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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 SAW Feb 17. 2019

사부작사부작 그림책을 만나는, 그림책여행센터 이담

[Place we see] 원주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에 다녀와서

[Place we see]에서는 Play Fund가 흥미롭게 (가) 본 공간들을 소개합니다. 미팅, 출장으로 가보았거나 호기심에 이끌려 주말에 슬쩍 찾아갔거나,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고 싶은 다양한 공간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림책여행센터 이담] 한 줄 미리 보기

원주로 그림책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공간


강원도 원주가 그림책 도시?!


저는 여행을 갈 때마다 그 지역의 동네 서점이나 그림책 공간을 찾아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지난 2박 3일 강원도 여행에서도 어김없이 강원도 그림책 공간을 찾고 있었죠. 그러다가 우연히 원주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은 원주를 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해 선정한 특화 콘텐츠 "그림책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조성한 그림책 활동가 커뮤니티 공간이었는데요. 공간도 공간이지만 원주와 그림책, 원주와 그림책 도시의 조합이 궁금해서 한걸음에 다녀왔습니다. 



넓은 운동장 옆 구령대 같은 공간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찍었더니 원주 따뚜공연장이 나오기에 그림책과 공연장? 물음표를 안고 도착했더니 시원하게 탁 트인 운동장이 나타났습니다. 운동장 바로 옆, 체육센터와 종합운동장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의 원주 따뚜공연장 1층에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넓은 공터를 보니 마음도 뻥 뚫리고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니 마치 어렸을 적 어느 날의 학교 운동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놀기 좋은 동네의 한가운데 있는 것처럼 혼자 킥보드 타러, 친구들과 공놀이 하러, 가족들과 운동하러 왔다가 자연스럽게 그림책을 읽으러 방문하기 좋은 위치였습니다. 


마음까지 탁 트이는 넓은 운동장
운동장 바로 앞에 위치한 그림책여행센터 이담
공연장, 운동장, 체육관, 체육센터, 예술관에 둘러쌓인  이담의 모습 
아이들이 킥보드,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기 쉽게 만들어둔 전용 도로

사부작사부작 그림책을 만나는 공간


공연장 안쪽을 걸어 들어가 보니 아담한 사이즈의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이 나타났습니다. 문 앞 한편에는 킥보드를 세워두는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었죠. 문을 열고 들어가자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그림책을 만날 수 있도록 디테일을 신경 쓴 공간이 나타났습니다. 


킥보드 전용 도로를 거쳐 그림책여행센터에 도착한 두 아이의 킥보드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그림책을 만날 수 있는 공간


누구든지 가볍게 그림책을 한번 집어 들 수 있도록 다양한 눈높이에 다양한 방식으로 책을 배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림을 액자에 걸듯이 표지를 앞으로 보이도록 배치하거나 큐레이션에 맞게 서가에 책을 꽂아두기도 했죠. 표지가 예뻐서, 내용이 궁금해서 혹은 별다른 이유가 없더라도 쉽게 그림책을 집어 들 수 있도록 만든 장치인 것 같았습니다. 집어 든 그림책을 읽을 때도 누구든지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신경 쓴 배려가 눈에 띄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열린 공간도 있고, 다락방처럼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아이들이나 맨발로 편하게 책을 읽고 싶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있었습니다. 


벌집 모양의 소파에 기대누워 읽다가 책상에 앉아 읽다가
다락방처럼 신발을 벗고 들어가 편안하게 누워서 책을 읽을 수도 있는 공간  


사부작사부작이라는 말의 뜻은 "별로 힘들이지 않고 계속 가볍게 행동하는 모양"입니다.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의 블로그에서 이담을 "마음 따뜻한 사람들이 사부작사부작 모여드는 곳"이라고 표현한 글을 보았습니다. 저는 이 공간이 누구든지 사부작사부작 그림책을 만나는 공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 쉬듯이 놀듯이 그림책을 만날 수 있는 공간, 일상에서 잠시 그림책으로, 그림책을 통해 여행을 떠나는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애정이 느껴지는, 작지만 알찬 그림책 큐레이션 


서가 별로 살펴보면 큐레이션 한 사람들의 그림책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집니다. 먼저 들어서자마자 만난 서가에서는 한국 그림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는데요. 연도별로 출간된 한국 그림책이 별도로 구성되어 있고 2015년부터 매년 출판한 <한국 그림책 연감>도 만날 수 있습니다. 원주에서 추진하는 문화도시 조성 사업 중 하나인 '그림책 아카이브 사업'의 일환으로 국내에 발간된 그림책을 월별로 수집하고 연도별 동향을 정리한 소중한 자료입니다. 


너무 탐이 났던, 한국 그림책만 모아둔 귀한 서가 


아이든 어른이든 이담에 찾아온 누구나 그림책과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상 속 친근 주제로 그림책을 큐레이션하기도 했습니다. 집, 동물, 타요타요와 같은 일반적인 주제부터 시즌을 고려한 주제인 설날, 강원도의 특징을 살린 감자, 고구마까지. 평창 올림픽 때는 올림픽 큐레이션으로 우리나라 겨울 그림책을 소개하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그림책과 마음의 거리를 한 발자국씩 좁혀나갈 수 있는 고마운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자, 고구마가 주제인 그림책도 이토록 다양하다니!


제가 제일 좋아했던 서가는 '원주 시민이 직접 만든 내가 만든 그림책'입니다. 하고 싶었어 그림책 제작 워크숍에서 만든 그림책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요. 워크숍 대상이 가족반, 성인반, 초등 저학년반으로 나뉘어 있다 보니 각자의 개성 넘치는 이야기 씨앗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림책 엄마를 말려주세요!>라는 그림책은 마치 저의 앞날을 보여주는 것만 같아 공감하면서 특히나 재밌게 읽었습니다. 




읽는 게 전부가 아닌 그림책


그림책을 즐기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굳이 책을 열어 모두 읽지 않아도 표지만 보고도 영감을 얻을 수 있고 누군가는 그림책 이미지를 색칠하면서 즐길 수 있죠. 그래서인지 <이담 셀프 프로그램>이 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누구든지 혼자 오롯이 원하는 대로 그림책을 즐길 수 있도록 작지만 정성스럽게 마련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킥보드를 주차하고 들어오자마자 자연스럽게 테이블에 앉아 색칠을 시작한 두 친구들


이담은 그림책을 만나는 도서관이기도 하지만 그림책과 관련한 작당 모의가 일어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제가 가장 하고 싶었던 작당은 그림책을 직접 만들어보는 하고 싶었어 그림책 제작 워크숍과 그림책 읽어주는 노란 앞치마 프로그램이었는데요. 특히 그림책 읽어주는 노란 앞치마 프로그램은 과정을 수료한 사람이면 누구나 어린이집, 유치원 등 어린이 단체 대상으로 그림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으로 그림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였습니다. 혼자 읽는 것을 넘어 누군가에게 읽어주기도 하고 직접 만들어보기도 하면서 그림책에 대한 애정을 키워갈 수 있는 공간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에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냥 읽어주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할 수 있지만 실상 그림책 읽어주기란 그 그림책을 만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 보여주는 매우 중요하고 신성한 과정입니다. 어떤 마음으로 그림책의 세계를 여느냐에 따라 보여줄 수 있는 많은 것들이 달라지지요" 

[출처] 그림책여행센터 이담 프로그램 수강 후기|작성자 이담




이다음엔 원주로 그림책 여행을


이담을 만나고 나서 설레는 마음, 반가운 마음을 가득 안고 집으로 돌아와 원주에서 일어나는 그림책 관련 작당을 찾아보았습니다. 매년 가을, 옛 원주여고 진달래관에서 열리는 원주 그림책 시즌, 원주 아마추어 작가와 시민들이 직접 만든 그림책, 원주의 출판사들이 출간한 그림책을 만날 수 있는 이담 그림책 플리마켓, 원주 그림책 포럼까지. 아무래도 올해는 원주로 그림책 여행을 떠나봐야겠습니다. 


가장 좋은 여행 안내소는 이담이겠죠?


>> 2018년 이담의 이야기 만나보기: https://blog.naver.com/wonju_edam/221440292278



<사부작사부작 그림책을 만나는, 그림책여행센터 이담> 글 어떠셨나요?


이 뿐만 아니라 그림책을 좋아하는 모두를 위한 열린 공간, 스틸로,  현대어린이책미술관놀이터까지 재밌는 국립 과천과학관, 서울시립과학관서울숲 놀이터, 북서울 꿈의 숲 등 아이와 함께 가보면 좋을 공간이나 읽어보면 좋을 흥미로운 콘텐츠가 매주 목요일 여러분의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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