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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김치냉장고

by 최은녕 Nov 27. 2024

할머니 김치냉장고



할머니 무릎은 매일 우는데
고추, 무, 갓, 배추는
할머니 손끝에서 자란다


빨간 양념 속에
정성과 사랑이 스며들어

커다란 대야가 들썩일 때마다
김치 향이
온 방을 가득 채운다


"할머니, 김치 사 먹으면 안 돼요?"
"이 맛은 돈으로 못 사."
손끝의 매운맛이
우리 겨울을 든든히 한다


김치냉장고가 조용히 닫힐 때
나는 바란다.
배추가 뚝딱 김치로 변하는
마법 같은 냉장고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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