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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 SAW Feb 13. 2019

놀이터까지 재밌는 국립 과천과학관

[Place we see] 놀이터가듯 공원가듯, 국립 과천과학관

[Place we see]에서는 Play Fund가 흥미롭게 (가) 본 공간들을 소개합니다. 미팅, 출장으로 가보았거나 호기심에 이끌려 주말에 슬쩍 찾아갔거나,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고 싶은 다양한 공간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국립 과천과학관의 과학놀이터] 한 줄 미리 보기

아이 혼자든 가족이든 맘껏 오래 놀 수 있는 놀이터


과학관은 다 비슷한 거 아닌가?


<물건뜯어보기체험전>을 보기 위해 국립 과천과학관에 다녀왔습니다. 과학관을 떠올리면 버튼을 눌러가며 원리를 체험하는 전시물로 가득한 전시장이 생각나는데요. 국립 과천과학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하며 대공원역 5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탄성이 나왔습니다. 상상 이상의 거대한 과학관의 모습과 빨리 뛰어들어가고 싶은 마음을 키우는 우주 저너머 매표소, UFO 모양의 편의점까지. 얼른 표를 사서 들어가려는데 반대편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과학관을 향하던 발길이 딴 길로 새기 시작했습니다.  


5번 출구를 나와 마주한 국립 과천과학관의 첫인상
우주인이 매표소를 가르쳐주는 과학관스러운 매표소

국립 과천과학관에서 처음 본 놀이터


아이들이 보이는 곳을 향해 걷다 보니 갑자기 놀이터가 나타났습니다. 평소에 보던 그네, 미끄럼틀, 시소는 없지만 미끄럼틀 타듯 미끄러지고 그네 타듯 하늘과 가까워질 수 있는 놀이시설이 가득했습니다. 잡아당기며 그림자를 만들며 놀거나 용수철의 탄성을 느끼며 뛰노는 시설도 있었습니다. 모래놀이터에는 앉아서 모래를 퍼올릴 수 있는 기구가 있었고 도르래가 달려 있어 무게를 느끼며 모래를 퍼담을 수 있었습니다. 야외에서 자연의 재료를 가지고 놀면서 자연스럽게 과학 원리를 접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 쓴 점이 좋았습니다.


기어올라가 꼭대기에서 미끄러지며 내려올 수 있는 고래 조형물
처음 보는 놀이시설이 가득한 놀이터
모래를 재료로 과학 원리를 만나는 놀이터

넓은 공터와 함께라 더욱 매력적인 놀이터


놀이터를 둘러보다 보니 뛰어놀거나 공놀이 하기 좋은 너른 들판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들판 한가운데 로켓이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조형물이 보였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이 조형물 역시 놀이시설이었습니다. 1, 2층 그물을 타며 오르락내리락 놀 수 있는 시설로 이미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있었습니다. 과학놀이터 옆에 놀이터 면적의 2배에 달하는 과학조각공원이 붙어있어서 공간 전체가 놀이의 장소와 형태를 다양하게 바꿔가며 오랜 시간이어갈 수 있는 좋은 놀이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들판을 뛰어다니며 술래잡기를 하던 친구들이 로켓 조형물의 그물로 이어가 술래잡기를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놀이의 장소와 형태를 바꿔가며, 예를 들어 주변 보도에서 킥보드를 타다가 넓은 잔디밭에서 공놀이도 하다가 싫증 나면 각종 놀이시설을 호핑(Hopping)하며 놀다 보면 하루가 금세 지나갈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놀이터는 원하는 대로 놀이를 바꿔가며 오랜 시간 놀 수 있는 공간이 아닐까요?

 

멀리서 보인 로켓 조형물. 사람들이 조형물을 둘러싸고 있어서 뭘 하는 곳인지 궁금해 다가갔습니다.
가까이 보니 그물 놀이터였습니다.

조각인 듯 놀이시설인 듯 전시물인 듯


놀이터를 둘러보다 보니 조형물 하나하나가 조각 같기도 하고 놀이시설 같기도 하고 과학관 내부에 있을법한 전시물 같기도 했습니다. 가지고 놀다 보면 자연, 빛, 공기와 만나 자연스럽게 과학 원리를 만날 수 있었죠. 햇빛과 프리즘이 만나 만들어내는 무지개를 보며 놀다가, 조형물의 핸들을 힘껏 돌려 물 소용돌이를 만들기도 하고 전화 기둥과 돌 하프를 가지고 놀면서 소리가 어떻게 울리는지 신기해하기도 하고. 과학인 듯 놀이인 듯 놀이터에서 놀 듯이 자연스럽게 과학을 만나니 아이들뿐 아니라 엄마, 아빠도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빛을 투영하면 무지개가 나타나는 신기한 프리즘과 풍경과 만나 기묘한 모습이 보이는 만화경
한쪽에서 말하면 다른 한쪽에서 들을 수 있는 전화 기둥
힘차게 핸들을 돌리면 물 소용돌이가 만들어지는 놀이시설
하얀색 막대로 드르륵 문지르다 보면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돌 하프

아이부터 어른까지, 각자의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놀이터


돌아보는 내내 집 앞에 놀이터와 공원이 결합된, 이런 공간이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음껏 킥보드를 탈 수 있는 넓은 공터에 다양하게 놀이를 바꿔가며 즐길 수 있는 시설들, 어디서든 편히 앉아 쉴 수 있는 넉넉한 의자와 테이블까지. 아이와 둘이 와도, 아이와 친구들을 데리고 와도, 여러 가족이 그룹으로 와도, 누구든지 그리고 언제든지 각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놀기 좋은 인프라가 잘 갖춰진 놀이터였습니다. 누군가는 뛰어놀고 누군가는 공놀이를 하고 누군가는 조용히 책을 읽고 누군가는 수다를 떨 수 있는, 각자의 놀이를 즐기기 좋은 공간이었죠.


돌려가며 다양한 방향에서 앉아 쉴 수 있는 의자.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놀이터 주변 곳곳에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이 넉넉하고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한겨울에도 점퍼도 벗어던지고 놀이장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뛰놀던 두 친구의 뒷모습




박물관, 과학관에 있는 놀이터를 보면 시설의 모양, 외관만 신경 쓴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국립 과천과학관 놀이터는 아이들이 어떻게 노는 걸 좋아하는지, 아이들이 본능적으로 가지는 호기심과 과학 원리가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적절한 자극이 무엇인지를 찾고자 노력한 흔적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과학조각공원을 통해 놀이의 기본이 되는 넓은 공터도 제공하고 있었죠.  


놀이법이 정해진 시설이 아니라 아이들이 놀이의 시작과 끝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시설, 넓은 잔디밭처럼 아이들이 다양한 형태로 놀이를 바꿔가며 오래 놀 수 있는 여지가 있는 환경은 여러번 방문해도 매번 다른 경험과 추억을 선물합니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각자의 자유시간을 즐길 수 있는 넓은 테이블, 의자까지 충분해 가족 피크닉 장소로도 제격이었는데요. 과학관이 집 앞에 있었으면 하는 마음, 놀이터가듯 공원가듯 과학관에 더 자주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놀이터였습니다.


놀이터가듯 공원가듯 이번 주말엔 국립과천과학관에 한번 가보는 건 어떨까요?



<놀이터까지 재밌는 국립 과천과학관> 글 어떠셨나요?


이 뿐만 아니라 국립 과천과학관 물건뜯어보기체험전, 헬로우뮤지움 슬라임뮤지엄, 그림책을 좋아하는 모두를 위한 열린 공간, 서울시립과학관, 넥슨컴퓨터박물관, 서울숲 놀이터, 북서울 꿈의 숲 등 아이와 함께 가보면 좋을 공간이나 읽어보면 좋을 흥미로운 콘텐츠가 매주 목요일 여러분의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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