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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얀 Jul 09. 2022

꾸준히 써보는 연습(2020~2021)

에세이 외길인생 8년 차 이야기(2)

1편 보기

https://brunch.co.kr/@whaleyeon/120


#5. 2020년 봄: 문장줍기 뉴스레터

코로나 시국이 닥친 2020년 봄, 오랫동안 고민했던 문장줍기 뉴스레터를 오픈했다. 주제나 사연에 맞는 문장들을 모아서 소개해주는 뉴스레터다.


뉴스레터 이야기는 종종 브런치에도, 인터뷰를 하면서도 써두었지만 다시 요약해보련다.


2020년 2월은 코로나가 창궐하던 시기였고, 나는 친구는커녕 가족도 만날 수 없던 생일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대론 보내기 싫단 생각에 뉴스레터를 뚝딱뚝딱 만들어 보내기 시작했다.


뉴스레터를 참 열심히 썼다. 중간에 종종 한 달간의 휴재를 갖긴 했지만 사전 휴재 외 펑크를 낸 적은 없었다. 술 먹고 토하면서 쓴 날도 있고 마감 안 하고 보내서 새벽 다섯 시에 깨서 마무리하고 보냈던 적도 있었다. 사연을 받아 문장을 추천해주는 문장술사, 피드백 소개 등 다양한 코너를 만들었었고, 블라인드 북 이벤트는 세 번정도 해보았다.


뉴스레터를 운영하면서 재밌는 일들이 생겼다. 블라인드북 시즌 1에서는 글담출판사 협찬을 받기도 했고,  미디어 크리에이터로서 참가해 스티비에서 다른 크리에이터들을 만나보았고, 헤이버니 인터뷰와 블라인드북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스티비 목소리 녹음 광고에도 참여했다.(스티비가 유난히 나를 사랑해주셔서, 참 감사한 맘) 뉴스레터 쓰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이야기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리고 뉴스레터 프리랜서 에디터 제안을 받아보기도 했다. 당시엔 기대만큼의 퀄리티가 나오지 못할 것 같다 판단해서 거절했지만.


또, 사람들에게 뉴스레터 쓴다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이라, "쟤 뉴스레터 쓴데"라고 기억해주는 게 재밌었다. 사실 글을 숨어서 쓰는 편이었는데 뉴스레터를 하면서 나에 대해 드러내는 연습을 해볼 수 있었다.


처음 열 명만 모이면 해야지,라고 생각했던 뉴스레터가 생각보다 사랑을 참 많이 받았다. 4300명이 되는 분들이 구독하고 있다. 막판에 힘들어서 100호가 되자 기약 없는 휴재 중이다.


사실 뉴스레터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거나, 콘텐츠로 돈을 벌거나, 전직을 하진 못했다. 그만큼 노력할 수가 없었다. 내 뉴스레터 특성상 출판사 서평이나 특집호 만드는 게 딱일 텐데, 그런 협업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유일하게 성공했던 협업이 헤이버니 인터뷰와 스티비 크리에이터로서의 활동이었던 듯하다.


문장줍기는 100호로 마감하여 기약 없는 휴재중이다. 현재의 포맷을 유지하면 문장을 모으느라 힘에 부치기도 하고, 이 뉴스레터를 가지고 무엇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나가면서 한 "찬바람 불 때 오겠다"는 말들을 다들 9월 즈음으로 생각하고 있다. 큰일이다. 뉴스레터 포맷 잡으러 가야 한다. 지금 생각하는 포맷은 내 글의 비중을 높이고, 딱 하나의 문장이나 책만 소개하는 정도의 서간문을 생각 중이다. 하지만 일단 열심히 놀고 있다.


관련 링크 모음

문장줍기 아카이브

https://page.stibee.com/archives/59924

헤이버니 인터뷰

https://www.heybunny.io/blog/interview-20211008-sentencepicker

스티비 크리에이터로서의 인터뷰

https://creatortrack.stibee.com/10c8381b-6967-4360-8951-5eb932c576ab

-> 내가 얻은 것: 어떻게든 쓰는 능력, 마감 능력, 콘텐츠 창작자로서의 역할


#6. 2020년 가을: 글쓰기 모임(feat. 뉴스레터 창작자들)


2020년 가을 즈음에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바로 여름의 솜사탕 운영자인 여름님. 뉴스레터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3화 즈음에 만들며 여름님 뉴스레터를 소개했는데, 그 뉴스레터로 나를 기억하고 연락을 주셨다.


그렇게 운영자 여름님, 상천님, 조르바님, 그리고 내가 모였다. 조르바님은 xyzorba 뉴스레터를 운영하시고 평소에 잘 보고 있어서 이분과 글쓰기 모임 하면 좋겠다~ 생각하는데  진짜 뵙게 되어 좋았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가늘고 길게 계속 모이고 있다. 2~3주에 한 번씩 주제를 정하지 않고 쓰고 싶은 글을 써오고, 서로 글을 낭독하면서 소감을 나눈다. 여름님과 조르바 님은 에세이 뉴스레터를 쓰는지라, 여기 쓴 글들이 다음호에 나가는 경우가 많다. 내가 좋아하는 분들의 초고를 미리 읽어볼 수 있는 경험이다.


글을 읽으면서 에세이들도 참 다양하고, 절대 남을 흉내 낼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름님의 글에는 자신의 또렷한 생각이 담긴 솔직하고 다정한 글이라 좋았고,

조르바 님 글에서는 계절감이 묻어나는 차분한 글이라 좋았다.

상천님은 위트와 스토리텔링이 돋보이는 글을 썼다.

내가 그분들을 따라 쓸 수 없는 것처럼 나만의 고유함도 있을것이다.

(나는 시시콜콜한 묘사를 잘하고, 글이 긴데 슥슥 읽힌다는 조언을 받았다.)


또 글의 흐름을 조언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에세이의 특성상 내밀한 글이다 보니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고, 어떤 흐름으로 글을 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 우리는 서로 여기서 피드백을 구하기도 한다. 예컨데 아래 두 글은 원래 하나의 글이었는데 흐름이 이대로 좋은지 고민이 되어 지난번 모임에 들고 갔었다. 흐름상 두 개로 나누는게 좋을거라는 조언을 그대로 따라갔다.


https://brunch.co.kr/@whaleyeon/116

https://brunch.co.kr/@whaleyeon/117

개인적으로 글을 쓰면서 내 이야기를 누가 알아보면 어쩌나, 하는 겁을 덜어낼 수 있었다. 이젠 글을 쓰면서 명시적인 회사 이름 빼고 다 말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회사 다니는 사람들은 모를 수 없는 그런 이야기들. 아마 뉴스레터 새로 바뀌면 이 포맷도 이분들에게 먼저 조언받을 것이다.


사실 내가 위에서 언급한 팟캐스트에 출연한 것도 사실 이 모임 덕분이었다. 바로 조르바님이 만든 팟캐스트이기 때문. 그래서 녹음한 목소리를 들어보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글쓰기 멤버 소개

여름님의 뉴스레터 구독 좌표가 찍힌 브런치

https://brunch.co.kr/@nerf-this/147

개인적으로 참 좋아했던 글. 

https://brunch.co.kr/@nerf-this/180

조르바님의 뉴스레터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33439

조르바님 브런치

https://brunch.co.kr/@zorbayoun/402

->초고를 보고 나도 최고의 하루 써봐야겠다 생각했었다.


상천님 브런치(제일 좋아하는 글 두개를 붙여둔다)

https://brunch.co.kr/@@1idp/271

->저는 글쓰기 모임 지인이니까 (?) 김상천 페스티벌 초대해주세요.

https://brunch.co.kr/@sangchunkim/279

-> 김블링이 될뻔한 사연. 다행입니다...

나, 여름님이 나온 팟캐스트 에피소드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4355/clips/44

->내가 얻은것: 고유한 에세이를 읽는 즐거움, 내 글 스타일에 대한 생각, 초고의 흐름을 조언받을 수 있는 든든한 조언자들


#7.2021년 가을: 백일글쓰기 시즌 1

작년 9월초, 회사에서 백일프로젝트를 모집했었고, 글쓰기, 감사, 운동 모임이 있었다. 회사동료들과 백일글쓰기를 만든 창조주, 로리가 모임장이라니 안 참여할 수가 없었다.


백일글쓰기의 룰은 다음과 같았다.

스물 여덟명이 모여서 만원씩 낸다.(원래는 10만원이라 들었다). 2021년 9월 1일부터 12월 9일까지 꼭 백일동안 글을 썼다. 매일매일 돌아가며 스레드를 열고, 여기에 자정까지 글을 쓰면 출석으로 인정, 9시까지 쓰면 지각이었다. 백일간 쓴 돈은 환급받을 수 있고, 안쓴 돈은 기부가 된다. 나는 글은 꽤 많이 썼는데, 자꾸 잠드는 버릇이 있어서 만년 지각러라 출석률이 닞았다.


백일동안 매일 다른이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건 행운이었다. 로리의 경우 자신의 직업 여정에 대해 글을 썼고("오늘은 여기까지"라는 마무리가 시그니처였다.) 누군가는 부동산 투자 이야기, 누군가는 새벽마다 읽은 책의 이야기를, 또 클래식 이야기를 해주신 분들도 있었다. 글을 읽으며 울고 웃었다. 글을 읽으며 알게 된 분들과 엄청난 내적 친밀감을 쌓을 수 있었고, 왠지 그분이 프로젝트에 계시면 더 반갑게 인사할 수 있었다.


원래는 여기 쓴 글을 엮어서 책을 내겠단 야심찬 계획이 있었지만, 그냥 꾸준히 쓴 것만으로도 칭찬을 해주고 싶었다. 사실 여기서 글을 꾸준히 쓰면서 뭔가 더 써보고싶은 갈증이 생겨나기 시작했으니까.


관련 링크 모음

백일글쓰기 전설의 시작이 여기였군요! 로리의 이야기

https://brunch.co.kr/@rory/3

당시 100% 출석 전설을 찍으신 분의 인터뷰

https://brunch.co.kr/@rory/773


->내가 얻은것: 매주이다 못해 매일 남긴 백일간의 스냅샷, 글쓰기 연습 ,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면서 얻은 내적 친밀감.


다음편 예고

3편 예고) 3편에는 2022년에 "글로 만원이라도 벌고싶다"는 마음으로 쓰게 된 이야기들을 써보려 합니다.:)


(3)2022~ : 글로 만원만 벌고 싶어

#8.블로그 부활

#9.백일글쓰기 시즌 2: 매니저가 되다

#10.업세이에 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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