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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진우 Sep 03. 2022

27. 퇴사하겠습니다

다섯 번째 회사 : 광고회사 E사(7)

 1안인 이직하기, 2안인 작가 데뷔하기. 어쩌다가 1개월 반만에 목표했던 계획안 2개를 이뤄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었다. 퇴사 통보였다.


늘 마지막 근무 날짜가 정해진 계약직 인생만 살아봐서 그런지, 상사에게 퇴사 의사를 밝히는 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멋지게 빡! 사직서가 든 봉투를 책상 위에 올려야 하나? 혹은 비장한 얼굴로 ‘줄 게 있으니 휴게실로 따라오세요!’라고 어느 영화 주인공처럼 말해야 하나?


감을 영 못 잡겠어서 인터넷에 시도 때도 없이 ‘퇴사’를 검색해보았다. 퇴사 잘하는 법, 퇴사 인사말, 퇴사 메일 형식, 사직서 양식 등 다양한 제목의 퇴사 관련 콘텐츠가 나왔다. 참고할 건 많아 보였다. 심지어 퇴사 브이로그까지 심심찮게 있었다. 웬만한 건 다 감상해보았다. 나는 유쾌하게 퇴사하는 어느 유튜버의 모습 위로 내 모습을 덧대었다. 어쩐지 나도 저 사람처럼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그런 긍정적인 마음을 품든 말든, 퇴사 각을 재는 건 쉽지 않았다. 근래 도저히 그만두겠단 말을 꺼내기가 힘든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팀 일정이 (언제는 안 바빴냐만은) 평소보다 곱절은 더 바쁜 상태였다. 재 PT 가 끝나 여유로웠던 것도 잠시였다. 한 삼사일 정도 여유로웠던 것 같다.


그 뒤 바로 마감 기한이 급한 PT 건에 투입됐다. 더불어 다른 프로젝트의 촬영 일까지 겹쳐서 매일매일 팀원들 모두가 촬영장, 편집실, 녹음실 등 동분서주로 뛰어다녔다. 그런데 막내 사원인 내가 어떻게 퇴사 통보를 하겠는가. 나는 원고 투고 합격한 순간부터 말하기 적절한 날을 찾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그냥 질러버렸다. 가장 바쁘고 가장 번잡스러운 날에.


 “잠깐 시간 되실까요?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늦은 시간, 업무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있을 때였다. 서로 수고했단 말이 오고 가는 와중에 내가 불쑥 마 팀장님께 건넨 요청은 정말이지, 상황에 적절치 못한 말이었다.



-여기까지 미리보기입니다-

 혹시 나머지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책<과로사 할래? 퇴사 할래?>에서 감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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