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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운학교네트워크 May 22. 2023

코로나 19 회복 학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시론 / 김현수_성장학교 별 교장,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

오늘은 과거로부터 출발한다


  우리 중 일부는 고통스런 과거를 잊고, 어떻게 올지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엉뚱한 길로 가자고 하는 고약한 습관이 있습니다. 코로나 19도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 3년의 세월 동안 우리가 어떻게 변했는지, 코로나와 함께 무엇이 우리를 관통해갔는지 성찰하는 일이 비웃음을 당하는 꼴입니다. 마치 그 일이 없었다는 듯이 지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더불어 코로나 회복이 성적이나 학력의 회복이라는 편협한 사고와 코로나 교육 위기를 재난 자본주의의 확장을 위하여 디지털 기업의 상품으로 꽉 채우는 상황은 더욱 안타깝습니다. 특히 이런 방향은 세계 인류의 움직임과 무관한 일이기도 합니다.


최고의 관심, 학생과 교사들의 정신건강과 정서상태


  OECD 이야기는 다들 조금 지겨워하시지만, 비슷한 경제적 레벨의 나라들에서 코로나 19 이후 어떤 주제에 더 주목하는지를 볼 수 있으니 참고는 됩니다. 2022년 7월에 발행된 OECD 사무국의 교육 회복에 관한 각 정부의 연구 주제를 보면 그 차이도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OECD 각국에서 코로나 회복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연구한 주제는 첫 번째는 학생 정신건강과 정서 상태이고, 두 번째는 교사의 정신건강과 정서 상태이고, 세 번째는 코로나 시기 원격 수업의 효과에 대한 연구 였습니다. (https://oecdedutoday.com/education-recovery-after-covid/)

  우리는 현재 코로나 펜더믹의 효과를 어떻게 연구하고 있을까요? 사실 이를 알아낼 통계나 접근 통로마저 부족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학생과 교사의 정신건강과 정서상태가 나아지도록 하는 대책은 없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학교폭력 증가


  코로나 판데믹 시기에도 폭력으로 인한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피해는 줄지 않았습니다. UNICEF에서는 다음과 같은 코로나의 영향으로 인한 폭력 문제에 관한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https://www.unicef.org/eap/stories/failure-tackle-violence-against-children-during-covid-19-and-recovery)


아동에 대한 폭력 해결은 COVID-19 회복 의제에 필수적이어야 합니다.
폭력 예방과 정신 건강을 개학 의제에 통합하지 못하면 아이들의 학습 노력은 약화될 것입니다. 학교가 문을 다시 열었을 때, 정부가 이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학교 환경이 학습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학교에서의 폭력 증가는 중퇴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학습 결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18 세 미만 아동 청소년의 정신 건강과 복지는 폭력을 해결하지 않고는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많은 나라들이 코로나 이후 여러 영향으로 학교에서 폭력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학교 부등교로 인한 사회 경험과 기술의 부족, 집단 규범에 대한 학습 부족, 학급 중재 및 또래 중재에 대한 경험 부족, 사회적 고립 후 높아진 경계심 등등 폭력이 증가할 수 있는 이유는 여럿입니다. 그래서 새로 학교를 열 때 이 폭력에 대한 대처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도 교육부가 2022년 9월의 학교폭력 1차 조사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이 근래 들어 최고치에 도달했고,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언어폭력 및 신체 폭력이 더 높아졌다는 보도가 되었습니다.(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90614150001204) 하지만 우리가 특별히 이를 예방하기 위해 한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힘든 학교가 많습니다.


코로나 시기의 부재를 통해 우리가 알아낸 것들이 지금 우리가 할 일이다

 

  코로나 시기에 학교를 가지 않음으로 인해 생겨난 문제들이 많습니다. 학습, 관계, 발달의 많은 영역이 아동 청소년 시기에 학교를 통해 해결되었던 문제입니다. 학교에 있는 또래들은 아동 청소년에게 밥이나 산소 같은 역할을 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래들과의 소속감이 부재한 경우, 극심한 심리적 혼란을 겪었다는 보고는 전 세계에 차고 넘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록다운으로 친구를 만나지 못하면, 초등학교 남학생들은 소속감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신체 발달이 원활하지 않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했고, 우울하고 힘들어했습니다. 또한 친구를 만나지 못한 중학교 여학생들은 외로움을 더 느꼈고, 이해받지 못한다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더 했고, 자해 및 자살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본부에서 시행한 연구에서도 학교에 간 학생들과 등교하지 못한 학생들의 정서적 차이가 크다고 하는 것을 보고했습니다. 학교 연결은 COVID-19 기간 동안 학생들에게 중요한 보호를 제공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학교에서 보살핌, 지원 및 소속감 ( "학교 연결성"이라고 함)이 심각한 혼란의 시기에 학생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학교에서 교사 및 또래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낀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지속적인 슬픔이나 절망감이 훨씬 낮았고, (등교청소년 35% 대 부등교청소년 53%) 뿐만 아니라 등교가 많았던 청소년들은 자살 시도도 낮았습니다. (등교 청소년14 % 대 부등교 청소년 26 %) “학교 연결성은 특히 심각한 혼란의 시기에 항상 청소년 역경을 해결하는 열쇠입니다." 라고 CDC의 청소년 및 학교 보건 부서 책임자인 Kathleen A. Ethier 박사는 말했습니다. (https://www.cdc.gov/media/releases/2022/p0331-youth-mental-health-covid-19.html)

  학교는 이제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소속감, 심리적 안정,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켜주는 곳이라고 연구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많은 선생님은 이 말들이 부담스럽고 힘드시겠지만, 과거의 학교 위상과 코로나를 겪으면서 드러난 학교의 위상은 달라져 있었습니다.


학교, 관계 교실의 원년을 선포하라


  코로나 이후 학교는 관계를 회복하는 장소로 기능해야 합니다. “진도 나가자.”라고 하는 말보다 “어떻게 지냈니? 괜찮니?”라는 말로 시작하기를 희망한다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학교 폭력, 관계 공격, 친구 문제, 기초 학력 부진의 여러 산더미처럼 쌓인 문제를 둔 채, AI 교육의 도입과 함께 “얼마 뒤에 네 일할 자리가 없어질 걸?”이라고 하는 협박 아닌 협박이 들어올 마음이 없습니다.


  다른 나라의 많은 연구 결과들과 비슷하게라도 교육부가 우리의 상태를 연구하고 점검한다면, 관계에 목을 매는 우리 학생들이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금세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따뜻한 관계의 공동체로부터 하나하나 지난 3년간 상실한 것을 채워나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관계를 회복하는 교실의 원년을 선포하길 바랍니다.



2023 봄 호 목차

들어가는글_2023 새넷 봄
1. 시론
2. 특집
3. 이슈 & 포럼
4. 전국넷
5. 티처뷰
6. 이 책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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