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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발의 우동

국물의 담백함이 스며들어 있는 우동맛

by 나는 누군가 Dec 10. 2021

우동은 어떤 맛으로 먹을까. 내용물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기본적인 내용물만 들어간 우동으로 보았을 때 면발과 국물 맛이 우동의 맛을 좌지우지할 것이다. 우동을 일본에서 많이 먹어보았지만 정말 다양한 스타일로 만들어지고 음식점마다 특색이 다른 것이 특징이다. 우동하면 고속도로(갓길에다가 차를 세우고 먹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에서 잠시 끼니를 때우기 위해서 먹는 음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개인적으로 맛있는 우동이 좋다. 면발은 쫄깃하긴 하되 끊어지는 것이 억지스럽지 않아야 하며 그 위에 고명은 파와 김정도가 올라가는 것이 적당해서 좋다. 

우동국물은 음식점에 따라 맛을 내는 것이 다르지만 보통은 가다랭이포와 다시마로 국물을 우려내 깔끔하고 진한 국물 맛이 좋다. 멸치로 육수를 내는 것도 좋지만 조금 더 진득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디포리를 넣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시마, 디포리, 표고버섯을 함께 넣어서 육수를 만들어도 상당히 괜찮은 맛이 나올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 

이곳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우동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면발이 들어간 음식 한 그릇에 10,000원을 훌쩍 넘을 정도로 물가가 많이 올라갔다. 2022년에는 다시 한번 물가가 뛸 것으로 보인다. 한 그릇에 5,000원 이하에 먹어볼 수 있는 것은 이제 라면뿐이 없을지도 모른다. 

면발은 펑퍼짐하지 않으면서도 쫄깃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니 100년 가게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본다. 구워먹는 삼겹살이나 갈비를 제외하고 한국인의 음식에서 육수를 내는 것은 요리를 하는데 기본 중에 기본이다. 멸치나 채소가 들어가는 육수는 부담이 없는 음식 위주로 본질의 맛을 느끼게 하는데 좋고 닭 육수나 소고기 육수는 보통은 재료의 특성이 강한 음식들에 사용하는 편이다. 

면을 다 먹고 나서 육수만이 남아 있다. 필자는 이때가 음식의 마지막 피날레를 보는 느낌이다. 기본적으로 채워야 할 음식을 먹고 나서 조금은 여유 있게 국물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랄까. 그래서 웬만해서 면을 추가로 주문한 적이 거의 없다. 아무리 잘해도 추가로 면이 들어가서 그 맛을 내는 경우를 거의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다시(出汁)로 불리며 영어권에서는 스톡(Stock)이나 브로스(Broth)로도 불리는 육수는 요리의 맛을 한층 살려준다. 아무리 면발이 좋아도 면발에 맛이 안 배어 있다면 맛이 좋을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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