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물보단, 역시 포장이 중요하지

실속보단 껍데기, 고양이의 상자 사랑. 그리고 나는 고양이 사랑

by 누리
택배가 왔다.

택배와 배달음식 도착은 늘 설렌다. 이따금씩은 무엇을 샀었는지 기억을 못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뭐... 폭탄은 아니겠지.


동생이 선물해준 고양이 스크래처가 도착했다. 택배 상자 개봉식을 만끽하고 있는데 선물을 본 두 녀석이 달려든다. 우리 집 고양이 두 마리. 그들이 진격 앞으로! 하면서 달려든 것은 스크래처가 아닌 택배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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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시고 있는거죠...?


삼척동자도 고양이의 상자 사랑은 안다. 고양이 녀석들은 쇼핑백, 비닐, 뭔가 들어갈 수 있을만한 것은 다 좋아한다. 그래서 가끔은 이해되지 않는 행동도 한다. 중고책을 팔려고 캐리어에 책을 잔뜩 쌓아뒀는데 들어갔다가 나오지 않아서 한참을 씨름하거나, 자그마한 상자에 머리 먼저 들이밀었다가 머리가 껴서 빠져나오지 못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정말 귀찮고 하찮고 사랑스럽다.


KakaoTalk_20210814_124235677_10.jpg 책이 가득 담긴 캐리어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두 녀석


삼성은 TV를 배송할 때 사용하는 박스로 고양이 장난감 집을 만들 수 있는 에코 패키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소비자가 직접 삼성에서 제공하는 도면을 따라 그려서 일일이 잘라야 한다는... 나는 못해...)

AA.22272920.1.jpg 완성샷은 꽤나 깜찍하다


고양이는 왜 이렇게 박스를 좋아하지? 야생의 고양이는 사냥할 때를 제외하고는 포식자에게 노출되지 않기 위해 좁은 은신처를 좋아한다. 사냥할 때를 제외하고는 가능한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서 휴식 취하는 것이 안전하기 때문. 고양이뿐 아니라 고양잇과 동물들은 죄다 박스를 좋아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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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편안해

이번 글을 작성하며 새로이 알게 된 사실. 고양이는 갈등 회피성 동물이다. 애인으로 따지자면 싸우고 잠수 타는 남자 친구.. 문제를 해결하느니 문제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해서 무언가 껄끄럽다면 상자로 피한다. 문제가 생기면 회피해버릴 수 있는 것도 어찌 보면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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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좋아. 숨숨집 좋아. 봉지 좋아. 바스킷 좋아


집사는 고양이에게 (택배) 상자를 선물해주기 위해
오늘도 그저 열심히 일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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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누리

운동과 술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영혼. 석유화학회사를 때려치우고 와인 공부하다 스타트업에 정착했다. 창의성과 영감이 샘솟는 삶을 위해, 인생을 변화시킨 사람과 문장들을 수집 중이다.


(현) '일곱잔' 와인바 사장 @신사

와디즈 경영추진팀


(전) 와인 21 객원 기자, 레뱅드매일, 파이니스트 와인 수입사 홍보 대사

패스트파이브 커뮤니티 크리에이터팀

독일 UN, FCMI팀

석유화학회사 환경안전경영팀

서울대학교 과학교육, 글로벌환경경영 전공

산림청 주관, 유네스코 - DMZ 지역 산림 생태 연구 인턴

한국장학재단 홍보 대사

4-H 동시통역사, 캐나다 파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