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선표 Jan 09. 2022

피터 드러커가 1인 창업자에게 전하는 3가지 조언

'작은 귀찮음' 속에 숨어 있는 미래의 독점 시장을 찾아내는 방법

“사람들은 자신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다루는 책을 읽는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인데요. 이번 글의 시작은 제가 이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드리는 걸로 시작해보겠습니다.


2021년엔 피터 드러커가 쓴 책들을 연달아 읽었는데요. 그의 대표작이자 경영학이라는 학문을 창시한 책으로 평가받는 <매니지먼트>부터 시작해서 


<프로페셔널의 조건>, <변화 리더의 조건>, <이노베이터의 조건>, <프런티어의 조건> 그리고 그의 자서전인 <피터 드러커 자서전>에 이르기까지 그가 쓴 책 6권을 읽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피터 드러커의 경영 철학과 전략에 대해 쉽게 설명하고 있는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과 <피터 드러커 씨, 1인 창업으로 어떻게 성공하죠?>, 두 권도 읽었고요



단기간에 특정 분야의 책을 집중적으로 읽는 것 역시 피터 드러커로부터 배운 학습법인데요. 그는 젊은 시절부터 앞으로 3, 4년간 전념해서 공부할 분야를 정한 뒤 이 기간 동안에는 해당 분야의 서적들을 집중적으로 독파해나갔습니다.


그는 살면서 약 40권의 책을 남겼는데요. 이중 절반은 우리가 피터 드러커라고 하면 떠올리는 경영학 분야의 책이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유럽 중세역사, 일본 미술사에 대한 책들이었습니다. 


뚜렷한 학습 목표를 정한 뒤 집중적으로 공부해나갔던 덕분에 이처럼 폭넓은 분야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3년 정도 공부한다고 해서 그 분야를 완전히 터득할 수는 없겠지만, 그 분야가 어떤 것인지를 이해하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 식으로 나는 60여 년 동안 3년 내지 4년마다 주제를 바꾸어 공부를 계속해 오고 있다”


그가 자신의 학습법에 대해 설명하는 말입니다.


<참조> -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를 만든 7가지 지적 경험


<참조> - 미라클 모닝, 피터 드러커처럼 제대로 하는 3가지 비결



2021년에 읽었던 여러 권의 피터 드러커 관련 서적들 중에서도 오늘 말씀드릴 이야기의 바탕이 되는 책은 <피터 드러커 씨, 1인 창업으로 어떻게 성공하죠?>입니다.


제가 이 책을 처음 읽은 건 2021년 3월이나 4월의 어느 휴일이었는데요. 이때만 해도 제가 아직 회사를 다니고 있던 시기였죠. 


그래서인지 ‘1인 창업을 피터 드러커의 경영 철학으로 풀어내다니 재밌는 걸’ 정도로만 생각하고 읽고 넘어갔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책이라 침대에 누워서 쓱쓱 읽어 내려갔죠.


그리고 그 얼마 뒤인 2021년 5월 원래 다니던 신문사를 그만두고 제 회사를 창업하게 됐는데요. 


뉴스룸이나 콘텐츠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주로 경제‧금융 콘텐츠를 제작해 제공하거나, 서비스의 개선점에 대해 컨설팅해 드리는 회사입니다.


<참조> - ‘기업 뉴스룸’ 담당자를 위한 콘텐츠 제작 노하우 3가지


<참조> - ‘듣보잡 스타트업’이 주목받는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3가지 방법



얼마 전 사무실 한구석, 다른 책들 사이에 조용히 끼어있는 이 책을 다시 발견하게 됐는데요.


다시 펼쳐 들고 읽을 때의 느낌은 몇 달 전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확실히 제가 1인 기업을 운영하다 보니 이 책에 나오는 1인 창업자들의 사례가 남 이야기 같지 않았고, 


또 책에서 전달하는 메시지들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생생하게 전달되더군요.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지금 내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와 그 해법들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제가 이 책과 피터 드러커의 책들에서 배울 수 있었던 내용 중에서 1인 기업이나 소규모 기업이 본인들의 사업에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교훈들을 말씀드려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IT/스타트업 전문 매체 <아웃스탠딩>에 기고한 글을 뉴스레터에 맞게 축약한 글입니다. 원문 글 전부를 읽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아마다 유키히로 콘셉트웍스 대표)


이 책의 저자 아마다 유키히로는 일본의 창업 전문 잡지 ‘안토레’ 에서 18년간 편집자로 일하면서 3000명이 넘는 창업자를 만나온 인물인데요. 


이 같은 경험을 살려서 지금은 1인 기업과 소규모 기업에 특화된 경영 컨설팅회사 <콘셉트웍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피터 드러커의 철학을 중소기업 경영에 접목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경영 연구소인 <후지야 매니지먼트 연구소>의 도쿄 긴자 분점 소장도 맡고 있고요.


그리고 야마다 유키히로는 그동안 수많은 창업가들과 만나며 교류하고, 함께 일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한 1인 창업자들의 공통점과 그들만의 원칙을 찾아냈는데요. 


피터 드러커의 다음과 같은 말에 성과를 내고 있는 1인 창업자들의 공통점이 담겨있습니다.



한정된 영역에서의 실질적인 독점을 추구하라


“전면 전략, 창조적 모방 전략, 기업가적 유도 전략은 모두 시장 또는 업계에서의 주도적 지위의 확보를 목표로 삼는다”


“이에 반해 틈새 전략은 시장 통제를 목표로 한다. 앞서 논의한 전략들은 대규모 시장 또는 업계에서 주도적 지위를 획득하려는 것인 데 반해, 틈새 전략은 한정된 영역에서 실질적인 독점을 얻으려는 것이다.”


“틈새 전략은 경쟁에 대한 면역을 기르기 위한 전략이다. 더 나아가 도전을 받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한다.”


“틈새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천한 기업은 실속을 챙길 뿐 명성을 얻는 데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피터 드러커, ‘변화 리더의 조건’ 중에서>



드러커는 이론가일 뿐 아니라 실제로 비즈니스 현장에서 기업이 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들을 제시한 전략가이기도 한데요. 


특히 그의 책 <변화 리더의 조건>에는 다양한 상황에 처한 다양한 유형의 기업들이 제각기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전략들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설명한 전략들 중에서 1인 기업이 택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전략은 ‘틈새 전략’입니다.


앞에 나온 그의 말처럼 다른 대부분의 경영 전략들이 대규모 시장에서의 주도적인 지위 확보를 목표로 하는데 비해 틈새 전략은 한정적인 소규모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독점을 추구하기 때문이죠.


특정 시장의 특정한 타깃 고객 집단에 초점을 맞춘 1인 기업에게 들어맞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다 유키히로는 드러커의 이 같은 틈새 전략을 오늘날 일본의 현실에 맞게 보다 구체화시켜 제시하고 있는데요. 한국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는 1인 창업을 준비하며 가장 신경 써야 하는 점은 대기업이 결코 뛰어들지 않을 작은 시장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창의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도 대기업과의 싸움에서 1인 기업이나 소규모 기업이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까 말이죠.


“큰 물고기에게는 답답하고 괴로운 어항일지라도, 작은 물고기에게는 안전하고 쾌적한 장소입니다. 자기 회사에 맞는 규모의 시장을 발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어서 그는 이처럼 작은 어항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서도 조언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1인 창업자들이 드러커에게 배울 수 있는 두 번째 원칙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뉴스레터 <홍자병법>의 내용을 그대로 옮긴 글입니다. 홍자병법을 구독하시면 매주 지금 이 글과 같은 고급지식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메일 주소만 입력하시면 바로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번거로움 속에 독점의 기회가 숨어 있다


이는 바로 “소규모 기업이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좋은 무대는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번거로운 일에 숨어있다. 소비자 그리고 동종업계의 기존 업체들이 귀찮아하는 일이야말로 미래의 독점시장을 만들어낸다.”입니다.


아마다 유키히로는 고령화라는 사회 트렌드에 맞춰 자신만의 고유한 시장을 확보한 한 정원 관리업체 창업자 미야모토 시게 씨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그가 2009년 일본 군마현에서 창업한 회사는 고객의 주문을 받아 단독주택 정원에 난 풀을 제초하고, 나무들의 가지치기를 하는 회사입니다.


65세 이상 인구가 30%에 달하는 일본에서는 노부부끼리만 살거나 노인 혼자서만 생활하는 비율이 한국보다 더 높죠. 그리고 이런 분들은 마당에 난 잡초를 뽑는 간단한 일도 많이 힘들어하시고요.


미야모토 시게 씨가 ‘앞으로는 고령 인구가 점점 더 늘어나는 만큼,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제초, 가지치기 서비스를 제공하면 승산이 있겠다’는 판단을 하고 창업에 나선 이유죠.



그의 회사는 기본요금 3000엔, 제초작업 1㎡당 100엔, 가지치기 한 그루당 1000엔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노인 거주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고객군을 한정지은 것과 동시에 지리적 범위 역시 압축시켰습니다. 간에쓰 자동차도로에 속한 마에바시 IC에서 반경 5㎞에 있는 단독주택만을 고객으로 삼는다고 정해놓은 것이죠.


그가 이처럼 특정 지역에 거주하는 특정 고객층만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기로 결정한 것은 기존 조경업체들과의 경쟁을 피하며, 틈새 시장에서의 독점을 이뤄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가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이 지역에는 여러 조경업체들이 있었는데요. 이들은 잡초 뽑기와 가지치기라는 제한된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미야모토 씨의 회사보다 더욱 폭넓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정원을 설계한 뒤 나무와 꽃을 심어 조성하는 조원 작업까지 담당하는 더 큰 규모의 업체들이었는데요.


보다 프로페셔널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요금도 개인이 매번 자기 집 정원에 손봐야 할 일이 있다고 부르기에는 부담되는 금액이었습니다. 이 업체들도 개인 주택의 소규모 정원보다는 더 큰 규모의 일감에 집중하고 있었고요.


이런 사실을 파악한 미야모토 씨는 정원이 딸린 개인 단독주택을 타깃 고객으로 삼아 기본적인 제초‧전정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면 기존 조경 업체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있다고 판단했죠. 자신만의 틈새 시장을 찾아냈던 건데요.



물리적인 사업 범위 역시 한정 지음으로써 빠른 성장보다는 꾸준하고 안정적인 이익 창출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잡초 뽑기나 가지치기는 한 번 하면 끝나는 일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계속해서 해줘야만 하는 일이었으니까요.


일단 한 번 고객에게 믿음을 주면 그 고객으로부터 꾸준히 일감이 들어오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틈새 전략을 통해 미야모토 씨는 고객들에게 자신의 회사를 프로 조경업자에게는 부탁할 정도는 아니지만 정원의 거슬리는 간지러운 부분을 해결해 주는 전문가 집단으로 포지셔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사업이 궤도에 올라선 뒤부터는 자신처럼 제초 관리를 업으로 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초 마이스터’ 교육 과정도 운영하고 있고요. 자신의 사업체 운영 경험을 또 다른 수익 창출원으로 삼았던 것이죠.



방금 살펴본 미야모토 씨의 사례는 고객이 귀찮아하는 일, 그리고 시장에 먼저 자리 잡고 있는 동종업체들까지 귀찮아하는 일이야말로 1인 창업자에게는 안정적인 틈새 시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업을 펼칠 이렇다 할 특정 시장이 떠오르지 않을 때 추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관심을 두고 있는 사업과 관련된 일 중에 ‘손이 많이 가고 힘들어 보이는 일’을 써 내려가 보십시오. 그 일들이 장래의 독점 시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큰 시장에는 대기업을 필두로 한 강력한 라이벌이 존재하며, 끝끝내 가격 경쟁을 벌이는 일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작은 시장에는 기본적으로 대기업이 침입하지 않고, 차별화가 제대로 되어있다면 가격 경쟁에 휘말릴 일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1인 창업에서는 시장 규모가 작을수록 유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다 유키히로의 조언입니다.


(분량 제약상 <아웃스탠딩>에 기고했던 원문 글의 30%가량만을 옮겼습니다.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자신의 강점을 바탕으로 한 사업을 기획하는 방법과 1인 창업자일수록 독특한 직함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한 내용을 읽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홍선표 레드브릭(RED BRICK) 대표


<최고의 리더는 글을 쓴다>,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상식>, <리치 파머, 한국의 젊은 부자농부들>


rickeygo@naver.com


(방금 읽으신 이 글은 홍선표 작가가 매주 한 번 보내드리는 뉴스레터 <홍자병법> 글을 그대로 옮긴 글입니다. 아래 링크에서 이메일 주소만 입력하시면 이 글과 같은 고급지식을 매주 한 편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홍자병법> 뉴스레터



(교보문고 북모닝 CEO등 <CEO 추천도서> 5관왕에 선정된 책 <최고의 리더는 글을 쓴다>를 읽으시면 제프 베이조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이나모리 가즈오, 레이 달리오 등 최고의 리더 19인이 글을 쓴 이유 5가지와 글을 씀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5가지 성과를 쉽고, 깊이 있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책 <최고의 리더는 글을 쓴다>에 수록된 글들



- 교보문고 -

- 예스24 -

- 알라딘 -


(110만 유튜브 채널 <체인지 그라운드>에 <최고의 리더는 글을 쓴다>가 소개됐습니다.)


(매주 한 번 홍선표 기자가 보내드리는 뉴스레터 <홍자병법>을 읽으시면 지금 이 글처럼 세상을 더 넓고, 깊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고급지식을 쉽고, 편하게 만나실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메일 주소만 입력하시면 바로 <홍자병법> 뉴스레터를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듣보잡' 스타트업을 위한 보도자료 작성 노하우 3가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