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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방울

열네 번째.

by 운전하는 Y
Cats Coming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674574/


새하얀 도화지에 노란 땡땡이 콕콕

새하얀 눈 밭에 노란 꽃송이 폼폼


사람들이 내게 말해, 너 오늘 카레 먹었지

난 되물었어 내가 카레 먹은 지 어떻게 아냐고

그들 어깨와 손, 눈과 입에 웃음이 섞여

이 칠칠아,

내 옷에 묻었대 내 옷에 카레 묻었대


새하얀 셔츠 입은 날이면 카레가 먹고 싶어

이 사람 저 사람 손 탄 앞치마 두르고, 한 손엔 냅킨도 들고

준비를 마치고 조심스레 한 입 두 입


입가에 묻은 부드러운 노란색 닦아내고

날 둘러싼 앞치마도 살짜기 풀고

어느 틈에 들어왔나


새하얀 셔츠에 노란 방울이

하얀 식탁에 노란 그림이

하얀 젓가락은 노란 젓가락으로

새하얀 마음속 노랑나비 춤추네



새하얀 도화지에 노란 땡땡이 콕콕

새하얀 눈 밭에 노란 꽃송이 폼폼


사람들이 내게 말해, 색이 생겼다고

난 되물었어 내게 색이 생긴 걸 어떻게 아냐고

그들 어깨와 손, 눈과 입에 웃음이 섞여

이 바보야,

나한테 묻었대, 나한테 네가 묻었대


널 만나러 갈 때 난 새하얀 마음을 가지고 가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그렇게 봤을 뿐인데

그 찰나에 지워지지 않는 네가 묻었어


눈가에 남은 너의 모습을 날려 보내고

순간의 환희도 살며시 접어 넣었는데

넌 언제 내게로 와서 날 물들이고 갔나


새하얀 셔츠에 노란 방울이

하얀 식탁에 노란 그림이

하얀 젓가락은 노란 젓가락으로

새하얀 마음속 노랑나비 춤추네








커버 이미지 출처: 사진: UnsplashAndres Perez








*또 카레 먹다가 옷에 흘렸다

진짜 잘 안 지워져ㅎㅎ

그래도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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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