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이 편안하면 좋겠다. 어느 정도 적응하면 편안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이내 전쟁터에 와 있음을 실감한다.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 주변에서 마치 폭탄처럼 터진다. 폭탄을 피하지만 폭탄의 파편이 나에게 날아든다. 폭탄을 피해서 회사를 옮기고 싶지만 쉬운 선택이 아니다. 파편 외에도 직장생활은 수많은 고난의 연속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은 이미 기억의 저편에 멀리 보낸 지 오래다.
그렇다면 고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살펴보는 것이 현명한 차선책이다. 인생에 고난이 없으면 좋겠지만 그러긴 어렵고 직장생활도 마찬가지다. 인생의 행복도 직장생활의 행복도 고난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따라서 고난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직장생활에서 상사나 동료 등의 직장인 유형에 따라 경험적으로 대처하는 방법도 괜찮지만 이러한 경험치에 성숙한 내적 방어기제까지 갖춘다면 더 효과적일 것이다. 경험만으로 대처하거나 성숙하지 않은 방어기제를 사용한다면 더 큰 고난을 만났을 때 더 깊은 상처를 받고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는 자아가 위협받거나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심리 의식이다. 즉 갈등과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려는 심리적 기제를 말한다. 성숙한 방어기제를 사용해야 멀리 가고 오래갈 수 있다.
성숙한 방어기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 한 가지는 자신을 위한 측면이다. 미성숙한 방어기제를 사용하면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더 큰 고난이 닥쳤을 때 대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성숙한 방어기제가 중요하다. 다른 한 가지는 타인과의 관계 때문이다. 성격과 개성이 다른 타인과 함께 일해야 하는 직장생활에서 미성숙한 방어기제를 사용한다면 타인도 그것을 느낀다. 다른 사람 눈치를 심하게 보라는 말이 아니다. 타인이 당연히 느끼는 상황을 인지한다면 더 현명한 방법을 택하는 것이 결국 자신을 위한 길이라는 말이다.
‘나도 많이 참았는데 이런 모습을 보여줘야 나를 배려해 주지 않겠어’
미성숙한 방어기제가 반복되면 상황 탓을 하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해서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많이 참았는데 이런 모습을 보여줘야 나를 배려해 주지 않겠어’라는 생각으로 행동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 바로 조직은 개인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직은 개인을 관리한다. ‘내 가 이런 모습을 보여야 나를 배려해 주겠지’라는 생각은 자신에게, 그리고 자신과 타인과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성숙한 방어기제로 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 조직이 어떤 곳이라는 점을 잘 안다면 미성숙한 방어기제에 대해 철저하게 주의해야 한다.
이제 고난에 대응하는 현명한 방법인 성숙한 방어기제를 살펴보자. 우선 방어기제 종류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부정, 억압, 합리화, 투사가 일반적이다. 부정은 현실을 부정하는 것, 억압은 억누르고 참는 것, 합리화는 자신에게 유리하게 정당화하는 것, 투사는 남 탓 또는 환경 탓으로 돌리는 것을 뜻한다.
방어기제는 자신을 보호하려는 일종의 본능이기 때문에 방어기제가 나타난다고 잘못된 것이 아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어떠한 방어기제가 나타나는지 인지하고 조절하거나 현재 상황을 지혜롭게 헤쳐 갈 수 있는 방어기제를 추가하는 능력이다. 이것이 성숙한 방어기제다.
자신의 방어기제를 바라보며 인지하고 조직 관점으로 다시 조망하면 자신에게 그리고 조직 상황에 유리한 반응과 대응을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면서 조직 내 타인에게도 합리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대처를 선택하는 것이다.
행복의 조건’의 저자 조지 베일런트는 하버드 법대생 268 명을 대상으로 70년간 연구한 인생 성장 보고서를 통해 “행복의 조건은 고통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가 뽑은 행복의 조건 첫 번째는 고통에 대응하는 성숙한 방어기제다. 인생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인 직장에서 환경을 바꾸기 어렵다면 성숙한 방어기제를 통해 직장생활의 행복도를 스스로 높여야 현명한 직장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