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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애매한 타이밍과 숨겨진 모험 - 네 번째 이야기

아이들의 시선으로 사회와 환경문제를 담은 총12편의 중편동화입니다.


4.  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같은 시간, 아이의 엄마는 병원에 있어. 평소에 앓고 있는 병으로 온 거 같은데 침대에 누워있는 엄마의 모습이 약간씩 떨리고 있어.

어 사람들이 들어오는데? 의사와 간호사 아닐까?. 수술하러 오는 거 같고 미니 휴대용 냉장고 같은 것을 준비하는데?   

  

“당신은 신장을 팔기 위해 이 곳에 오셨습니다. 맞나요?”

“네 맞아요! 최고로 높은 가격으로 쳐주시겠어요?”

“저도 그러고 싶지만 가격은 정해져 있습니다. 200달러 어떠세요”     


아이의 엄마는 대답 대신 눈을 지그시 감아.     

배고파하는 세 남매의 모습이 보여. 배를 움켜 진 채로 먹을 것을 사서 아이들에게 주는 상상을 해. 아이들은 음식을 입에 다 구겨 넣어. 엄마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눈물을 훔쳐.    

 

“팔겠어요.”     


그리고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 신장 하나를 200달러에 판다는 종이에 이름을 써.


의사가 곧 엄마의 얼굴을 가리고 가방 든 사람이 차디찬 병원 침대에 엄마를 누우라는 손짓을 했어. 누워있는 엄마의 등이 조금씩 흔들려 그리고 눈에서 눈물이 떨어져.


“아니 어떻게 사람의 신장을 사고 팔 수 있어? 저거 불법이야! 신고해야 돼.”     


애매와 나는 저 사람들을 괴롭히고 싶었어. 하지만 네트워크 세상에서는 아무 때나 때를 연결하면 안 된다고 했어.      


“나 타이밍, 정말 화가 나 머리끝까지 열이 올라간다는 느낌을 알 거 같아.”     


사실 나는 저런 나쁜 사람들을 향해 보이지 않는 주먹으로 때릴 수 있지만, 하늘에서 허락을 하지 못하니 기다릴 수 밖에 없어.

 이럴 때 답답함이 너무 커져 내가 부서지는 거 같아.     


“지금은 신장을 팔아 배고픔을 이겨낼 수 있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해서 먹고살아야 할지 막막할텐데”     

역시 애매다운 이야기고 맞는 말이야.     


“사람의 신장을 200달러에 사다니.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거 같아.  그런데 어린이 법정이 어떻게 만들어진 거지?"      

애매의 질문에 내가 소스라치게 놀랐어. 애매가 마치 나에 대해 아는 것 같아 조심스럽게 대답했어.     


"전쟁이 나기 전 아이는 평범한 가정에서 컴퓨터를 하며 공부를 하고 미래를 꿈꾸던 아이였어. 이름은 저스티스야. 정정당당하다는 뜻이지.”     

나는 조심스럽게 말하면서 애매의 눈치를 보았어.     


“계속 이야기 해”

“엄마 아빠는 이 아이가 세상을 정정당당하게 이겨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었대.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갔지. 그런데 전쟁이 나니 이 모든 것이 순식간에 사라졌어."  

    

난 시간을 좀 더 최근으로 다시 돌렸어. 애매에게 이 상황을  좀 더 설명하기 위해서지.     


다시 몇 개월 전이야. 공습이 끝나고 나면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 건물에서 나와 필요한 물건을 찾기 시작해. 저스티스도 마찬가지로 잿더미 속에서 필요한 물건을 찾고 있었어. 그런데 먼지 속에서 누군가의 노트북을 발견했어. 회색 잿더미 속에서도 은색 노트북은 반짝반짝 빛나는 거 같아. 저스티스는 노트북을 열고 전원 버튼을 켜. 물론 저스티스는 학교에서 배웠던 컴퓨터 교육으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어. 그리고 인터넷에 글을 올려 지금의 모습을 알리기 시작했어.               


"탕! 탕! 탕!"


인터넷 법정에서 울리는 소리로 애매와 나는 갑작스럽게 현재로 돌아왔어.


법정에서 저스티스는 판사봉을 두드리고 침착하게 엄마를 바라보며 말하기 시작했어.          


"저는 전쟁 속에서 가족을 잃었어요. 아빠는 나라를 구한다고 전쟁에 참가했고, 아직도 살아계신 지 돌아가셨는지 확인이 안 되어요. 엄마가 저희를 키웠는데 먹을 게 없어서 자신의 신장을 팔았어요. 그런데 감기에 걸려 아파하고 계세요.

지금은 면역력이 약해져서 제대로 일을 하실 수 없는 상황이에요. 동생들은 매일 배고파 울고 있고. 그래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았어요. 그게 바로 인터넷 법정이에요. ”     


아이는 숨을 다시 고르고 말을 이어갔어.     


“다행히 세계의 어린이들이 함께해 주어서 어른들이 모르는 인터넷 법정을 열게 된 것이에요. 여기는 잘못한 사람들을 어린이들이 서로 네트워크로 추천해서 법정에 세워요. 분명히 잘못한 게 있을 거예요"          


엄마는 이 말을 듣고 나지막하게 입술을 움직이며 말해.

"저에게 죄가 있다면 가족들의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한 것일 거예요. 그렇다고 여기까지 오나요?"



제1화  자기소개 그리고 애매한 명령

제2화 잘못된 안경

제3화  네트워크 어린이 법정

제5화 잘못된 선택

제6화 리셋의 위험

제7화 자연의 경고

제8화 선택 그리고 미션

제9화 자연의 항의

제10화 자연의 테러

제11화  게임

제12화 증인 그리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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