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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항의

애매한 타이밍의 숨겨진 모험-아홉 번째 이야기

총12편으로 구성된 중편동화입니다.


제9화. 자연의 항의      

    

“벌써 10분 15초나 지났어.”

“마음만 다급하면 뭐 해?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         

 

마음만 급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내게 애매가 콕 집어 이야기했어. 애매는 생각을 다시 해봐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한심한가 봐. 시간과 공간, 우주를 다 돌아다니며 여행하는 타이밍이 자연의 속임수에 넘어가 이 지구에서 너무 급하게 처리한 것이 못마땅해.          


“저 벽을 아이들이 어떻게 뚫어? 가능하다고 해도 시간이 부족해”

“자연이 준 미션이야! 저 아이들이 아니어도 누구나 거쳐야 되는 미션이라고”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자인지 실험해 보는 거 나도 알아! 그런데 벌써 10분에서 15초나 흘렀다고!”

“이대로 가다간 시간이 흘러 15분이 되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거야!. 아이들은 좌절하고 엄마는 인터넷에 갇히고 자연은 테러를 일으킬 거야!”

“알았어. 알았어. 다시 자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꿈이한테 가보자.”     


나와 애매는 또다시 꿈속으로 들어갔어.

이미 꿈속에서는 나무, 새 등 자연에 해당하는 꿈속 주인공들이 모두 모여 있어. 그리고 하얀 나비에게 자연 친구들이 항의를 하기 시작했지.


# 자연의 항의


“저 어린아이들이 무슨, 우리의 약속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아니 나도 이 아이들이 우리의 약속을 지켜 줄 주인공일지 생각도 못했어.”     

 

자연에게 나비가 대답하며 꿈이를 바라보았어.       

   

“방금 한 약속 취소합니다!”     


하얀 나비의 날개가 더 요란하게 팔락거리고 동물과 식물들이 하얀 나비의 말에 “다시 해라! 다시 해라!” 피켓을 들며 항의했어.     


“잠시만요. 조용히 해주세요! 저 아이들에게는 가능성이 있어요. 그래서 자연 여러분들도 미션을 준 거 아니에요?”

“미션? 그건 우리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지 실험하기 위해서 만든 거죠. 그런데 타이밍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 아이들과 연결된 거죠. 우리 생각과 뜻은 전혀 안 들어갔어요!”      

     

나비는 더 요란하게 날갯짓을 해. 항의하던 자연들도 꿈속에서 나가려고 움직이고 있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동물들이 마치 벌레떼처럼 모여서 나가려고 준비해. 마치 인터넷 법정에서 아이들이 나가듯이 동물들도 꿈에서 나가려고 하는 것 같아.

꿈이는 매우 당황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나가려는 동물들을 잡았어. 이 모습을 보게 된 나와 애매도 자연에게 다급하게 소리쳤지.          


“인간들처럼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마세요! 저 아이들은 해낼 수 있어요!”

“시간이 없어요. 벌써 15초나 흘렀다고요! 10분 15초!”     


애매도 시간을 알려주며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해결해 보려고 애썼어. 이때 나비가 우리를 향해 날아왔어.     


“너희들은 첫 만날 때부터 날 무시했지. 나비가 연약하다고? 대변인 역할을 어떻게 하냐고?”

“아니야 그건 오해야” 우리는 손사래를 쳤어.

나비는 타이밍과 애매 머리 위에서 날개를 접으며 잠시 멈추고,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어.


“인간 세상에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어. 지구의 동쪽인 대한민국 어느 한 곳에서 일어난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의 반대편 미국 뉴욕에 비바람과 함께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지. 자연은 위대해. 아무리 작고 연약해도 큰 힘을 가지고 있어. 이제 15분이 되면 알게 될 거야!”    

  

나비는 팔랑팔랑 움직이는 날갯짓을 잠시 쉬면서 날카로운 눈빛으로 우리를 째려봤어.  

   

#. 마음의 벽     

벽은 보기에는 매우 단단해 보이지만 몸으로 부딪치거나 힘을 가하면 고무처럼 파이기만 하고 깨지지 않아. 노리는 다시 한번 벽에 몸을 부딪쳐봤어. 만약 현실이었다면 몸에 멍이 들고 뼈가 부러져 미칠듯한 통증을 느꼈을 거야. 비록 안 다쳐서 다행이지만 이 벽을 깨야 해.        

저스티스도 노리처럼 벽에 몸을 부딪쳐 깨려고 여러 번 시도했지. 그런데 반대쪽에도 누군가가 있다고 느꼈어.          


“거기 누구 있죠?”

“누구세요? 여긴 어딘가요?”

“저도 몰라요. 하지만 바람을 타고 여기에 왔어요”          


노리와 저스티스는 벽에 두 손을 기댄 채 대화를 하기 시작했어. 신기하게도 벽은 산의 절벽처럼 견고하고 높지만 두 사람의 목소리는 옆에 있는 듯 가깝게 들렸지.

서로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목소리로 비슷한 나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어.          


“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었니?”

“엄마를 잃어버렸어. 내 잘못으로, 난, 나쁜 아이야!”          


노리와 저스티스는 상대방의 얼굴을 볼 수 없지만, 이상하게도 서로가 지금의 상황을 다 이야기할 수 있을 거 같았어.     


“난 엄마와 싸우는 네가 부럽다. 난 전쟁으로 인해 아빠를 잃어버렸어.

엄마는 배고파하는 가족들을 위해 몸의 신장을 팔았어.

동생들은 배고파서 울고 제대로 자지도 못해”

“넌 너를 믿어주는 엄마 아빠가 있어서 좋겠다. 엄마는 나를 매일 무시해. 매일 뭐가 되려고 이러니? 말할 때마다 마음이 찢어지듯이 아파. 난 결국 아무것도 못하는 아이인 거 같아 답답해”          


서로 같은 듯 다른 듯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의 문을 열고 있었지.     


노리와 저스티스가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주자 벽에서는 가족들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어. 마치 영화관에 앉아 스크린을 향해 영화를 보는 듯. 그동안의 일들이 펼쳐졌어.     


“엄마! 엄마!”          


노리는 엄마를 저 멀리 다른 곳에서라도 들리도록 지금의 엄마를 목 터지게 불렀어. 캄캄한 네트워크 안에서 헤매고 있는 엄마에게 순간 벽이 보이기 시작했어.

이 벽의 천정은 하늘과 닿아있는 것 같아. 벽이 엄마를 이끌고 있지만 사실 이 벽은 너무 단단하고 깰 수가 없을 정도로 강하지.  

제1화  자기소개 그리고 애매한 명령

제2화 잘못된 안경

제3화 네트워크 어린이 법정

제4화 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제5화 잘못된 선택

제6화 리셋의 위험

제7화 자연의 경고

제8화 선택 그리고 미션

10화 자연의 테러

제11화 게임

제12화 증인 그리고 마무리


이전 09화 선택 그리고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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