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E IN 12화. 김주표 코치님
안녕하세요, 김주표입니다. 본업은 축구 코치이고 얼마 전까지 K3리그 화성 FC의 코치로 일했었습니다.
지금은 개인적인 축구 훈련이나 지식들이 필요한 축구 선수들과 코치님들께 개인 컨설팅 또는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여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축구 훈련 방법과 분석, 그리고 전술적으로 게임 모델을 만드는 방법을 전문적으로 공부해 왔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선수 생활을 했던 것이기에 스스로 축구 선수 출신이라고 말하기가 부끄럽기도 합니다. 지도자를 마음먹었던 가장 큰 이유는 당시에 축구를 더 잘하고 싶었고, 더 잘 배우고 싶었던 마음 때문인 것 같아요.
축구를 엄청 좋아해서 잡지를 매월 읽기도 하고, 관련 지식을 접하다 보니 새로운 축구 세계가 있겠구나를 직간접적으로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채우고 싶었고, 축구를 그만두기 전에도 지도자를 하고 싶다고 마음먹고 그만두었습니다.
공부를 해서 대학교에 체대로 입학했고 1학년 때부터 아는 분의 축구 교실에 가서 7살부터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가르쳐 보고 싶다고 먼저 문을 두드렸던 것 같아요.
또 동시에 바로 축구 분석을 배우고 싶어 대구에 있는 분석 업체에 가서 2박 3일씩 종종 배우러 다녔습니다. 워낙 지도자에 대한 호기심이 있다 보니 1학년 때부터 여기저기 사람들을 만나고 조언을 구하고, 경험해 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아이들을 가르쳐보면서 긴가민가했던 것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 와중에 축구 잡지에서 우연히 후안마 리요의 인터뷰를 봤는데, 축구 철학과 관련된 내용이었고 내가 모르는 축구가 유럽에 있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다른 걸 떠나서 진짜 축구란 무엇일까? 그 본질은 무엇일까? 에 대해 궁금했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지도나 분석에 대한 여러 경험을 하다 보니 더 그 궁금증이 커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유학을 통해 직접 그걸 해소하고 싶었어요.
유학이 끝나고 현지에서 축구 일을 하고 싶어서, 당시에 영국에 있는 현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려고 노력했어요. 특히 제가 문을 두드렸던 지역 축구 클럽이나 대학교 사람들에게요.
그런데 저는 네이티브도 아니었고, 인정을 받기는 쉽지 않았어요. 거기서 오는 좌절감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오기보단, 그곳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먼저 해야 했던 것 같아요. 그것을 이제야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피아노로 비유해 볼게요. 건반을 누를 땐 손가락을 이렇게 구부려야 된다는 것을 한국에서 배웠다면, 영국에선 어떻게 쳐도 상관없으니 그 흐름이나 리듬감을 가지고 알아서 쳐보라는 느낌이었어요.
공을 기술적으로 잘 차는 게 아니라, 축구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던 것 같아요. 네덜란드에서 열린 세미나를 갔는데, 거기선 축구의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결과가 아니라, 그 원인을 배울 수 있었어요. 그게 저에겐 엄청난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영국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성남 18세 풍생고 피지컬 코치를 거쳐, 수원 삼성 18세 피지컬 코치를 하기도 했습니다. 중간에 피지컬 코치로 프로팀을 갈 수 있는 상황도 있었지만, 높은 레벨로 가게 되면 제가 직접 훈련을 짤 기회는 많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저는 제가 배운 걸 직접 실행해보고 싶은 니즈가 엄청 컸고, 감사하게도 수원 삼성에서 그런 기회들을 많이 받았습니다. 배웠던 지식을 깊이 있게, 직접 해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축구를 그만두면서 부모님께서 당연히 걱정하셨지만 저는 지도자가 되겠다는 생각이 확고했어요. 오히려 주변에서 피지컬 코치를 잘하고 있으면, 이 길로 가지 왜 코치나 감독을 하려고 하냐는 우려는 있었어요.
제가 지도자라는 직업을 잘할 수 있을까 의심해보기도 했지만, 유소년 코치, 분석관, 피지컬 코치 등 많은 일들을 해봤기 때문에 선수들을 제대로 지도하기 위한 다양한 역할을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나름의 확신이 있었던 것 같아요.
당연히 자잘 자잘하게 흔들리는 것은 있었던 것 같아요. 축구를 그만두기도 했었고, 영국 유학 가서 무시도 많이 당해봤고요. 그런데 어쨌든 축구라는 게 승패가 나뉘는 게임이다 보니까, 앞으로 계속 그 게임 안에서 스스로를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그렇다 보니 앞으로 해야 될 일이 많고, 또 해볼 만한 것들이 많다 보니 앞에 닥치는 저의 미래에만 집중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선택한 길이니만큼 제가 짊어지고 가야 된다는 생각도 들고요.
축구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소스가 예전에는 협회나 대학교였는데, 이제는 시대가 많이 바뀐 것 같아요.
매일 발전되는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지식들을 누구나 접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협회나 대학교의 교육 자체도 당연히 좋지만, 여러 다양한 세미나가 전 세계에 존재하니까 직접 발품을 팔고 들으러 다녀 봤으면 좋겠어요. 거기서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교류하다 보면 자기 발전을 위해 얻을 수 있는 게 분명 있을 것 같아요.
가장 먼저 지역 클럽의 아이들을 가르쳐봤으면 좋겠어요. 생각만 하는 거랑 직접 가르치는 것은 정말 다르거든요. 그리고 유튜브나 매체들을 통해서 축구 관련된 지식을 접할 수 있는데, 과연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얼마나 있는지 의문입니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찾아서 습득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는 시간이 지나도 잘 안 바뀌니까요.
그렇게 직접 가르치면서 경험을 쌓고, 그 경험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또 공부를 해보고 챌린지를 계속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한국과 해외 가리지 않고, 레벨을 떠나 좋은 비전을 가진 팀에서 축구 코치로서 꾸준히 일하고 싶습니다. 꼭 해외 클럽에서 도전해보고 싶어요. 지도자로서 비전이 있고 한 방향으로 기조가 잘 잡힌 팀이었으면 좋겠고, 그 팀이 발전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전부입니다.
사회적으로 스포츠가 할 수 있는 순기능적인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요. 팀이 우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축구로서 어떤 것을 이뤄보자는 큰 비전 아래, 그 팀에 맞는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 1화: "중학생 때부터 축구 기사를 쓰셨다고요?" - 류호진 님.
✍️ 2화: 아마추어 축구에 진심인 사람 - 박진형 님.
✍️ 3화: "유망하고 어린 선수들을 돕고 싶어요." - 양동인 님.
✍️ 4화. "대한민국의 여자 축구를 더 알리고 싶어요!" - 이윤성 님.
✍️ 5화. "전국의 축구장을 모두 가보고 축구 책까지 쓴 사람" - 장지원 님.
✍️ 6화. "비선출 축덕이 유에파 라이선스를 따기까지." - 홍상준 님.
✍️ 7화. "한국에서도 무리뉴가 나올 수 있을까?" - 박수용 님.
✍️ 8화. "축구가 좋아 영국에서 심판 자격증을 딴 도전기." - 김기용 님.
✍️ 9화. "비선출에 스포츠 전공도 아니지만 축구판 뛰어든 이야기." - 노형탁 님.
✍️ 10화. "축구 공부를 하기 위해 무작정 스페인으로 떠난 도전기." - 장영훈 님.
✍️ 11화.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모든 국가의 축구 직관을 꿈꾸며." - 창박골 님.
✅ DIVE IN은 축구에 뜻과 꿈이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담는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영감과 용기를 얻고 축구판에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나타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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