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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탐험가 김홍채 May 24. 2022

권위와 복종(Authority & Obedience)

대인관계 심리탐구 관련 글

이 글은 [브런치북] 대인관계를 위한 성격심리 이해하기 (brunch.co.kr)에 이어서 후속 브런치북[대인관계 심리탐구]에 담을 것들 중 하나입니다.
#밑줄 친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글로 이동합니다.#

[대인관계 심리탐구: 상황과 관계 유형 편]

제5부 사회적 상황에서의 대인 행동
5.1 친사회적 행동-공감과 배려, 도움 행동 (brunch.co.kr)
5.2 반사회적 행동- 공격행동(aggression) (brunch.co.kr)
5.3 권위와 복종(Authority & Obedience) (brunch.co.kr)
5.4 태도변화(attitude change)와 설득(persuasion)
   5.4.1 태도변화와 설득-1) 태도 형성 (brunch.co.kr)
   5.4.2 2) 설득에 의한 태도 변화-설득 커뮤니케이션 (brunch.co.kr)
   5.4.3 3) 설득의 정보처리 과정과 심리적 저항 (brunch.co.kr)
   5.4.4 4) 설득 커뮤니케이션 기법 (brunch.co.kr) 

이 브런치의 다른 글 [권위와 복종(Authority & Obedience) (brunch.co.kr)]과 같은 것입니다.



[권위와 복종(Authority & Obedience)]-악의 평범성(또는 惡의 陳腐性, Banality of evil)



 누군가에게서 명령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민족말살 정책을 집행하고 말았다 - 이러한 악마, 사이코패스 같은 이야기는 SF소설이나 애니메이션 중에서나 나올 사건처럼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것을 재판정에서 진지하게 주장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나는 상관의 명령에 따랐을 뿐 학살의 책임은 없다’라고.


이 사람은 칼 아돌프 아이히만
(독일의 나치스 친위대 장교.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 및 독일 점령하의 유럽 각지에 있는 유대인의 체포, 강제이주를 계획 ·지휘했다. 독일의 항복 후 아르헨티나로 도망쳤다 이스라엘로 압송되어 사형당했다).


 그는 계획적인 유대인 학살의 죄를 심판받는 재판에서 ‘나는 명령에 따라 사무적인 절차를 했을 뿐이고 그것에 의해 유대인이 죽었다는 것에는 책임이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그의 주장은 통하지 않았고 유죄 선고를 받고 교수형에 처해졌습니다.



 아이히만의 주장을 들었던 많은 사람들은 ‘저것은 자기변호를 하고 있을 뿐, 그는 유대인 학살을 즐기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유대계 철학자인 아렌트(Hannah Arendt)는 달랐습니다. ‘그는 극히 일반적인 소시민에 지나지 않았다. 누구라도 명령을 받았다면 그와 같은 잔혹행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악의 평범성(또는 惡의 陳腐性, Banality of evil)이라고 알려져 있는 내용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녀의 발언은 아이히만 옹호, 유대인 학살 용인으로 받아들여져 유대인 사회에서 배신자로 심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악의 평범성(또는 惡의 陳腐性, Banality of evil)은 독일계 유태인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1963년 저작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제시한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본 개념은 다음과 같은 한 문장으로 설명될 수 있다. 악의 평범성이란, 모든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고 평범하게 행하는 일이 악이 될 수 있다는 개념이다. 홀로코스트와 같은 역사 속 악행은 광신자나 반사회성 인격장애자들이 아니라 국가에 순응하며 자신들의 행동을 보통이라고 여기게 되는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행해진다고 아렌트는 주장했다.(위키백과)

[아이히만 실험-밀그램 실험]

이 실험의 설계와 결과 해석에 대하여 근본적인 오류가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E: 실험자, T: 교사 역할자-피실험자,                          L: 학생 역할자-실험 협조자.

 한편 심리학자인 밀그램 (Stanley Milgram)은 아렌트가 한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하여 나중에 아이히만 실험으로 유명하게 된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습니다. 실험에는  ‘기억에 관한 심리학 실험의 참가자’라는 거짓 설명으로 심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성인이 모집되었습니다.  

 

 참가자가 실험실에 앉으면 ‘심리학자 E’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참가자(일반인)가 준비가 되면 실험은 시작됩니다. ‘심리학자’는 한쪽 참가자(일반인)는 교사 역할 T, 다른 한쪽은 학생 역할(실제는 미리 준비된 협조자) L이 되도록 심지 뽑기를 시킵니다. 교사 역할은 간단합니다. 학생 역할에게 암기 문제를 내고 틀리면 틀릴 때마다 전기쇼크를 가하는 벌을 주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점점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갑니다. ‘교사(일반인 참가자)’는 ‘학생(실험 협조자)’이 문제를 틀릴 때마다 전기쇼크의 강도를 올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나 ‘학생’의 성적이 너무 나쁩니다. 간단한 기억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점점 틀리게 됩니다. 전압 게이지는 ‘15V: 가벼운 충격’ ‘134V: 강한 감전’ ‘375V: 위험’이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학생’은 75V에서부터 불쾌감을 나타내고 120V에서는 큰 소리로 고통을 호소하고 나중에는 ‘이제 그만! 실험을 그만!’이라고 절규를 하도록 미리 약속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교사’의 뒤에 있는 ‘심리학자’는 ‘계속하세요’ ‘당신이 계속하는 것은 과학의 발전에 도움이 됩니다’라고 실험을 계속하도록 촉구하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학생’이 절규하는 부분에서 ‘교사’는 실험을 멈출 것이다라고 생각되지요. 어쩌면 뒤에 있는 ‘심리학자’를 경찰에 신고할 것이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실험의 결과, 거의 65%의 ‘일반인 참가자(교사)’가 최대 전압인 450V(375V: 위험,으로 표시되어 있음)까지 ‘학생’에게 벌을 계속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즉 보통의 인간은 단지 ‘그렇게 해!”라고 명령받은 것으로 상대방을 죽음에 이르기까지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악의 평범성 증명]


 앞의 실험 결과는 각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습니다. 일부 특수한 성격이나 광신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만이 행할 것이라고 생각되었던 잔혹행위가 실은 누군가에게 복종한다는 것 만으로 행하여진다는 것이 명확해졌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아렌트(Hannah Arendt)의 악의 진부성(평범성)이 실험으로 보다 명확하게 증명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어도 명령을 거스른다는 것은 곤란합니다. 그것이 거의 본 적도 알지도 못하는 ‘심리학자’의 명령이라 해도 사람들은 생각 없이 따르고 말았던 것입니다. 만약 이것이 전장에서 직속 상관로부터의 작전명령이었다면 어떨까요? 많은 사람들은 아이히만처럼 그 명령의 의미하는 바(학살)를 생각하지 않고 묵묵히 따르고 가능하면 효과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려고 하지는 않을까요?


[심리적 부담이 컸던 실험]


 이제 이 실험, 실제는 ‘학생 역할자’도 ‘심리학자 역할자’도 밀그램의 학생들이었습니다 학생 역할자를 정하는 심지 뽑기에서 반드시 진짜 실험 참가자(일반인)가 교사 역할자가 되도록 미리 조작되어 있었습니다. 학생 역할자는 전기쇼크를 받고 있는 것처럼 연기를 하고 있을 뿐이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 실험으로 신체적인 손상이나 사망하거나 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다만 교사 역할자(일반 실험 참가자)의 심리적 부담은 컸습니다. 많은 참가자가 자기 스스로 간단한 명령으로 ‘사람을 죽일지도 모르는’ 전기 충격을 가했다는 잔혹행위에 스스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실험을 하나의 계기로 해서 심리학 실험을 할 때의 ‘윤리적 가이드라인’이 정해지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이런 유형의 실험을 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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