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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Dec 07. 2021

신뢰에 대하여-믿을 만한 사람 알아보는 법(알랭드보통)

#PSH독서브런치027

사진 = Pixabay


알랭 드 보통은 소설 '우리는 사랑일까'에서 신뢰를 "부재를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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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 때문에 만나는 관계에서 신뢰가 싹트기 힘든 것은 서로 모르는 부분 즉, 메꿔야 할 부재가 많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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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고등학교 때의 친구가 오래간다는 것은 그때 만난 친구가 특별히 신뢰할 만해서가 아니라, 서로에 대해 많이 알기 때문이어서 그런 건가 싶었고요. (그런 측면에서 학연, 지연, 혈연을 따지는 것은 '자기들끼리 다 해 먹으려는 시도'일 수 있지만 '그나마 믿을 구석'을 찾기 위한 나름의 합리적인 방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1. 상업적 세계에는 가혹하고 냉혹한 무언가가 존재한다. ... 그럼에도 내가 그들을 믿는 것은 오로지 평판에 대한 걱정, 거래를 반복하고자 하는 욕구, 그리고 사기와 절도에 대한 법적 제재 때문이다.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애덤 스미스 원저, 러셀 로버츠 지음, 세계사)


2. 교역은 신뢰 없이 존재할 수 없는데, 모르는 사람을 믿기는 매우 어렵다. 오늘날 전 지구적 교역망은 달러, 연방준비은행, 기업의 토템적 상표와 같은 허구의 실체들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부족사회에서 두 낯선 사람이 서로 교역을 하고 싶다면, 공통의 신, 공통의 신화적 조상이나 토템 동물에게 호소함으로써 신뢰를 구축할 것이다.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김영사)


3. 노르딕 가치에는 협력·평등·자율성·책무·유연성·투명성 등이 포함된다. 이 모든 가치의 밑바탕에는 신뢰가 자리 잡고 있다. ...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신뢰는 극도의 개인주의에서 오는 듯하다. 극단적 개인주의에서는 자기 자신이 중요하듯이 타인도 중요하다. 자신처럼 타인을 대하면 존중할 수밖에 없게 되고 맡은 바 책임을 다하게 된다. (산책 예찬, 장은수, 중앙선데이 기사(2017.10.01.))



믿을 만한 사람인지 알아보는 저의 첫 번째 방식은 '일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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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과 발언이 과거의 것과 달라졌는지, 혹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지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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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생활을 하며 느낀 점인데, 관리자분들이 보고서에 있는 데이터의 신뢰성을 일관성 여부로 체크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A부서 보고 자료(혹은 이전 보고 자료)에서는 비용이 X원인데, 왜 이번 자료에는 Y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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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수사에서도 '진술의 일관성'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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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의 발언이 때에 따라 달라진다면 솔직하지 못하고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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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잃을 게 많은 사람인지'의 여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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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현재 주식 투자 원칙은 '코스피 종목, 시가총액 1조 이상,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회사 or 한 문장으로 설명되는 회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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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되었을 때 경제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만한' 회사, 망하지 않을 회사를 고르는 기준이며 이를 인간관계에서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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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를 저버리고 도망갔을 때 그 사람의 신변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되는 사람을 조금 더 신뢰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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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스스로를 존중하는 사람인지'의 여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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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자신을 신뢰할 수 있는 사람만이 타인을 신뢰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전원책의 지식인 비판 - 진실의 적들(전원책, 중앙books)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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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를 저버리고 개인적 이익을 취하고 싶은 상황에서도 신뢰를 지키기로 약속했던 과거 자신의 모습을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유혹을 떨쳐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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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스스로를 존중하는 습관이 타인을 존중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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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로는 '자신의 오류 가능성 인정 여부'이며 이는 #PSH독서브런치024 (겸손의 전략적 의의)의 내용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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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여기까지 입니다. 앞으로 기준을 계속 다듬어 가면서,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또한 두 번째 기준과 관련하여 누군가 저의 신뢰를 저버리더라도 지장이 없을만한 사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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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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