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사진첩을 보다, 빨갛게 물든 단풍잎 사진을 보았다.
“단풍은 엽록소의 무덤이래.”
아이의 말에 순간, 사진 속 단풍잎이 조금 다르게 보였다.
나는 그동안 가을이 오면 은행잎은 노랗게, 단풍잎은 빨갛게 변한다고
그저 당연하게만 여겨왔던 것 같다.
단풍은 새로운 색이 아니라, 엽록소가 물러난 뒤 본래의 색이 드러난 것이다.
이른 아침,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일찍 학교에 도착하면
책을 읽거나 운동장을 걷는다고 한다.
일찍 등교한 아이들을 위한 학교의 규칙이다.
대부분은 운동장을 걷지만, 책을 읽는 날이면
읽은 문장이나 인상 깊었던 표현을 툭 던지듯 들려준다.
아이들이 읽는 책을 지필하는 분들은
시인인가 싶을 정도로,
짧은 문장 속에도 오래 머무는 여운이 있다.
그런 책들을 통해 아이들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따뜻하고 바른 마음으로 자라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