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나누기 정보 더하기 / 의정부여중 김현주 선생님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교육 분야에서도 혁신적이고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AI가 교육 시스템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학습자와 교육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AI 기반 교육의 장단점을 분석해 보고 미래 교육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들이 교육현장 곳곳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교사들은 이미 교과서 대신 노트북을 보고 연필 대신 태블릿 펜을 든 아이들을 마주해야만 했고,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교수학습법의 강조와 AI 교과서를 활용하는 미래교실로의 전환을 요구당하고 있다.
AI 기술은 특히 맞춤형 학습, 학습 분석, 지능형 튜터링 시스템 등의 영역에서 큰 발전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의 장점으로 전통적인 교육 방식과는 달리 개별 학습자의 특성과 요구에 맞춘 교육을 가능하게 하며, 학습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고 말하며,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으며 개인화된 콘텐츠로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어 실시간으로 학습 상태 파악 및 개선할 수 있으며 데이터 기반으로 학습자의 진도와 성과를 정확히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게다가 반복적인 업무의 자동화로 교사들의 업무를 덜어주어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들고, 실제로도 수업 후 피드백, 서, 논술형의 기본 평가에 활용, 학생 개별 특성 분석 등 여러 가지에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AI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정작 자신의 실력을 키울 기회를 놓칠 수 있으며, AI가 학생의 모든 활동을 기록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교실이 투명한 감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무분별한 디지털 기기 사용이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로 이어졌다는 지적 때문에 한때 디지털 교육의 선두 주자였던 핀란드와 스웨덴은 오히려 '종이와 연필' 교육을 다시 강조하고 나서기도 했다.
의정부여자중학교는 전학공을 통해 올해 수업 공개의 주제로 잡은 “질문이 있는 수업을 어떻게 만들까?”라는 물음을 가지고 전학공 연수와 자기의 수업을 연결해 보고, 학교의 중점사업인 “탄소중립 생태환경교육”과 “에듀테크(AI) 활용으로 내용을 구성한 수업을 수업 공개 주간에 함께 나누기로 결정했다.
의정부여자중학교의 전 교사 수업 공개는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수업 공개 주간 전에 모든 교사는 교과군으로 묶여서 공개하는 수업에 대한 사전협의회를 통해 수업자와 함께 수업을 고민해하고 수업 디자인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교과군 및 공강 시간 등을 고려하여 연구부에서 작성한 공개수업 시간에 수업을 참관한다. 그리고 참관한 교사들과 함께 참관록을 가지고 사후 협의회를 하게 된다. 그리고 전체교사가 모이는 다음 전학공 시간에 각자가 참관한 수업을 모둠을 섞어 나눈 후 전체적으로 공유하며 서로에게 배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업 친구로 모이는 ‘수다방’을 통해 신규교사들과 멘토 교사들이 함께 수업의 고민을 나누는 수시 모임도 이루어진다.
이 중에서 인상 깊었던 수업 중 하나인 ‘사회과 황윤신 선생님의 중학교 3학년 사회수업’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사회 수업의 주제는 “도시프로젝트-살기 좋은 도시 의정부 정책마켓”이고, 탄소중립과, AI를 활용하여 수업을 구성했다.
황윤신 선생님의 7차시 수업 학습지
수업자의 고민은 다음과 같다.
수업 첫 시간에 학생들에게 의정부에서 계속 살 것인지 물었다. 4학급 모두 단 한 명도 없었다. 정주 의식이 없는 도시에서 어쩔 수 없이 산다는 것은 비극이다. 내 삶의 터전이 되는 곳에 대한 애정과 주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프로젝트 학습은 학생들이 깊이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다른 사람들과 일하며, 자신의 학습과 시간, 과업을 관리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 한다. 프로젝트 설계의 필수 요소는 ①어려운 문제 또는 질문, ②지속적인 탐구, ③실제성, ④학생의 의사와 선택권, ⑤성찰, ⑥ 비평과 개선, ⑦ 공개할 결과물이다.(프로젝트 수업 어떻게 할 것인가, 존 라머) 교실 밖 청중들과 공유할 기회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 고민 중이다.
정책 제안서 결과물을 어떤 방식으로 공유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활동지를 만들어 도덕과(김0배), 역사과(김0호)선생님께 사전협의회 때 피드백을 받으면서 의정부시 자료 찾기, 설문조사 방식과 순서를 조정하였다. 에듀테크 선도학교의 고민을 담아보려고 처음으로 AI 활용 수업으로 Askup을 이용해 설문조사지를 작성하는 데 활용하였다. 진로 교과와 함께 AI활용 수업을 동시에 진행해서 학생들이 손쉽게 접근하여 활용하였다. 정보 조사로 활용하는 게 아니라 아이디어를 얻고 그 자료를 가공하는 작업을 통해 사고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AI에게 미래 도시 관련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물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어디까지 활용하게 할 것인지 고민된다.
- 수업프로젝트 전반에 대해 이 수업 흐름은 어떤지, 학생들에게 적절하게 제시되고 있는지, 학생들의 참여도나 학생들 삶에 어떤 도움이 될지 등 관찰, 생각을 나눠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린다.
그리고, 황윤신 선생님께서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교수학습과정안과 chatGPT에게 반복적으로 요구사항을 추가하여 PBL수업안으로 구성한 교수학습과정안을 같이 보여주시고, 비교, 분석에 대한 고민을 함께 던져주셨다.
ChatGPT와 함께 교수학습과정안(강의계획서) 작성하기
황윤신 선생님의 교수학습과정안 작성 후기
챗GPT을 쓰다가 로그인, PC버전에 가서 실습하기까지 선 너머 산인 X세대다. 송길영 씨의 ‘핵개인의 시대’를 읽고 앞으로의 미래는 AI를 쓸 수 있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나뉜다는 글을 보고, 이 거대한 기술적 변화를 모른 척하기에는 공교육 교사로서 책임 회피일 것 같다는 불편함으로 시도하게 되었다. 인공지능 시대에 대해 불안과 경계를 가진 사람으로 관련 특강을 들을 때마다 의심과 경계로 질문을 하곤 했다. 그때마다 강의하시는 분들은 걱정하고 경계만 하기에는 인공지능이 주는 효율성이 아깝지 않은가요? 하며 반문하곤 하셨다.
GPT는 단순 검색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종이 백과사전에서 네이버 지식인으로 자료 조사가 옮겨간 것처럼, 인공지능으로 간단한 질의응답과 정보 검색도 넘어갈 것으로 생각한다.
프롬프트에 적용하려는 교수학습 이론을 넣고 학습과제를 분석, 중학생을 대상으로, 성취기준과 학습 목표를 기재, 학습과제에 필수적 기능과 지식을 표로 제시해달라는 요구는 선택된 수업의 절차, 전략, 일종의 의사결정 체제로 단계적이며, 특정한 목표와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절차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우리가 질문을 통해 교수학습 과정안을 단계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처럼 질문과 응답, 그 응답에 대한 GPT의 질문, 행위자의 답변, 피드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하나의 수업체제 같았다. 교육테크놀로지로서 교수설계로 ADDIE를 사용하고, 교수방법(교수전략)으로 발견적 접근, 즉 질문을 통한 탐구적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5월에 3학년 사회과 도시 단원을 재구성해서 수업 공개를 하려고 하는데, 살기 좋은 도시의 조건을 배우고, 정주의식 없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살기 좋은 도시의 조건에 맞게 적용하여 정책 제안서를 작성해 정책입안자(시장, 국회의원, 시의원 등)에게 보내는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내가 수업 흐름을 만들고, 생각한 흐름대로 프롬프트의 순서에 맞춰 입력했더니 5차시의 학습과제 분석과 필수적인 기능과 지식을 표로 만들어 주었다. GPT가 질문할 수 있도록 설정해 두어서 내게 2가지 질문을 했다. 1. 각 학습과제를 어떻게 실제 수업 활동으로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나요? 2. 학습자들이 각 학습과제를 완료할 때 필요한 추가적 지원이나 자원은 무엇인가요? 수업 디자인 단계에서 고려해두어야 하는 점들을 피드백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추가로 다른 교과와 통합프로젝트를 고안한다고 할 때 교과와 단원 제시도 검토할 만했다. 실제로 기술가정 교과와 미술 교과와 융합 수업을 한 적이 있다. 영어나 수학 단원과 연계할 할 수 있는 단원도 다른 교과 교사에게 제안할 만하다는 생각이다.
다른 교과와 단원 연계를 질문한 후에 5차시 강의 계획을 작성해달라고 하니 사회-과학, 수학-미술-음악-윤리 및 사회로 학습 목표와 수업 내용이 제시되었다. 내 사회과 수업 단원만 가지고 다시 5차시 강의계획서를 요청하며, 수업 설계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을 넣어 물어보니 동기유발, 학습 목표, 교수학습방법, 학습지원, 스캐폴딩, 피드백에 이르기까지 제시해주었다. 3차시 도시 속 이야기에 대한 작품 소개와 감상이 사회과 연결하기 어렵다고 생각되어 3차시 내용을 도시의 미래 모습으로 문화도시, 창조도시, 생태 도시 등 살기 좋은 도시의 다양한 조건을 넣어서 다시 작성해달라고 해서 자료를 받았다.
ChatGPT가 제시한 내용을 읽고, 해석하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문해력에서부터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질의하는 과정에서 사고력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올해 들어 교육부에서 모든 기초학력도 에듀테크 AI 코스웨어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매우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앞으로 시도 과정에서 개별화 학습의 가능성, 적용가능한 해당 학생의 범위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ChatGPT 시대의 교사의 역할은?
황윤신 선생님의 질문과 함께 ChatGPT가 만들어 준 교수학습지도안은 학습 목표, 교수학습 방법뿐만 아니라 동기유발, 학습지원, 스캐폴딩, 피드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완벽한 내용을 제시해주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교육과정과 학교 안에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에서 각종 에듀테크 도구는 교사의 수업 준비와 학습 피드백뿐 아니라 교실의 모습을 혁신적으로 바꾸어 내고 있다. GPT가 짜준 수업지도안이 교사의 수업 준비와 자료수집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수업 속에서 전달하며 학생을 배움으로 이끄는 것은 교사의 역할이다. 배움은 상호작용이고, 단순한 대화나 의사소통기술이 아닌 두려움이 없이 누군가에게 존재 자체로 사랑받고 존중받는 경험이 안전한 배움의 공간을 만든다. 그래서 배움은 관계로부터 시작되고, 좋은 수업은 교수 기술이 아니라 수업에 대한 철학과 수업에 임하는 교사의 자세이다. 이것이 GPT가 아닌 황윤신 선생님이 직접 만든 수업지도안에 담긴 교육목표와 내용들이 아이들에 대한 이해와 교사의 철학과 맞닿아 있는 이유이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시대의 교사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 강조하면서 AI의 발전으로 암기·정보 전달 중심의 교육이 한계에 봉착함으로 교사는 학생의 미래 역량(비판적 사고, 협업, 진로 설계 등)을 키우는 데 집중하게 될 것이고, 지식 전달자에서 학생의 성장과 자기주도 학습을 지원하는 코치·안내자로 역할로 변화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머릿속에 맴도는 질문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AI 도입의 가장 큰 이점이 '초개인화 학습'이라고 하는데, 시골이나 도서 지역 학생들에게 AI가 교육격차를 줄이는 데 정말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AI 선생님이 24시간 학생 곁에서 수준에 맞는 문제를 내주고, 막힐 땐 힌트를 주며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도와줄 수 있다면 아이들은 학습의 주체성을 만들어 내는 힘이 생길 것인가? 교육이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학생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학습자 주체성을 길어주는 것이 미래 지향적인 교육목표라고 한다면 ChatGPT의 시대에 교사들의 역할은 무엇이고, 지금의 학교는 계속 존재할 수 있을까?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술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세상에서 아이들은 이미 교사들보다 훨씬 더 빠르게 AI 기술과 도구들을 접하고 있고, 학교의 변화가 아무리 더디다고 할지라도 다양한 교수학습 자료들이 이미 AI 시대에 맞춰 수없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미래교육이라며 들이닥친 AI 활용의 모습을 보면 윤리적 기준이나 목적에 맞는 사용에 대한 논의와 공동체의 합의 과정보다는 어떻게 하면 적극적,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 기술, 그리고 다양한 교수학습 자료 모음과 개발에 집중해 있다.
ChatGPT가 제시한 내용을 읽고, 해석하고, 수정하는 과정이 문해력이라고 한다면 수업에서의 GPT활용 방법과 내용이 문해력을 길러주고 있는 것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질의하는 과정에서 사고력이 길러지는 과정이라면 AI 활용에서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아닌지, 어떻게 써야 윤리적인지를 명확히 배우기 위해 무엇을 먼저 가르쳐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합의해야 한다.
GPT의 사용에서만 보더라도 이제는 정답을 빨리 찾는 능력보다,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 더 중요한 시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교육의 목적이 창의력, 공감 능력, 윤리적 판단력처럼 기계가 따라 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고, 개인화될 수 있는 사회에서 협업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곳이 학교라면 "AI 자체가 아니라, AI와 함께 더 나은 교육을 만들자"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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