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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담 May 08. 2023

딱 좋은 날

고백

딱 좋은 날 


         

첫눈도 없이 불쑥

겨울이 들이닥치고

군데군데 금이 간 세월 사이로

숭숭 바람만 넘나드는

그런 날은 

    

돌아갈 곳도 없는데

어김없이 밤은 찾아오고

내가 잠들기도 전에

별들이 먼저 죽어버린

그런 날은 

    

그리 깊지 않은 어둠에도

새벽은 길을 잃고

스스로 감옥이 된 그대

절벽으로 뛰어내린

그런 날은  

   

소주 한 잔 권할 무덤도 없이

떠난 그대 그리워

빈 하늘에

감나무 한 그루 심어보는

오늘 같은 

그런 날은

한잔하기 좋은 날 

    

사랑하기 딱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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