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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 여름, 뜨거운 겨울

열여섯 번째.

by 운전하는 Y
kelly-sikkema-Mw55efS-Ws0-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Kelly Sikkema


살갗이 타들어갈 만큼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도

차갑게 식어가는 사람이 있다


얼음 속에 갇혀버린 심장

얼음성을 두드리는 손발


녹여야 할 것이 많은 그해 여름은

마치 여름 한가운데에 난로를 킨 거처럼

한없이 뜨거웠다


그렇게 얼었다 녹았다를 수차례

어쩌면 속이 다 곯아버렸을지도 몰라


꽝꽝 언 손발에 수증기 걸린 물을 부어 녹인 들

그렇게 붉어진 심장과 손과 발은

차갑고 뾰족한 얼음을 깨고 나온 상처다


살갗을 할퀴고 가는

얼음 섞인 바람 속에서도

발갛게 타오르는 사람이 있다


팔딱이는 심장

심장과 손과 발 상처는

어느새 연한 자욱만


무심히 던져진 말 한마디에

시린 겨울 눈은 솜이불로 탈바꿈했다


그해 겨울, 차갑게 식어버린 사람은

마치 군불을 지핀 구들장처럼 붉어졌다

구들장이 되어버린 사람에게 이불을 덮어줬다




커버이미지 출처 : 사진: UnsplashKate Stone Mathe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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