분이지요.

첫째 누나는 저의 모든 개인기를 가르쳤어요. 앉아! 손! 인사! 빵야! 기다려! 까지……. TV에 출연하는 유명한 강아지만큼 제가 똑똑해 보이는 것은 큰누나 덕분이에요. 게다가 한번도 저에게 큰소리를 친 적이 없기에 저의 뒷모습과 엉덩이까지 누나에게 믿고 맡기지요.

둘째 누나는 원래 털 알러지에 심지어 강아지를 무서워하던 사람이었는데, 저를 만나고 완전히 바뀌었지요. 늘 저에게 다가와 ‘꼬리~~’를 외치며 특히 제 ‘꼬리’의 멋짐을 알아주는 누나입니다. 제가 얼마나 귀여운지, 얼마나 사랑스러운 강아지인지 눈빛으로 저에게 확인시켜 주지요. 둘째 누나를 만나면 전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것 같아 정말 기분이 좋아요.

막내 누나는 제 사진 찍기가 취미라 때로는 이렇게 연출도 해 줘야할 때가 있어요.

셋째 누나는 말할 필요도 없어요. 왜냐하면 누나가 저를 입양한 사람이니까요. 누나가 없었다면 오늘의 제가 있었을까요? 전 진짜 소심한 강아지라 쫄보 중의 쫄보인데 저의 힘듦, 외로움, 낯가림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해 주는 누나이지요. 저랑 나이 차이도 별로 없어 늘 저랑 치고받고 장난치고 놀아요. 막내 누나의 눈빛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어요. 저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우리 막내 누나가 참 좋아요. 저에게 짓궂은 장난을 쳐서 제가 외면할 때도 있지만 사실 가장 가깝고 편한 누나예요.

막내 누나가 이렇게 이불을 덮어주었나 봐요.
저 정말 자고 싶은데 누나가 못 자게 해요.

이렇게 누나 많은 집에 행복한 막내 남동생으로 오늘도 잘 살았지요. 밥 주고, 목욕시켜주고, 무엇보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산책을 매일 함께 하는 우리 엄마와, 저를 사랑하는 만큼 간식을 주려고 매번 누나들의 눈치까지 보는 우리 아빠가 있어 든든한 강아지랍니다. 온 가족이 모이는 저녁 시간만 되면 예쁜 혀와 함께 저절로 웃음이 나온답니다.

전 사랑 주고, 사랑받는 행복한 강아지예요.

제가 잠 좀 자려고 할 때도 사랑한다며 비비대니 ‘누나가 괴롭힌다’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려보지만, 이 모든 것이 복에 겨운 소리임을 잘 알지요? 가족들이 저를 만져주고, 뽀뽀해 주고, 안아주는 것이 정말 좋아요. 제가 온 후로 가족들끼리 더 사랑하고, 더 많이 웃는 것 같아 기분이 참 좋아요.

제가 이렇게만 웃어도 가족들은 행복해 합니다.
아침에 나가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집에 오는 가족들의 발자국 소리를 전 매일 듣지요. 현관문이 열리면 보고픈 나의 가족들이 들어오지요. 무표정한 얼굴들이, 때로는 지친 표정들이 저만 보면 금세 풀리는 것을 놓치지 않아요. 그래서 매번 있는 힘을 다해 현관으로 달려가지요. 가족들은 저만 보면 누구든지 웃으니까요. 그리고 어린아이 표정을 지으며 저에게 말을 걸거든요. 전 가족들의 행복한 얼굴을 보는 게 참 좋아요.

이따 늦은 밤에 또 누나들은 어떤 아이템을 사들고 와서 저를 치장하려 할까요? 그래도 다 저를 사랑해서 하는 행동이니 제가 좀 봐주려고요. 왜냐면 전 우리 가족들을 정말 사랑하는 우리 집 최고 귀염둥이니까요.

지난 번 크리스마스 때는 저를 이렇게 만들어 놨어요.
누나! 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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