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떠나기로 결심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감정은 불안과 두려움이었다.
나는 장장 3년 동안, 퇴사를 할까 말까 고민을 했다.
퇴사를 망설인 이유는...
특히 '물경력'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지난 시간들이 헛되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밀려온다. 이 단어는 종종 자기 비하로 이어지고, 다음 직장을 구하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그동안 나 스스로 외면했던 질문들이 갑자기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다른 사람들이 성취할 때 나는 무엇을 했을까?"
"이 회사에서 N 년을 일하면서 도대체 내가 성취한 게 무엇인가?"
"이직을 준비하려고 해도, 면접에서 내 경험을 어떻게 포장해야 할까?"
"내가 진짜 해낸 게 없는데, 다른 곳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은 퇴사를 결심하면서 가장 힘든 순간을 만든다. 하지만, 이런 감정이 들더라도 스스로를 너무 가혹하게 평가할 필요는 없다.
그렇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진부하지만.
"의미 없는 경험은 없다는 말"..
을 생각해야 한다.
다시 한번, 의미 없는 경험은 없다.
나 스스로에게는 떳떳하거나, 자랑스럽지 못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다음 회사에서는 그 업무를 원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경력을 바탕으로 내가 하고 싶었던 일에 점프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의 정체성을 세상이 결정하게 내버려 두지 않는 일이 중요하다. 반대로, 세상이 나를 결정하게 만든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물경력은 만들어질 것이다.
스스로 성취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 지나치게 냉정한 평가일 수 있다. 우리는 N 년 동안 현실적인 한계를 경험했고, 조직의 문화적 특성을 파악했으며, 무엇이 가능한지, 무엇이 어려운지를 배웠다. 이러한 경험이 없다면, 앞으로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을 가능성이 크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내 커리어는 이미 그렇게 쌓여왔다. 그렇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그 경험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다음 스텝을 준비하는 것이다.
나 스스로가 장기적인 열정을 죽이고 회사에서 시킨 그저 그런 커리어를 쌓아왔다면,
당연히... 당연히 두려울 수밖에 없다.
나의 앞으로의 커리어를 위해 조금 더 용기를 낼 수밖에,
당신이 퇴사를 하려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번, 또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되물어야 한다.
생각하는 자체가 고통이고 괴로운 과정이지만,
남이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타인이 하는 가스라이팅에는 적어도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려면... 무엇보다도 내가 인생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알아야 하고,
가스라이팅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가스라이팅에 가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회사에서 내가 배운 것은 무엇인가?
내가 했던 프로젝트 중에서 잘한 점과 부족했던 점은?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내 노력 부족 vs 환경 문제)
지금의 고민이 정말 내 능력 부족 때문인가? 아니면 환경이 나와 맞지 않아서인가?
이 질문을 정리하다 보면, 내가 정말 무능력해서 힘들었던 건지, 아니면 조직의 특성 때문에 성장할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인지 더 명확해질 것이다. 그렇기에 다음 회사 면접에서 당당하게 이전 조직을 떠나게 됐었던 이유를 설명하도록 하자.
기획자는 경험을 쌓을수록 강해지는 직무다. 처음부터 완벽한 기획자는 없다.
만약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더 배워야 할 부분이 있는 것뿐이다.
퇴사 후에도 기획자로 성장하고 싶다면? 실제 데이터를 활용하는 프로젝트 경험 쌓기, 사이드 프로젝트 진행해 보기, 기획 관련 강의나 자료를 보면서 구조적으로 공부하기 등등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
지금의 복지와 연봉이 만족스럽다면, 이를 포기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
하지만, "이 환경에서 계속 버티는 것이 내 성장에 도움이 될까?"
만약 "아직은 버틸 수 있겠다" 싶다면? 새로운 직무나 프로젝트를 요청해 보자.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할 계획을 세우고, 다음 이직을 준비하자.
만약 "이제는 힘들다" 싶다면? 퇴사를 하더라도 재충전 + 성장 계획을 먼저 세우고 움직이자. 연봉이 처음엔 낮아질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더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사람마다 가치를 어디에 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단순히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더 나은 환경을 찾기 위해 선택을 하는 것이다. 퇴사 후의 미래가 두려운 것은 당연한 감정이지만, 그 두려움을 "나는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다"는 자괴감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앞으로 나는 어떤 환경에서 더 성장할 수 있을까"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앞으로 2년만 산다면 지금 회사에 붙잡혀서 월급따박받고, 복지를 누리는 삶이 어쩌면 베스트일지도
하지만 나는 앞으로 살날이 많다. 장기적으로 내가 원하는 것들을 누리기 위해서는...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내가 잘하는 게 무엇인지, 더 잘 알아볼 필요가 있다.
N 년의 시간은 그렇다면 정말 ‘한 게 없던’ 시간이 아니라, 내가 어떤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나와 맞는 환경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물경력’이란 단어보다는
성취를 체감하지 못했던 시간의 무게 정도로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할 것이다.
나는 결국 2025년 3월 21일부로 퇴사를 했다. 지금은 내 생체 리듬에 따라 움직이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다.
아침 10시에 병원에 다녀오고
11시에 산책을 하고
회사에서 가지고 온 짐을 정리하고
4시에 배가 고파 저녁을 먹고
로봇청소기 포장을 뜯고 완충을 기다리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지금은 단순한 일상이지만, 앞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깊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리고 이 경험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다. 퇴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뿐이다.
그렇지만 다시 자조적인 태도로 돌아가서
내가 명확하게 이뤄놓은 커리어가 없어
이런 말들이 경솔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든다,
다시 되돌아가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경험에 있어 유경험자를 찾을,, 무경험자를 위해...^^
앞으로 이렇게도 대책 없이 그만둔 나는
어떻게 눈부시게 비상할지 계속해서 공유하도록 하겠다.
무조건 퇴사해야 한다, 혹은 무조건 버텨야 한다는 정답은 없어.
하지만 중요한 건, 지금 이 환경에서 네가 더 성장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을 계속 던져보는 거야.
너는 지금 이미 "이대로 계속 가도 괜찮은 걸까?"라는 고민을 시작했어.
그것만으로도 네가 더 나아지고 싶어 한다는 뜻이야.
그러니까, 너는 무능력한 게 아니라, 성장하고 싶어 하는 거야.
그 불안함도, 고민도 다 자연스러워.
지금 당장 정답을 내리지 않아도 괜찮아.
조금 더 생각하고, 네가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가도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