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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들 seondeul Dec 31. 2022

결산 서른

노란방의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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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서른_노란 방의 2022

    


3권의 다이어리, 65개의 일기, 28개의 영상, 8번의 특강, 52권의 책을 샀고, 94권의 책을 읽었다. 3묶음의 스케치북에 연습을 했고, a5부터 4절까지 그린 그림이 20장 남짓. 계절마다 엮은 일기가 ‘지금, 여기라는 바로 이 지점에’, ‘그저 다음 그림을 향해’, ‘온전한 힘으로 물살을 가를 수 있다면’ 3편. 읽은 책들을 정리한 독서노트가 4편, 계절 사이마다 화실에서 있었던 일들을 담은 소식지가 어느새 15호까지, 올해는 3편이 나왔다. 그리고 아침 요가와 더불어 가을부터는 운전을 해서 새벽 수영을 다녔다.           




새롭게 좋은 것들: 인센스, 어복쟁반, 장미, 자수, 온수매트, 김환기와 이중섭, 수영, 임윤찬, 유치회관의 해장국, 최강 야구.
여전히 좋은 것들: 작두콩차, 커피, 해리  포터, 요가, 속초, 수채화, 사랑하는 고양이들, 안예은, 리베카 솔닛, 골때녀.     


#요가와 수영 그리고 운전

#그림과 자수 그리고 기록

#책과 전시 그리고 프로그램               






#요가와 수영 그리고 운전




나마스테


2022.5.12.목 /24

아카시아꽃으로 산이 희게 뒤덮인 요즘. 머리 서기를 이틀 연속 성공한 믿기지 않는 날이다. 내가...? 세상에! 6월이 다가오면서 올해의 목표들을 생각하며 내심 초초했는데, 이렇게 또 도달한다. 꾸준히 연습하여 선생님의 도움 없이도 홀로 거꾸로 서 있기를! 참나, 새해의 결심이 혼자 거꾸로 서기라니. 새삼 웃기면서도 멋진 소원이다. 이뤄나갈 것이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재작년부터 이어져온 요가는 올해도 계속되었다. 일주일에 4번 열리는 수업을 모두 출석하는 열심인 기간도 있었고, 하루 겨우 가는 게으른 시기도 있었다. 1년 반 했다고 보기에는 그저 나뭇가지이지만, 평생 할 운동을 드디어 찾았다는 마음이기에 조급하지 않다. 올 한 해가 끝날 때쯤엔 이러한 동작들을 해내길 바라며 작년 달력에 그린 그림이 있다.    


  

달력에 그려둔 목표 아사나들


첫째는 이마가 정강이에 닿는 파스치모타나 아사나. 어느 비 오던 여름날, 문을 활짝 열고 집에서 혼자 아쉬탕가를 하던 중 영원히 닿지 않을 것 같았던 인체의 두 부분이 처음으로 닿았다. 심한 각도의 척추측만증이기에 깊은 전굴은 정말 욕심내지 않았는데, 잊을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초보가 느끼는 고수의 입문 같은 물구나무서기, 시르사아사나. 완벽하진 않지만 선생님이 잡아주신다면 1분 넘게 버틸 수 있다. 성공한 소감은! 떠있는 것과 같이 가벼운 느낌이 나서 신기했다. 제대로 한다면 거꾸로 서기는 상상보다 힘들지 않다. 힘보다는 오히려 중심을 잡는 약간의 요령이 필요한 듯하다. 아직 혼자 완벽하게 할 수 없지만 시도했다는 자체가 스스로가 멋지게 여겨진다.      



가장 기념할만한 일은 엑소시스트 자세인 우르드바 다누라아사나. 성공했다. 그것도 여러 번. 2021년 마지막날에 다른 요가원에 가서 원데이 클래스를 들었는데 그곳의 선생님이 우르드바 다누라아사나를 하지 못하고 애쓰는 나를 보며 ‘어깨가 덜 열려서 그렇다’고 하셨다. 그게 뭐죠...? 그 후로 틈날 때마다 도전해보았는데 정수리만 아플 뿐, 지구를 들지 않는 이상 이건 안 되겠다 생각했다. 다른 일들과 마찬가지로, 정말 어느 날 그냥 되었다. 요가원에서 마무리 시퀀스를 하던 중 그냥 쑥 들어 올려졌다. 하나도 힘들지 않았고, 신기하게 그냥 됐다. 얼떨떨한 마음이었는데, 그 후로 몇 번 더 시도해본 결과, 가능한 것으로 판명이 났다. 이 자세에 성공해야 할 수 있는 다음 단계들이 또 있기에, 앞으로 정밀하게 잘 닦아나가 보려고 한다.      




여름의 요가 수련

아사나의 완성이 요가의 이유는 아니지만, 목표를 세워두고 달성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어 행복했다. 내년엔 다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겠다.      





괴로웠었지만 비로소 즐거운 수영
2022.11.2. 수 /56

아침 5시 반에 일어나 공포 영화 뺨치게 무서운 밤 운전을 하고 새로운 수영장에 다녀왔다. 운전과 수영을 동시에 처리해서 운전이 상대적으로 편안해지는 매-직! 금방 적응하고 신나게 물놀이. 장족의 발전이다. 무려 '신난다'니. 눈물 콧물 토를 지나 즐기는 지경까지 왔다. 당연히 지금도 허우적거리지만... ㅎ     

요가 선생님의 말처럼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지 않는 하루가 되길. 수영과 요가를 하고 나오는 길에 너무 개운하여 깃털 같은 가벼움을 느꼈다. 많은 일이 있었는데 아직 2시다.      



그리고 내 인생에 있어 또 다른 잊을 수 없는 사건 하나. 바로 수영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물을 그저 좋아해서 잘 놀려고 도착한 수영장에서 물 공포증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삽 십 년 만에. 정확하게 말하면 잠수가 불가능했다. 수능도 이렇게 떨지 않았고, 살면서 처음으로 안정제를 먹어봤다. 눈물, 악몽, 구토, 다래끼, 근육 경직을 지나 어디선가 솟아난 이상한 오기를 버무려 지금은 허접한 자유형, 얼굴을 담그지 않아 수월한 배영에 이어 평영 발차기까지 가능하다. 마치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 스카이다이빙에 성공한 후,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된 정도의 기쁨이다. 스스로 이겨낸 일이기에 더욱 값지다. 내년에도 모든 영법을 다 익힐 때까지 배움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집 오는 길의 여름과 가을
수영 가는 새벽, 안개 낀 날

시골인 우리 집에서 어디로 나가려면, 버스 정류장으로 10분을 걸어가서 사오십 분에 한 대인 버스를 타야 한다. 당연히 수영장은 버스가 한 번에 가지 않는 거리에 멀리 있었고, 그로 인해 면허를 딴 채로 방치되었던 운전 실력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주차나 새벽 운전도 충분히 호러인데, 수영의 두려움이 그걸 이겼다. 그래서 어쩌다 보니 해냈다. 지금은 양쪽이 낭떠러지 논길인 집 오는 오솔길이나, 가로등이 없는 외곽도로, 지하주차장의 깻잎주차 등이 수월하게 가능하다. 수영의 존재감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지만, 충분히 올해의 멋진 일이다.                


그러나 이 모든 운동은 12월에 갈비뼈가 부러지기 전까지. 이것도 올해의 큰 액땜. 태어나 처음으로 뼈가 부러져봤다. 허름한 몸을 돌보며 지닌 태도 그대로, 그냥저냥 아끼며 살살 사는 중. 갈비뼈가 부러진 것도, 요가와 수영을 멈춘 것도 한 달이 지나 슬슬 다시 수영이라도 할까 생각 중이다. 브로큰 립 겪은 아빠 친구들도 ‘어휴 뜨끔한데’ 하며 계속 골프 친다 하니, 나도 살살하면 괜찮지 않을까...? 드릉드릉          







#그림과 자수 그리고 기록




그림 그린 봄과 여름
옥수수 마을의 가게들

올해도 모아보니 많은 그림을 그렸다. 주제를 가지고 시리즈의 그림을 그려보는 도전이 의미 있었다. 옥수수 마을의 일상을 여러 장면에 담아 그렸는데, 그 과정은 영상으로도 남겼다. 나의 직업이자 취미이자 능력이자 슬픔이자 위로이자 재미와 행복. 글씨를 쓸 수 있기 전 아주 어렸을 적부터, 밥 먹기 잠자기만큼 지속해온 오래된 행동이다. 여전히, 그리는 일을 좋아한다. 그림 그리고 요가하고 수영하고 또 시를 읽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




겨울부터 가을까지 걸린 자수 작품
실로 그리는 그림

설날에 시작한 자수를 가을에 끝낸 연간 프로젝트도 있었다. 할 줄 아는 기법이 서너 개뿐인 자수 초보는 겁 없이 집과 마당 전체를 기록하겠다는 큰 포부를 가졌고, 그림 그리러 오는 아이들의 언제 완성되냐는 재촉 덕분에 겨우겨우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반복노동을 하는 즐거움을 느꼈다.


업무 다이어리, 개인적인 일기, 그때그때 가볍게 기록하는 독서노트, 분기별로 정리해서 올리는 일기와 계절별 독서노트... 그림은 연습용 스케치북, 시리즈 그림, 수업용 그림, 특강용 그림... 화실의 소식지, 유튜브 영상, 개인적인 영상까지. 그림이나 책에 대해 또 식물, 고양이, 일상, 여행 등 여러 분야의 기록들을 지속해 왔다. 잘해오던 것처럼 꾸준히 또 깊이 있고 세밀하게 지속하기를 다짐한다. 다방면으로 기록하고 공유하는 일은 스스로를 브랜딩화 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이걸 수익과 연결시키는 방법도 풀어내야 할 오래된 숙제.     



      



#책과 전시 그리고 프로그램



봄과 가을의 책탑


올해 읽었던 94권의 책 중 좋았던 것을 꼽자면 ‘더 로스트 키친’, ‘바다의 선물’,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 ‘해리포터 일러스트 판’, ‘보리 새 도감’. 여자 작가들의 책과 한 권의 도감이다.      


'더 로스트 키친'은 고립되어, 할 일 이라곤 먹을 것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행동뿐이었던 청도에서 읽었기 때문에 더욱 와닿았다. '바다의 선물'은 깊은 사유와 알맞은 비유, 읽었던 여름을 떠올리게 해서 골랐다. 리베카 솔닛은 신작이 나오면 바로 사서 읽는 작가 중 한 명인데, 재작년에 읽었던 ‘길 잃기 안내서’와 더불어 올해의 책도 마음의 빚을 진 것처럼 감사했다.   

     


굴 파스타와 함께한 더 로스트 키친
왼쪽은 바다의 선물 중 일부


겨울의 독서노트: 더 로스트 키친 _에린 프렌치

이런 건 인생의 단 한 번뿐이다. 자신의 삶을 가득 눌러 담은 진짜니까. 요리와 버무려진 삶이 담긴 글을 너무 좋아하여 각종 요리 에세이를 독파할 만큼 언제나 흠모하는데, 여기 오랜만에 '찐' 발견이다. 랩 걸을 읽었을 때만큼 좋다. 요 며칠 이 책의 내용에 대해 생각한다. 작가의 인스타도 보고, 유튜브로 영상도 검색해 보았다. 마침 책을 덮은 후에는 굴 파스타와 토마토 스튜를 화이트 와인과 함께 점심으로 먹었다. 완벽한 주말! 상황이 허용된다면, 로스트 키친에 꼭 가보고 싶다.       

추신. 아버지 짝사랑은 그만두시길 잘하셨습니다. 구원은 셀프.     


봄의 독서노트: 바다의 선물 _앤 모로 린드버그

혼자 있는 시간과 내면의 고독을 바다의 선물들에 비유하여 풀어나간 책이다. 비유와 기승전결이 쉽고도 아름다운 말들로 순서를 기다리며 파도처럼 다가온다. 소라고둥 파트에서는 소라고둥에 비유되는 여성의 삶과 간소한 일상에 대한 감사가 담겨있다.  아주 예전에 쓰인 글임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들. 오십 년 전이어도 좋은 것은 시대를 넘나 든다.     


봄의 독서노트: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 _리베카 솔닛

그냥 펴서 보면 알게 된다. 퍽퍽 찔리는 문장들. 이런 사람들의 글자에 빚을 내어 하루 더 살아간다. 첫 스무 페이지 정도를 읽고 벅차서 닫았다 다시 편다. 한 숨에 읽기 아깝다. 모든 문장을 다 밑줄 치기엔 무의미하여 연필을 내려놓고 다음 장을 넘긴다. 작가의 다른 책들로 접한 정보 덕분에 혼자 내밀한 친밀을 가지고 있지만, 또 새롭게 엮어내는 능력에 감탄한다. 작가의 책들 중 이 책이 어땠는지를 판단하고자 했지만, 좋은 책은 잘라서 맛볼 수 없듯, 그저 멋진 한 조각이다.                     




멋진 새와 해포존, 콘서트까지


보리 새 도감은 ‘보리 세밀화로 그린 식물, 동물도감’을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너무나 사랑하고 가까이에 두고 항상 들춰보는 나로서는 반가운 발견이었다. 땅에 붙어살며 자연스럽게 새에 관심이 생기에 되었다. 화실 안까지 들려오는 딱따구리와 뻐꾸기 소리와 단체로 장례식을 치르는 물까치, 노란 깃털이 아름다운 박새와 행운의 상징 후투티까지. 보리 식물도감을 구석구석 뜯어먹고, 주변의 식물들로 직접 도감을 만들었던 어린 시절처럼 관심이 생기면 도감을 먼저 펼쳐본다. 하나씩 알게 되고 친해지며 더 많은 걸 배우고 싶어 읽게 되었는데, 간단하면서도 깊이 있는 설명과 깃털 한 올 한 올 그려진 아름다운 그림들이 감동적이었다.


여름의 독서노트

작년의 독서노트를 보니, 지난여름 또한 왕성한 읽기를 한 걸 보면, 독서의 계절은 여름이다. 이글이글한 땡볕과 거친 빗금을 내리는 장마 아래, 무성하게 자라는 풀과 잡초가 가진 에너지를 받아 기운을 낼 수 있었다.                


여름, 오랜만에(라고 말하기엔 매년) 해리포터 정주행을 마쳤다. 일러스트 판으로 불의 잔까지 보고, 남은 뒤쪽은 보물처럼 가지고 있는 구판으로 읽었다. 새로운 시리즈가 나오고 또 번역되기를 기다렸다가 코피 흘려가며 허겁지겁 읽고, 다시 기다림을 지속해온 해리포터 키즈로서, 해리포터는 쌀밥 같은 거다. 다른 책들을 읽는 사이사이 시동을 걸어주는 것. 여전히 재밌고, 또 새롭다. 오십 살에도 판타지를 읽을 마음의 여유와 여려 권의 책을 후루룩 읽을 체력이 남아있어 이 시리즈를 여전히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리핀도르 목도리 매고 본 아즈카반 오케스트라 공연도 좋았다. 내년의 불의 잔을 기다린다.           






2022.11.10. 목 /58     

같은 그림도, 노래도, 책도 전류가 통하는 때가 따로 있다. 책과 티브이를 보면서는 내로라하는 울보인데, 전시를 보며 운 것은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릴 때여서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하다. 찌릿! 연결되는 그 순간들 위해 다른 것들도 부지런히 흡수해야겠다고 생각한 가을밤이었다.     

+) 주말을 눈물의 여정이라고 칭한 이유는 거니전 이후에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보고 또 한 번 오열했기 때문이다. 두 가지의 일이 하나처럼 여겨져, 마음 깊이 좋았다.          



올해 본 9개의 전시 중 알부스 갤러리에서 열렸던 이규태 작가의 <순간의 기억>, 북서울 미술관의 <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 서울 현대미술관의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이중섭> 세 번의 방문이 특별히 좋았다.


 이규태 전시에서는 도대체 무슨 색연필이기에 이렇게 부드럽고 색감이 아름답지, 이런 색연필 있으면 좋겠다, 했는데 이미 가지고 있던 색연필이어서 재료 탓도 못했던 순간, 빛 전시에서는 터너의 작품을 실제로 보고 느낀 압도감, 이중섭 전시에서는 저녁의 미술관과 절절하여 눈물을 흘렸던 은지화가 기억에 남는다. 이규태는 나도 그리고 싶게 한다는 점, 빛은 전시의 구성이 인상 깊었고, 거니전은 작품 자체가 울림이 있었다.





친구들이 인정하는 도파민 중독자로 각종 책, 음악, 유튜브, 티브이, ott를 통한 프로그램 모두 바삭하다. 새로운 것도 부지런히 보고 좋아하는 건 집요하게 복습한다. 올해 재밌게 본 건 최강야구, 웬즈데이, 환승연애 2. 여전히 재밌는 건 수요일엔 골때녀! 7초에도 골을 넣는 감동적인 경서기의 활약이 있었던 발라드림과 불나방의 승격전, 그리고 얼마 전 소리 지르며 보았던 원더우먼 아나콘다 전이 최고였다. 정종연의 노예로서 지니어스, 소사이어티 게임, 여고추리반 시리즈와 더불어 퀸즈갬빗, 노다메 시리즈는 여러 회차의 정주행을 마쳤다. 작년에 흠뻑 빠져 즐거웠던 영화는 ‘듄’이었는데, 올해는 마스크를 다 적실만큼 감동적이었던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에에올을 최애로 뽑겠다. 오랜만에 마음 깊이 곱씹을 것이 있었던 영화였다.     









2022.1.14. 금 /1

새해에는 많이 읽고, 부지런히 기록하고, 깊게 사유하길. 무엇보다 건강하길. 이 모든 것들을 위해 반복해야 하는 작은 일들을 기꺼이 해내자고 다짐해 본다. 다시 틈틈이 매일을 기록하며 선명하고 두터운 시간의 밀도를 만들어보자!


봄의 독서노트

녹아들기 전에 좋은 것들은 잘 걸러 적어두고, 그러기 위해 스스로와 주변을 자주 살펴보도록 한다. 그로 인해 위의 책에서 말한 '나 자신의 평화', '생활의 간소화', '내면의 고요', '창조적 활동'이 꾸준하고 깊게 이루어지길 응원한다.


내년에는 건강하고, 발전하고, 다정할 결심을 세워본다. 이루고자 하는 내용들을 합쳐 스스로와 하는 다섯 가지의 약속을 만들었다. 1. 순간의 기분보다 루틴 믿기. 2. 여러 배움에 모든 걸 아끼지 않기. 3. 건강 챙기기. 잘 재우고 먹이고 씻기고 치우고 입히자. 4. 할 땐 미적거리지 말고 딱 하기. 도전은 바로바로. 5. 주변 사람들에게 잘하기. 마음 표현 많이 하자.        

   




그저께 본 알쓸인잡에서 인생의 마디에 대해 이야기한 장면이 생각난다. 한 해의 마무리라는 마디를 빌려, 매듭을 지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그 누구보다 소소한 이벤트와 작은 변화를 진심으로 대해왔다. 여태껏 인간관계나 대학과 직업, 향후의 거취 같은 중요한 일 앞에서, 뿌연 빛이어도 로망을 따라 행동해 왔다. 앞으로도 잘 해온 것처럼 작은 마디들을 부지런히 챙기고, 큰일은 철저히 로망을 실현하기로 다짐한다.     

 

 서른을 마무리하는 크리스마스 날, 아직은 조금 고여 있는 동심을 다행이라 여기며 디즈니랜드의 불꽃놀이를 봤다. 그리고 돌아와 익숙한 방에서의 낮은 웃음과 깊은 잠. 곧 더하기 일의 해가 온다. 인생의 변화 앞에서도 유연하고 또 단단하게 나아가길. 스스로를 믿게 되는 삼십 대! 꽤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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