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여권 없는 계절도 아름답다.
01화
실행
신고
라이킷
17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Suyoung
Oct 18. 2024
여권 없는 계절도 아름답다.
청주 된내기골 메밀밭, 한강
주말에 급히 생긴 자리
때움으로
생애 두
번째의
메밀밭
구경을
갔
다.
이 작은 나라
땅덩어리에
무슨
보
약
을 숨겼길래 이리
철마다
각양각색의 꽃무리를 지천에
피워
사람들을 불러내는지
신기할
지경
이다.
"어떤 계절이
좋았
니?"
밥을 먹다 이 진부한 물음을
새삼 스러이
화두로
올린
다.
살아가면서도
수
없이 바뀌던 그 숱한 감정
,
취향들을 누구에게 정하란 말인가
한 계절
날리던
꽃잎을,
낙엽
을
그리고
쏟아지는
여름비를
보았
던 그 시간들이 모여
한 순간
인생이
되어
있었다
부모
였고
오랜
직업에도
전념한
교사였지만 그
이전에
나 자신인
것도
잊지
못했다
.
그래서 행복했고
또
불행했을
지도
모른
다
.
이제
남은
시간
무엇을
하게 될
까 묻는 시점이
다.
오늘만
사는
것
같이
바쁘
던
젊은
날엔
틈이
나면
나라
밖
여행으로
보상하려
했고
낯선
문화
에
대한
호기심도
컸
다.
명사
들이
남긴 흔적
이나
다른
문화를
접하
던
감동은
은밀
한
자산이
되었지만
코로나를 겪으며
알게
된 내 나라의
계절감엔
필수 영양소 같은 맛이 있
다.
그래서 옛
어른들이
때 되면 꽃놀이를 챙겼던
것인가
나는
여전히 못 가본
지구촌
여행길을 또
걷
게
되겠지만
때 되면
우리
산자락을
물들이는
형형색색의
꽃무리나
숨은
섬들이 내는
밥상
에도
부지런할
참
이다.
평창 메밀
에만
익숙한
우리에게
매우
정겨운 우리말
지명을
가진
충청도
'된내기골'은
청주시
추정리
에
위치한
신생
메밀밭이다.
근래 예능이나 드라마의 배경이 되
면서
핫플이
되었다
는데
원래 메밀을 얻기 위한
밭이 아니라 꿀
벌의 먹이가 될 밀원
을
얻으려는
사유지로
봄에는 유채를
가을이면
메밀
로
온
산을
덮으
려
노력
했
단다.
한
벌꿀 장인의 고생이 더불어
충청도의
멋진
관광명소를 하나
만들었으
니
두고두고 자랑스러운
일이
될
듯..
.
버스
주차
장에서
15
분 정도를
걸어
산 입구까지
가는데
길목에서
부터 가을가을하여
모두들
눈 둘 곳이
바쁘
다.
한창인 코스모스
무리
나
탐스럽게 영근
사과나무
울타리를
한
집들
이며
곳곳에 벌들이 잉잉대는 게
시골 사는 맛이 눈으로
느껴
지
는
동네
다.
경사진
길을 걷느라 좀
힘들었
지만
그다음 시야에
전개되
는
풍경은 눈부심 그 자체다.
평지인
평창과 달리 산허리를 휘감으며 끝없이
채워진
메밀밭
은
아래서 바라보는 시선이나
위에서
보는
전망
모두 탄성이
나온
다.
밭
사이로 젊은
데이트족
과 웨딩촬영을 하러 온
부부들이
많아
요즘 핫한 여행지
맞네
싶었
다.
"10월엔
흰
눈
같은
꽃더미가
이
땅을 또 한 순번
지나가
는
거
구나" 인지하며 양봉상자 위에 잠시 걸터 쉬었더니
분주한 사진작가들의
컷 속에
더불어
잡히고
있
다.
꿀벌의 거주지답게 1개 5천 원씩이나 하는
벌
꿀 젤라토
아이스크림이
곁에서 불티나게 팔린다.
청주시내로 들어와 가성비 좋은 식당을 갔는데 요즘 물가에 수도권에서는
먹을 수
없을
신선
하고 풍성
한
음식들이
차려져
좀
놀랐다.
직접 가꾼
농작물을
아낌없이 쓰시
는 듯...
옛
맛이 살아있는
호박죽을
감탄하며
먹었
다.
이 가을에
여린
소녀
같던
작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되었단
다.
책장에서
잊고
있던
그녀의 시집을 찾
아 다시
머리맡에 놓는
다.
10여 년 전 나의
밑줄들은
너무 차고
강렬한
부분
들이어서
어리둥절하기
조차 하다. 아! 맞다. 나 이제 할머니지...
keyword
계절
청주
메밀
Brunch Book
여권 없는 계절도 아름답다.
01
여권 없는 계절도 아름답다.
02
하회마을의 가을
03
아무 일도 없던 섬
04
밤을 보는 사람들
05
봄이 쉬는 여서도
여권 없는 계절도 아름답다.
Suyoung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12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