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온 밤을 버티고 선 그리움이 거칠어질 때
연애도 없이 사랑만 있다거나
기다림이 끊어지지 않을 때
나도 가끔은 강물이 된다
바다가 보고 싶어 산을 오를 때
고집 센 어둠을 만난다거나
눈물이 나는데 배도 고플 때
나도 가끔은 강물이 된다
밤이 오래도록 새벽이 오지 않을 때
가뭄 끝에 쩍쩍 금이 간 빈 하늘을 본다거나
첫눈도 없이 눈사람이 보고 싶을 때
나도 가끔은 강물이 된다
떠난 그대 돌아올까 죽지도 못할 때
길 아닌 곳으로 마음이 휘어진다거나
어줍은 시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할 때
절벽을 뛰어내리는 강물이 된다
나도 가끔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