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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담 May 06. 2023

나도 가끔은

고백

나도 가끔은


          

온 밤을 버티고 선 그리움이 거칠어질 때

연애도 없이 사랑만 있다거나

기다림이 끊어지지 않을 때

나도 가끔은 강물이 된다 

    

바다가 보고 싶어 산을 오를 때

고집 센 어둠을 만난다거나

눈물이 나는데 배도 고플 때

나도 가끔은 강물이 된다 

    

밤이 오래도록 새벽이 오지 않을 때

가뭄 끝에 쩍쩍 금이 간 빈 하늘을 본다거나

첫눈도 없이 눈사람이 보고 싶을 때

나도 가끔은 강물이 된다    

 

떠난 그대 돌아올까 죽지도 못할 때

길 아닌 곳으로 마음이 휘어진다거나

어줍은 시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할 때

절벽을 뛰어내리는 강물이 된다

나도 가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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