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lfi,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선
사랑하는 사람은 눈빛만 봐도 당신의 속내를 안다지..?!!
아말피(Amalfi)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한 제우스의 아들 헤라클레스가 사랑한 당신의 연인 아말피라는 이름을 따서 오늘날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므로.. 얼마나 아름다우면 작명을 그렇게 했는지.. 아말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화의 세계를 조금 들여다 봐야 할 것 같다.
백괴사전에서 말하는 신화(神話, myth)의 세계는 한 나라 혹은 한 민족, 한 문명권으로부터 전승되어 과거에는 종교였으나, 더 이상 섬김을 받지 않는 종교를 뜻한다고 말한다. 한 때는 세상 사람들의 섬김을 받았던 신화.. 당시에는 과학문명이 자리잡지 않아 미신처럼 대접받았던 것일까..
국민학교(초등학교) 4학년을 다니고 있을 때 내 앞에는 그리스 희랍 신화를 그린 책이 놓여있었다. 얼마나 흥미진진하고 상상력을 드높였는지 사촌들과 함께 돌려보며 "이런 세상도 있구나" 싶은 생각을 하기도 했다. 현실과 이상 혹은 상상이 뒤죽박죽 된 신화의 나라..
나는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은 물론 배경에 등장하는 세상을 실제로 존재케 하는 세상으로 믿으며.. 언제인가 한 번은 꼭 번 가 보고 싶었다. 희한한 일이었다. 그렇게 꿈꾸던 세상이 어느 날 내 앞에 등장한 것이다. 나는 그동안 세상을 한 바퀴 돌아 어느 날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하면서 지중해 중심에 위치한 이탈리아에 둥지를 틀게 된 것이다.
그냥 지내놓고 보면 별일 아니지만 의미를 부여하고 보니 유소년기 때 꿈꾸었던 신화 혹은 전설의 나라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생각하면 할수록 희한한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랄까..
-Amalfi,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선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Zeus)는 올림푸스 신의 우두머리이자, 지상과 하늘을 주관하는 최고의 신이었다. 로마 신화에서는 '유피테르(Jupiter)'로 바뀌고, 이를 영어식으로 읽으면 '주피터'가 된다. 주피터는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의 이름이기도 하다. 행성 중에 제왕이라는 것. 그러니까 제우스는 절대적 위용을 가진 최고의 신이라는 뜻. 희대의 바람둥이였던 제우스에게 헤라클레스란 아들을 두게 된다. 제우스의 계보는 이러하다.
아말피 해안선에 별장 한 채를 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이웃분들 모두를 초대하고 싶다.
제우스가 태어나기 전에 그의 아버지 크로노스는 불길한 예언을 들었다. 아버지 우라노스처럼 크로노스 자신도 아들에 의해 쫓겨난다는 것이었다. 이 운명을 피하기 위해 크로노스는 아내인 레아(Rhea, 그리스 신화에서 대지의 여신)에게서 자식들이 태어나자마자 족족 삼켜버렸다. 자식을 잃을 때마다 고통스러웠던 레아는 한 명이라도 구하고자.. 여섯 번째 아이를 출산할 때 아이 대신 돌덩이를 강보에 싸서 남편에게 건넸다. 그 돌덩이의 이름이 바로 옴팔로스(옴파로스는 그리스어로 배꼽을 의미)이다. 그리고 진짜 제우스는 아말테이아(제우스의 수양어머니)에게 맡겼다. 그렇게 제우스는 남매 중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레아는 제우스를 숨기기 위해 가이아의 조언에 따라 아무도 찾을 수 없는 크레타(Creta) 섬의 깊은 숲 속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쿠레테스(Curetes: 제우스가 어렸을 때 그를 돌본 요정들)라 불리는 정령들이 아기를 안전하게 지키게 했다. 정령들은 칼을 부딪치고 청동 방패들을 요란하게 두드리면서 아기의 울음소리를 감추었다.
이런 식으로 레아는 제우스가 성장해 어른이 될 때까지 무사히 지켜낼 수 있었다. 그리고 제우스는 아말테이아라는 염소(또는 님프)의 젖을 먹고 자랐는데, 하루는 아말테이아(어린 제우스의 양어머니)의 뿔을 가지고 놀다가 부러뜨렸다고 전해진다.
이에 미안해진 제우스는 아말테이아의 부러진 뿔을 '풍요의 뿔'로 만들어 주었다. 나중에 제우스는 아말테이아가 죽자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그녀를 하늘로 올려보네 염소자리로 만들어 주었다고 전한다. 아무튼 신화를 서술해 둔 기록은 재밌다. 그렇다면 아말피를 사랑한 헤라클레스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제우스에게는 여자(인간)의 몸에서 태어난 아들이 필요했다. 그래서 제우스는 신과 인간을 위 영웅을 낳고자 헤라클레스의 어머니로 알크메네(Alcmena)를 택했던 것이다. 그녀 알크메네는 아르고스(Argos)의 왕 엘렉트류온(Electryon)의 딸이었고, 그녀에게는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알크메네(Alcmena)의 아버지 엘렉트류온이 죽자, 그녀는 약혼자 암피테리온(Anfitrione, 그리스 신화에서 헤라클레스의 양부)과 함께 고향을 떠나 테베에 와서 살았다. 알크메네는 매우 정숙한 여자였고 제우스는 그녀가 결코 약혼자 암피테리온을 배반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헤라클레스를 낳은 알크메네.. 헤라클레스가 태어나는 과정은 우연이었을까.. 인간의 몸에서 태어난 아들이 필요했던 제우스는 알크메네를 차지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제우스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암피테리온이 알크메네를 남겨두고 전쟁터로 나가게 된 것이었다. (앗싸~~)
이곳에 살고있는 사람들은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거 같다.
속으로 쾌재를 부른 제우스는 태양신(太陽神) 헬리오스(Helios)에게 부탁하여 삼일 동안 하늘에 나오지 말라고 명령한 뒤, 평소보다 밤을 몇 배나 길게 만들었다. 그리고 암피테리온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알크메네와 뜨거운 하룻밤을 지냈다. 이때 알크메네가 제우스로부터 잉태한 아들이 바로 헤라클레스였다. 자료를 들추어 보나 마나 신화는 소설처럼 두루뭉술 얽히고 설켜있다. 그리고 재밌는 일이 벌어진다. 제우스의 변신으로 생긴 하룻밤 때문에 암피테리온이 마구 헷갈리게 된다.
저만치 앞에서 화물차가 진입하고 있다. 이 장면을 목격하는 즉시 가장 넓은(?) 곳에 잠시 정차를 하며 화물차가 통과하도록 배려했다. 이곳에서는 이런 일이 일상이라 봐야 한다.
제우스와 알크메네의 하룻밤 사건이 벌어진 다음날 알크메네의 신랑 암피테리온이 전쟁처에서 돌아왔다. 그런데 아내가 자신을 별로 반가워하는 기색이 없는 데다.. 전쟁에서 승리한 일도 이미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아내에게 주려고 전리품으로 가져온 목걸이를 이미 목에 걸고 있는 게 아닌가.. (귀신 곡할 노릇..) 이상한 생각이 든 암피테리온은 예언자 티레시아스(Tiresia)를 찾아가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 일은 모두 제우스가 꾸민 일이며, 알크메네는 이미 제우스의 아들(헤라클레스)까지 잉태하고 있음을 말해주었다. (돌아버릴 일이지..ㅜ)
하지만 암피테리온은 신의 아들을 임신한 알크메네에게 두려운 마음이 들어 다가가지 못했았다. 그러나 제우스가 나서서 알크메네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음을 밝혔고, 다시 부부는 화해하게 되었다. 그날 밤 알크메네는 남편 암피테리온으로부터 또 다른 아들을 잉태하게 되었고, 열 달 후 두 아들은 같이 태어났다. 그중 하나가 제우스의 아들인 헤라클레스이고 다른 하나가 암피테리온의 아들인 이피클레스(Ificle)였다. 세상에 이런 일이..!
그러나 헤라클레스는 태어나기도 전부터 헤라(Hêra는 그리스 신화에서 최고의 여신으로 주신 제우스의 누나이자 아내)의 노여움을 사게 되었다. 왜냐하면 제우스가 모든 신들 앞에서 “내 피를 받아 인간의 아들로 태어날 영웅 헤라클레스는 위대한 왕이 되어 이웃 여러 나라 왕들이 우러러보게 될 운명을 약속받았소”라며 공언했기 때문이다.
아말피를 등지고 바를레타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미노리(MINORI)가 끝나는 지점의 경계선이 보인다. 현재 위치를 구글지도에서 캡쳐해 봤다. 지도를 봤을 때 아말피는 미노리 좌측에 위치해 있다.
이 말은 헤라의 질투심에 불을 붙였고, 헤라는 자신의 딸인 해산의 여신 에일레이튜이아(Eileithyia, 제우스와 헤라의 딸이며 출산의 여신)를 아르고스(Argos)로 보내 스테넬루스(Sthenelus) 왕에게 헤라클레스보다 먼저 아이를 낳도록 명령했다. 그리하여 헤라클레스의 사촌 에우리스테우스(Euristeo)는 헤라클레스보다 앞서 일곱 달 만에 칠삭둥이로 세상에 태어나게 되었으며, 그가 아르고스의 지배권을 차지하는 바람에 헤라클레스는 평생 그를 섬기며 살아야 했다.
기적의 도시 아말피 해안선.. 그렇게 밖에 생각이 안 든다.
서기 2023년 4월 15일 주말 오후(현지시각), 우라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는 봄비가 추적추적 분위기 있게 내리신다. 이때 열어본 아말피의 사진첩 속에서 신화로 포장된 자료들이 소설처럼 오락가락하며 눈앞에 아른 거린다. 얄궂은 운명으로 태어난 해라클래스.. 이곳 아말피의 전설에 따르면 헤라클레스가 사랑한 요정의 이름을 따 왔다고 한다. 바람둥이 애비를 두었지만 그는 일편단심 민들레였던지 첫눈에 반한 아말피의 해안선에 요정의 이름을 붙였다.
서울 혹는 대한민국에서 살던 사람이 이곳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절경 속에 감추어진 생활의 불편함이 단박에 떠오르면서 '그림의 떡'이란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의 삶에서 때려야 뗄 수 없는 운명 같은 모습이 그려진다.
신의 아들 헤라클레스가 첫눈에 반한 세상의 풍경..
잡으로 돌아가는 여정에 빨간 신호등에 불이 켜졌다. 길이 좁아 한 차선만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여행자의 눈에는 집으로 돌아가는 나를 붙잡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말피로 올 때는 벼랑 끝 우측으로 운행을 했으므로 절경이 가렸지만, 돌아가는 길에는 아말피 해안선을 바라보고 운행을 하고 있는 것. 아말피의 아름다움이 제우스의 일탈처럼 나를 붙든다.
제발 그냥 떠나지 마세요. 혹여 떠나신다 해도 다시 오시옵소서..!!
Amalfi, ti sta chiamando per farci tornare_Salerno in ITALIA
Il 15 Aprile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