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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그 함정과 현실

통신사 부가서비스 기획자가 데이터기반 의사결정과 협업하는 방법

by 여기 지금 Mar 20. 2025

서비스 기획을 담당하거나 준비하는 입장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중요하다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를 회사의 모든 영역에 적용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 과연 우리는 데이터를 활용해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 내가 일했던 회사에서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마케팅과 가입자 유치에는 활발히 사용되었지만, 사용자 경험 개선에는 거의 적용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관심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그 이상의 이유가 있었을까?


이 글에서는 부가서비스 회사에서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어떻게 사용되고, 왜 사용자 경험 개선과는 거리가 멀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또한, 오너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와 방어적인 조직 문화 속에서 우리가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며, 비슷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몸담았던 회사에서는 사용성 개선을 위한 데이터 활용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왜일까? 단순히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조직 문화가 이를 불필요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은 가입 페이지나 마케팅 측면에서는 일부 활용되었지만,
실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쓰인 것은 전혀 없었다.
실제 사용자 경험은 ‘그저 가입된 상태’로 남아버렸다. 개선되기만을 기다리면서



부가서비스 회사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란?

우리 회사에서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사용성 개선’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성과 분석에 사용됐다.
가입 페이지의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 어떤 화면이 효과적인지 A/B 테스트를 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은 활발히 이루어졌다.

하지만 사용성 개선과 무관한 의사결정이었다.
서비스 내부의 UX 개선을 위해 데이터를 활용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용성을 개선한다고 해서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가입자를 일단 유치해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용성 개선보다는 가입자를 어떻게 해야 더 유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연구를 굉장히 많이 하는 조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부가서비스에서는 다음의 공식이 적용이 된다. 물론 모든 부가서비스의 회사가 이러한건 아닐 것이다. 내가 몸담았던 회사는 그래왔다.

사용성 개선 ≠ 수익



내부 협업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 ‘칼과 방패’의 문화

내부 협업은 오너의 강한 영향력 아래 진행되었고,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보다는 방어적인 조직 문화가 형성되었다.   

오너를 설득하기 위해 팀이 힘을 모으기도 했지만, 결국 각자도생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각 팀은 자신의 업무 영역만 철저히 지키며, 협업보다는 서로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보다 자유로운 의견 교류나 주체적인 협력이 어려워졌다.


: '오너 중심 구조'의 문화

회사 내 다양한 의견과 설문조사가 있었음에도, 최종 결정은 항상 오너에게 달려 있었다.

그렇다고 오너의 의사결정이 비합리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너는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방향을 제시했고, 실제로 회사는 지속적인 성장과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오너가 바라보는 곳을 우리는 항상 쫓아가려 노력했고, 오너의 눈은 항상 바삐 움직였다. 오너는 부가서비스에 있어서 만큼은 정말 날카로웠다.


이러한 구조를 토대로

우리회사의 기획팀과 마케팅팀의 대화를 구현해본 내용이다.

서비스기획팀과 마케팅팀간 대화 내용 재구성


오너의 판단으로 서비스가 움직인 결과, 회사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결국, 오너의 판단이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우리 회사의 오너가 통신사 부가서비스의 오너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깨닫게 되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월급이기 때문에,

회사는 매출을 잘 내야하고,

우리 회사는 그 이상의 매출을 항상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깨달음과 성장

이 경험을 통해 나는 조직 내 의사결정과 협업의 현실을 깊이 이해하는 기회를 얻었다.   

데이터 분석이 가입 유입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실제 사용성 개선과는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았다. 하지만 실제 사용성과 매출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

오너 중심의 결정 구조와 방어적인 조직 문화를 경험했지만, 방어적인 조직문화라고 하더라도 매출이나 성장세가 폭발적이었기 때문에 "내가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실질적인 개선을 가져오지 못하고, 오너의 강한 영향 아래 팀 간 협업이 제한되었던 현실 속에서 나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할 수 있었다.


요약해서

결국 나는 3년 동안

가입자 유치와 서비스 운영 사이의 균형이라는 고민을 통해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다.

또, 반면에 기업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미를 곰곰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제 이번 연재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앞으로 3~4차례 남은 이 연재를 통해,

내가 배운 교훈과 함께 부가서비스 기획의 다양한 측면들을 계속해서 나누고자 한다.
이 글이 부가서비스 기획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현실적인 인사이트와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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