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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탐험가 김홍채 May 24. 2022

4) 설득 커뮤니케이션 기법

대인관계 심리탐구 관련 글

이 글은 [브런치북] 대인관계를 위한 성격심리 이해하기 (brunch.co.kr)에 이어서 후속 브런치북[대인관계 심리탐구]에 담을 것들 중 하나입니다.
#밑줄 친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글로 이동합니다.#

[대인관계 심리탐구: 상황과 관계 유형 편]

제5부 사회적 상황에서의 대인 행동
5.1 친사회적 행동-공감과 배려, 도움 행동 (brunch.co.kr)
5.2 반사회적 행동- 공격행동(aggression) (brunch.co.kr)
5.3 권위와 복종(Authority & Obedience) (brunch.co.kr)
5.4 태도변화(attitude change)와 설득(persuasion) 
   5.4.1 태도변화와 설득-1) 태도 형성 (brunch.co.kr)
   5.4.2 2) 설득에 의한 태도 변화-설득 커뮤니케이션 (brunch.co.kr)
   5.4.3 3) 설득의 정보처리 과정과 심리적 저항 (brunch.co.kr)
   5.4.4 4) 설득 커뮤니케이션 기법 (brunch.co.kr) 

이 브런치의 다른 글  심리현상 인지오류 편향 관련 용어 매거진 (brunch.co.kr)의 

56. 벤 플랭클린 효과 (brunch.co.kr) 그리고 

흔히 사용되는 설득 기법–DITF, FITD (brunch.co.kr) 참조



[설득 커뮤니케이션 기법들]


(1) Foot-in-the-door(FITD) 기법/ 문안에 발 들여놓기/ 단계적 요청 기법


 누구라도 들어줄 것 같은 사소한 부탁을 하고 나서 미리 생각해 둔 진짜 부탁을 한다라고 하는 것으로 우리들이 스스로의 태도나 행동에 일관성을 추구하는 경향(인지부조화 이론)을 이용하여 설득하는 기법입니다. 상대로부터의 사소한 부탁을 승낙한 것에 의해 부탁의 내용에 대해서 긍정적인 태도, 행동을 나타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일관성을 추구하는 우리들은 진짜 부탁에 대해서도 일관적인 태도, 행동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승낙하기 쉽게 되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자 프리드먼과 프레이저 (J.I Freedman & S. C. Fraser, 1966)는 이 기법에 관하여 많은 실험을 했고 그 설득 효과를 증명했습니다. 


 예를 들면 조사원이 전혀 모르는 주부들에게 전화를 해서 욕실용품 조사에 협력해 달라고 부탁하는 실험입니다. 여기에는 4가지 조건이 설정되었지만 이해하기 쉽게 그중 두 가지의 전형적인 조건에 대해서만 비교해 보겠습니다.


(제1 조건)


 첫 번째 전화에서는 욕실 용품 조사에의 협조를 부탁하고 동의한 사람에게 전화로 간단한 설문에 답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3일 후 두 번째 전화에서는 5~6명의 조사원이 방문하여 조사하도록 해달라, 2시간 정도면 끝낼 수 있다고 하면서 대규모 조사에 협력해 달라고 했습니다.


(제2 조건)


 첫 번째 전화에서 느닷없이 대규모 조사에의 협력을 부탁했습니다. 


 대규모 조사에 협력해 준 사람의 비율은 제2 조건에서는 22%, 제1 조건에서는 53%, 즉 2.5배 정도 높았습니다. ‘좀 받아들이기 어렵다’ ‘ 귀찮다’고 생각되면 거절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거절을 어렵게 하는 것은 전에 그 사람의 요청을 들어주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미 한번 기분 좋게 부탁을 들어주었는데 이번에는 거절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내키지 않는 것입니다.



(2) Door in the Face(DITF) 기법/ 역 단계적 요청 기법


 누구라도 거절할 것 같은 과도한 의뢰를 하고 나서 일단 거부되도록 합니다. 그러고 나서 미리 설정하고 있던 진짜 요구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처음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어도 두 번째 것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어 보이고, 첫 번째 요구를 거절한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두 번째 요구는 들어줄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들 대부분이 따르는 相互性의 규범(norm of reciprocity)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상호성의 규범(norm of reciprocity)이라는 것은 ‘자신에게 이익을 가져다준 사람에게는 이익을 돌려주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하는 여러 사회에서 존재하는 규범입니다. 상호성 규범이 따르는 우리들은 상대가 지나친 부탁에서 진짜 부탁으로 양보했다는 것을 이익으로 인식하고 자신도 양보해서 상대의 진짜 부탁을 승낙하여 보답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느껴 상대의 두 번째 부탁을 들어주기 쉽게 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측면에 보면 과도한 요구를 들은 다음 그것보다 받아들이기 쉬운 요구를 받으면 대비 효과가 작동하여 두 번째 요구가 실제 이상으로 작은 것으로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처럼 상호성의 규범(norm of reciprocity)과 대비 효과(contrast effect)를 이용한 설득 커뮤니케이션 기법이 Door in the Face(DITF) 기법/ 역 단계적 요청 기법입니다.



(3) 낮은 공(Low – Ball) 기법


 낮은 공 기법은 처음에는 상대방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고 그것에 관심을 가지면 나에게 유리하게 바꾸거나 처음엔 가벼운 듯한 부탁을 하다가 상대가 승낙하면 그때서야 구체적인 진짜 부탁을 하는 기법입니다. 

 부탁을 들어주는 상대방은 이미 부탁을 승낙한 상태이기 때문에 생각지 못했던 여러 가지 어려운 조건이 붙어도 쉽게 승낙을 취소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Cialdini, Cacioppo, Bassett, and Miller (1978)는 이것을 증명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대학에서 수업 중에 학생들에게 그냥 실험에 참가해 달라고 부탁하여 일단 동의를 얻은 다음, ‘사실은 실험이 금주 수요일이나 금요일, 아침 7시부터 시작된다’고 하고 아침 7시까지 실험실로 와줄 것을 요구한 결과 피험자의 56%가 이에 동의하였고 실험에 실제로 참가하였습니다. 반면에 이번 주 수요일이나 금요일 아침 7시에 실험을 시작한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밝히고 실험에 참가해 주기를 부탁했을 때는 피험자의 31%만이 동의하고 실험에 참가하였습니다.


 결국 어떻게 하든 동일한 조건이 되는 것인데 처음에는 무리 없는 조건을 제시한 경우, 처음부터 무리한 조건을 제시한 경우보다 2배 가까이 승낙을 한 셈입니다.



(4) 그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기법 (that's not all technique). 


 이 기법은 좋은 조건을 나중에 추가하는 것으로서 첫 번째 요구에 대한 반응이 나타나기 전에 부가적 이득과 함께 미리 계획된 두 번째 요구가 제시하는 것입니다. 또는 어떤 제품을 비싼 가격으로 제시하여 고객이 가격에 대해서 생각하도록 한 다음 다른 제품을 덤으로 제공하거나 가격을 낮추어 호의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방법입니다.


 심리학자 Burger(1986)는 대학 구내에서 케이크 판매하는 상황을 조작하여 실험을 했습니다.  케이크의 가격을 붙이지 않고 고객이 질문하면 답하도록 했습니다. 이때 2가지의 조건을 설정해 두었습니다. 제1 조건에서는 가격을 물어보면 우선 75 센트라고 하고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며 과자 2개를 추가한 세트라고 답을 했습니다. 반면에, 제2 조건에서는 처음부터 ‘과자 2개를 추가한 세트로 75센트입니다.’라고 답을 했습니다.  

 결과,  제2 조건에서는 판매대에 온 사람들 중 40%가 구매한데 반하여 제1 조건에서는 73%가 구매하여 제2 조건보다 2배 정도 더 판매량이 많았습니다.


 또 패턴을 바꿔서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과자를 추가로 주는 대신, 할인을 하는 조건입니다. 제1 조건에서는 가격 질문을 받으면 처음에는 1달러라고 하고 바로 ‘곧 영업을 종료하므로 75센트로 할인해 드립니다.’고 답을 했습니다. 제2 조건에서는 처음부터 75 센트라고 답을 했습니다. 케이크 구입비율을 보면 제2 조건에서는 44%인데 제1 조건에서는 73%로 나타났습니다. 



(5) 일면적(one-sided) 설득과 양면적(two-sided) 설득


 좋은 면만 부각시켜 설득하려는 것이 일변적 설득, 좋은 면과 안 좋은 면을 둘 다 섞어서 설득하려는 것이 양면적 설득입니다. 


 일반적으로 상대방의 교육정도가 낮은 경우는 단순 명료한 일면적 설득이 효과적이지만 상대방의 교육정도가 높은 경우는 일면적 설득은 밀어붙인다고 느끼기 때문에 양면적 설득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또 상대방이 원래 설득하려고 하는 방향과 동일한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일면적 설득이 효과적이고 상대방이 설득하려고 하는 방향과 반대인 경우에는 양면적 설득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이런 주장을 한 호블랜드와 같은 학자들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실험을 했습니다(Hovland, Lumsdaine & Shefield, 1949). 약 6,000명의 미군 병사를 대상으로 독일이 항복한 후 일본과의 전쟁이 어느 정도 지속될 것인가에 대하여 설득 커뮤니케이션(상당히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것을 설득하려는 것)의 전후에 질문을 하여 병사들의 의견이 설득 커뮤니케이션에 따라 변화하는지를 검증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일면적 설득 군에게는 오래 지속된다는 근거가 된 조건만 늘어놓고 따라서 전쟁이 오래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양면적 설득 군에게는 이러이러한 조건이면 빨리 끝날 수도 있지만 제반 조건을 고려한다면 역시 전쟁이 오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결과 처음부터 전쟁이 오래갈 거라고 생각한 병사에게는 일면적 설득이 효과적인데 반하여 조기에 전쟁이 끝날 것이다고 생각하고 있던 병사에게는 양면적 설득이 전쟁이 오래갈 것이다를 설득하는데 효과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종합하면 교육 수준이 낮고 설득 방향에 찬성하고 있는 상대방에게는 일면적 설득이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결론은 다른 후속 연구, 특히 다른 나라에서 이루어진 연구에서는 지지되지 않은 경우도 있으므로 문화적 차이가 있는지도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기법은 마케팅 광고에도 활용되고 있는데, 광고에 있어서는 양면적 메시지는 일면적 메시지에 비해서 광고주 신뢰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양면적 메시지의 부정적 제품 특성의 언급은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태도나 구매의도를 형성할 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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