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가 답이다?
개인적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르는 3대 요인은
인구증가와 노동력으로 인한 소득 증가
국가의 고성장
금융경제의 뒷받침
서울 강남의 집값은 광복 이후 지속적으로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노무현 정부 이후로 지속적으로 시행되어온 정책을 비웃듯이 부동산 가격은 우상향하고 있다. 세종시로 정부부처를 옮기고 각 지방 거점에 인프라를 건설하여 서울의 인구는 수년간 오르고 내리 고를 반복하였다. 하나 인구 구조상, 가구 수가 증가함에 따라 부동산 수요는 늘어났고 가격 또한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로켓처럼 솟꾸쳐올랐다.
서울에 살면서 다양한 가구들을 보았는데, 그중 하나가 나와 같은 1인 가구이다. 학부생 때와 서울(시티)에 거주는 해야 하지만 금전적으로 불가능한 1인 가구는 아파트를 셰어 해야 했다. 하지만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는 고소득층 1인 가구와 이사를 할 형편이 안 되는 노년층들의 수가 늘어나고 이들은 서울을 벗어날 이유가 없다. 왜냐면 이들은 의료시설과 깨끗하고 편리한 교통과 인프라, 특히 혼밥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딩크족 (Dink, Double Income No Kids) 또한 마찬가지다. 서울에 거주하는 2인 가족은 대부분 고학력, 고소득 자인 경우가 많은데, 그들에게 있어 워라밸과 데이트 스폿은 서울 거주를 포기하기 힘든 이유 중 하나이다. 상대적으로 여가시간과 금전적 여유가 있어, 다양한 문화생활을 하는데 거리낌이 없지만 출퇴근에 쓰는 시간과 에너지는 매우 아깝다 여길 것이다. 여기에 분류되는 이들이 부모의 도움을 받는다면 강남 & 강북의 신축 아파트에 살 확률이 매우 높다.
3-4인 가구도 마찬가지. 소위 듀크족이라 불리는 맞벌이 가구들 비율이 계속 늘어나는데 학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자녀와 부모 중 한 명이라도(두 명이면 더 좋다) 가까운 데서 근무하는 거다. 그래서 직주근접(직장과 가까운) 주거지가 우선이 된다.
듀크족 (Dewk, Double Employed with Kids). 자녀를 낳은 3~4인 맞벌이 가족의 경우, 자녀의 학군에 포커스를 맞추는면서 부동산 시장의 불문율(不文律)인 ‘직주근접’이 우선시 된다. 대학 졸업 후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직장인들에게도 ‘집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회사’, ‘회사와 가까운 곳에 있는 집’은 ‘로망’에 가깝다.
‘직주근접(職住近接)’은 직장과 주거가 가까운 것을 의미한다. 실제 직장과 집까지의 거리가 가깝거나, 거리가 멀어도 도로나 지하철 등의 교통 환경 발달로 짧은 경우 두 가지 모두 ‘직주근접’에 해당되며 이는 직장인들의 삶의 질을 크게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위의 간단한 가구 분류만으로 충분히 광화문, 여의도, 강남의 신축 아파트들의 가격이 높은 이유가 설명이 되고 이를 반영하듯 항상 수요는 존재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학군 형성이 덜 된 흑석, 마포, 용산, 성동의 부동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유일 것이다. 부동산에 관심이 많이 없던 나도 네이버에 나와있는 부동산 가격을 보면 왜 강남 중 반포 지역의 아파트들이 비싼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전에 거주했던 경기도는 애초에 일자리가 서울과 비교하여 부족하고 경기도권의 신도시들은 전통적인 4인 가구에 초점을 맞춰 설계된 탓에 그 수요가 줄고 있다. 뉴스 기사를 통해 쉽게 화성시 동탄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여 일명 '갭 투자'를 하다 피를 본 투기꾼들이 많다는 것을 알수있다. 참고로 그들이 살고 있는 주거환경은 전업주부가 조용히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적당한 교육환경과 새 아파트 정도, 아빠는 조금 멀지만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가구가 대부분일 것.
해서 신도시들은 초반의 반짝 인기로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불렀지만 정부 정책과 불편한 대중교통 그리고 새로 지어지는 옆 단지들로 인해 감가상각이 이루어져 분양가보다 못한 가격 형성으로 이어지게 된다. 여기서 서울의 재건축을 논하지 않을 수 없는데, 미안한 얘기지만 우리는 이제 논 위에 용적률을 풀로 채워 지은 신도시가 재건축보다 사업성이 훨씬 좋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재건축 & 재개발에는 풀어야 할 수많은 문제들을 야기했지만 시골 논 바닥에 신도시를 올리는 것이 더 싸고 빠른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신도시들이 있는 경기도권에 집을 장만하는 것은 위험하다. 만약 평생 늙어 죽을 때까지 살 작정이면 모르겠지만, 서울로 컴백은 불가능하다. 대체지역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대표적인 베드타운인 동탄, 일산, 김포는 가격 하락과 미분양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역삼과 선릉에 있던 잘 나가는 스타트업이 이사 간 판교는 얘기가 많이 다르다. 충분히 그 지역 공급에 맞는 부동산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평균 급여가 높은 가구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른 지방 도시는? 인구 감소를 시작으로 해당 지역의 세수가 없어 자치능력은 고사하고 소멸되지 않으면 다행인 곳이 훨씬 많다.
최근 몇 년간 서울의 중심지 아파트 가격은 폭등했고 지방의 부동산들은 폭락하고 있다. 앞으론 이런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 때문에 최근 몇 주간 초조한 마음으로 서울의 아파트들을 사러 돌아다닌 상당수의 사람들이 지방에서 현금을 들고 올라온 사람들이었다.
작년 6개월 동안 서울에서 집을 구해보고 느낀 점은 "시장의 가격은 과연 정직하다"이다. 최근 몇 년간 서울의 집값은 폭등했고 지방의 부동산들은 자본잠식으로 내일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회사 같다. 아마 최근 서울에서 집을 둘러보러 다닌 사람들은 나와 같이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왜냐면 지금 아니면 서울에 집을 구하기는 하늘에서 별따기와 같을 테니까.
조금 더 첨언하자면 현재 정부가 하는 정책들은 대부분 허상에 불과한 것 같다. 먼저 부동산 가격 상승을 견인한 것이 재건축 아파트 단지라고 속단해버린 것이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조금만 기다리면 서울 핵심 지역에 신축 아파트에서 살게 되는데 누가 안 살고 싶으랴? 하지만 강남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과거 문민정부 이전부터 있어왔고 부동산 상승은 재건축 아파트가 아니어도 우리에게 다가올 결말이었다.
그런데 마치 정부는 재건축을 막으면 "집값 상승을 당장 멈출 수 있는 것이다"라는 희한한 프레임을 만들어놨다. 똑똑한 이들 덕분에 서울에 들어온 신축의 물량은 줄었고, 그나마 신축이 확정되어 만들어진 곳들은 기존 서울 사람들조차 바라보지 못할 정도로 가격이 치솟아 올랐다.
이제 서울은 세계 어느 도시와 견주어도 꿀리지 않는 대도시로 성장했다. 5평 아파트의 화장실을 집으로 개조해 사는 홍콩 사람들과 도쿄의 작은 캡슐에서 살아야만 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서울보다 높은 용적률과 밀집도를 가졌다. 현재 서울의 인구 밀집도는 과밀한 게 당연한 거다. 반면 서울의 용적률 제한은 지방과 똑같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부동산 공급을 위해 그린벨트를 풀거나 녹지를 훼손한다.
잠실 근처 왔다가 갑자기 펑! 소리 나도 놀라지 마라, 서울에 내 집 하나 없어 내 속 터지는 소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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