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영상 속에는 거실이 보이고 그곳에 엄마와 한 남자아이가 있는데, 엄마는 종이를 펼쳐보고 손이 떨리는 바람에 종이가 파르르 떨려.
“아니 이게 뭐야? 60점? 엄마가 학원도 네 곳이나 보내는데 60점이 뭐야?”
“너 학원에서 게임했니? 졸았니? 학교에서도 잤니? 왜 이러는 거야”
남자아이는 고개를 숙인 채 눈도 마주치지 않아.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은 듯 얼굴을 창문 쪽으로 돌려.
다음 화면이 넘어갔어. 그 남자아이가 책상 위에 앉아 있네. 어라? 그림을 그리는데 하루 일정표야. 공부하는 시간도 그리고 있어. 아무래도 마음을 잡고 있는 듯한데.
연필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두 팔을 올리며 기지개를 켜어! 어느 정도 만족한듯한 모습이야. 그리고 시계를 바라보며 자신 있게 말해.
“딱 10분만 게임하고 공부하겠어. 진짜로!”
그런데 1분 후 방문이 활짝 열리네. 엄마야! 갑자기 얼굴이 빨개지더니 발을 디딜 때마다 코끼리 발처럼 큰 소리가 나면서 아이에게 다가왔어. 마치 책상의 책이 지진으로 흔들리는 거 같아.
“너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니? 엄마한테 혼난 게 언제라고 바로 게임이야?”
인터넷 법정에 있는 오른쪽 큰 모니터 창에서 메시지가 올라가기 시작했어. 꼭 1초에 한 메시지가 올라가듯 다양한 언어로 아이들이 반응을 하고 있어
내가 메시지 내용을 읽어줄게. 잘 들어봐.
“아이 마음을 몰라준 죄는 맞네요. 하지만 우리 엄마도 그래요. 혼나면 엄마들도 법정에 서야 하나요?”
“저희 엄마도 시키는 대로만 하라고 해요. 그런 엄마 많을 텐데요?”
“타이밍이 안 좋았어요. 10분 후에 엄마가 들어왔으면 좋았을 걸요.”
"우리의 첫 재판이 잘못된 거 같아요."
"저는 세상을 나쁘게 만든 전쟁을 만든 정치인을 혼내고자 가입한 거지, 엄마를 혼내려는 게 아니에요"
사실 오늘, 이 법정은 아이들 스스로 네트워크를 통해 만든 첫 소송 전이었어. 그런데 시작부터 잘못된 거 같아. 전쟁을 일으킨 사람들이 아닌 아이들을 사랑으로 키우는 엄마가 죄인이라니 말이지. 어? 아이들이 네트워크에서 바로 탈퇴하기 시작하네. 나가기 버튼이 마구 깜박 거려. 아마도 지금 이런 상황이 아이들한테는 큰 충격으로 다가온 거 같아. 그런 모습에 어린이 판사, 저스티스는 얼굴이 점점 어두워지면서 소리치네.
"제발 기대려 주세요! 잘못된 것은 함께 풀어봐요!
아이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
"우리는 이 세상을 바르게 바꿀 수 있는 희망이에요!"
한 사람이라도 잡고 싶어 열심히 소리치고 있어. 하지만 텅 빈 인터넷 네트워크에서 울려 퍼질 뿐이지.
"미안해, 미안해."
내가 나지막하게 말하자 애매가 날 힐끗 보고 있어
"사실 고백할 게 있어. 내 마음이 찢어질 거 같아."
"타이밍! 너 뭐가 있구나. 그렇지?"
고개를 숙인 채 말을 조심스럽게 이어갔어
"예전부터 나는 전쟁 속에서 힘들어하는 이 아이, 저스티스를 보고 있었어. 왜냐고? 그녀는 어리지만, 누구보다 몸과 마음으로 행동하는 것이 빨랐어. 무엇보다 엄마 아빠를 생각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 참 이뻤어."
"그래서?"
"내 귀에는 저스티스의 목소리가 들렸어."
저스티스의 모습이 타이밍과 애매 앞에 다시 비쳤어. 그리고 저스티스의 목소리가 들려.
"사랑하는 아빠와 엄마를 지켜줘야 해. 난 어리지만 어떻게든 극복해 볼 거야!"
나 타이밍은 다시 애매에게 용기를 내어 설명하기 시작했어
"저스티스는 매일 동생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죽어가는 지옥 같은 현실 속에서도 자신이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진 아이였어. 그래서 나 타이밍은 아이의 아픔을 위로해 주고 싶었어."
장면이 다시 돌아가고 한 아이가 행동으로 노트북을 켜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는 거야. 아직 타이밍은 아니었지만 나는 이게 바로 때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네트워크를 연결했지. 순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아이의 글은 순식간에 퍼졌어. 모두 저스티스가 쓴 글을 보고 감동을 받아 세계의 어린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거야. 어린이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지만 어른들보다 행동은 더 빨라. 그것이 바로 온라인 법정을 세우게 된 힘이었지,
"이 모든 상황이 네가 만든 거야!. 네가 지금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이제 알겠지?"
애매가 나를 째려보며 무섭게 쏘아붙이는데 터질 거 같아. 애매도 나도 부들부들 떨고 있어. 애매도 나처럼 흥분하는 거 처음 보는 거 같아.
"네가 때에 맞지 않게 네트워크를 연결해서 그 삐져나간 선이 저 아이의 안경에 연결된 거야" 다시 한번 강조하며 "안경을 쓰면서 그 네트워크가 저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으로 연결된 거지. 그래서 지금의 상황을 만든 거라고!" 애매가 나에게 화를 냈어.
"알아! 그런데 난 그 아이의 의지를 보았어. 전쟁 속에서도 어떻게든 극복해 보려는 그 아이의 의지!핑계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 타이밍은 진심이었어."
"다 때가 있는데 너는 기다리지 않고 때를 무시했어. 너의 성급한 판단으로 세상을 정정당당하고 바르게 이끌 저스티스와 아이들의 꿈을 지금 무너지게 만들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