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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토지, 그때 나는 무얼 하고 있었나.

토지를 놓친 슬픈 우리를 위해

by 파란카피 Apr 24. 2022


부산 선동이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다. 어제의 선동이 잊힐 만큼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20년 전 회동수원지 앞에서 메기탕, 꿩탕, 오리불고기를 먹던 시골틱한 그곳이 이제는 어엿한 카페가 들어서고, 갈맷길 코스로 지정되어 주말이면 일부러 찾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부산에서 가장 가까이 자연 그대로를 간직한 천혜의 이곳은 여전히 몇 년이 지나면 또다시 이런 이야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본다. 모두가 예측 가능한 부동산의 시선을 말이다. 오늘 선동 상현마을 입구에 곧 오픈할 카페 겸 복합 문화공간(일 거라고 예상하는 공간) 선유도원의 준공 풍경을 마주하게 되었다. 1년을 부지런히 공사를 이어가던 이곳이 어떤 네이밍으로, 어떤 콘셉트로, 부산의 새로운 핫플로 등극할 준비를 할까 상당히 궁금해하던 차였다. 물론 곧 오픈을 앞두었기에 오픈 이후 확인해 볼 예정이다.

부산 선동의 신상 공간부산 선동의 신상 공간


이런 선동의 토지도 한 때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쌌던 때가 있다. 물론! 그때는 절대 싸다고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며, 가장 비쌀 때라고들 생각했을 거다. 지젤싸(지금 제일 싸)라는 부동산 신조어처럼 지금 생각하면 지젤싸지만 그땐 지젤비(지금 제일 비싸)였을 테니 말이다. 회동저수지가 훤히 보이는 한 임야가 있다. 12년 전쯤이었나 그 임야는 평 70만 원이었고, 60만 원이면 적당 하겠다고 돌아선 분이 있었다. 개발제한구역에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건축도 어려울 그곳에 지금은 멋진 단독주택이 지어져 있다. 대지로 용도 변경을 했을 테고 상수원 보호구역 내에 건축할 수 있는 허들을 모두 넘었기에 가능했으리라 본다. 지금 그곳은 가뿐히 평 900만 원을 선회한다.




향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 선동이라는 곳이 이제는 전원주택, 핫플 카페가 있는 곳이라는 컨셉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리포지셔닝에 성공한 동네인 것이다. 선동을 사면 몇 년 후 또 다른 시세가 될 거라는 건 어쩌면 경험적으로 누구나 안다. 하지만 우리는 선뜻 그 길을 가지 못한다. 어제의 가격을 아는 우리가 오늘의 가격에 쉽사리 지갑을 열지 못하듯 말이다. 그래서 부동산은 어려운 영역이다. 회동저수지 바로 앞이 넘사벽이라면 그 인근의 임야, 농지를 지금이라도 부지런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부산 선동 인근인 두구동 역시 골드랜드다. 부산이지만 시골 같은 농사를 짓는 동네.라는 인식도 어쩌면 어제의 이야기일 것이다. 이제는 정원이 있는 전원주택지로, 건강한 단독주택의 동네로 이미지가 바뀌었다. 당근밭, 두구동에서도 전원주택, 카페, 새로운 맛집의 공간으로 말이다. 200~300만 원 하던 전원주택지의 시세가 그다지 오랜 과거가 아닌데 지금은 훌쩍 시세가 올라버렸다. 이곳 역시 부산 가장 가까이 자연의 혜택을 그대로 누리며 거주의 만족감이 큰 동네다. 지금 돌아보니 그때 뭐했나 싶은 곳이 바로 또 여기 두구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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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두구동 연꽃소류지에서 바라본 단독주택 풍경부산 두구동 연꽃소류지에서 바라본 단독주택 풍경


부산, 경남 어딘들 그렇지 않은 곳이 있나 싶지만 경남 진례 역시 만만치 않다. 평 60만 원 하던 토지가 지금은 200~300만 원은 기본이다. 지금 진례면 송현리에 즐비한 공장이 있던 자리엔 당시 오래된 집, 빈터만 가득했다. 그곳이 김해 진례 테크노밸리로 조성될 거라는 걸 누가 알았겠는가.  송현리 토지 시세를 주기적으로 알아보다 몇 년 놓친 사이 훌쩍 올라 당황한 적이 있다. 부동산엔 지속적인 관심만이 살길임을 다시 한번 크게 느낀 순간이었다.




경남 양산 화제리의 토지 시세 역시 매년 남다르다. 물금, 증산에 이어 양산 부산대병원의 인근까지 개발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그 가까이인 양산 원동은 깨끗한 자연환경에 단독주택지로 유망한 곳으로 이미 많이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양산 평산마을을 비롯한 상북, 하북면의 토지들은 이미 시작 전부터 떠들썩했던 곳이다. 실제로 이곳들의 단독주택들의 면모를 보면 아우라가 남다르다. 불과 5년 전의 상황만 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사송신도시가 시작되기 전 인근 부동산을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 앞으로 사송신도시가 새로운 주거의 패러다임을 이끌 것으로 보고 괜찮은 토지를 추천해 달라고 했다. 양산 동면, 부산 노포동의 토지를 추천해 주었지만 역시 아무것도 손에 담지 못했다. 지금 그곳들도 역시 아마 몇 배로 시세 차익을 내고 있을 것이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의 토지를 습관처럼 알아보고 있던 나는 작년 보성리의 딱 마음에 드는 토지를 찾았다. 학교 바로 옆의 토지로 급매로 나온 네모 반듯한 두 필지의 땅이었다. 영어교육도시에서 차로 5분 거리로 주택지로 딱이었다. 문제는 농지라는 지목이었다. 300평 이상이라 주거지를 제주로 옮겨야 했고 실제 농사를 짓는 게 불가능했다. 아쉬운 마음 가득, 또 접었다. 물론 시세는 올랐을 테지만 내 것이 아니었을 거라 믿고 지금은 부지런히 건축이 가능한 대정읍의 임야를 알아보고 있다. 농지에 개발행위를 위한 전용비 부담이 없는 임야가 결국은 유일한 대안이 될거라 생각한다.

제주 여행길, 토지 임장을 갔던 함덕제주 여행길, 토지 임장을 갔던 함덕


지금은 또 전라도 완도군의 노화도, 보길도의 토지도 가끔 들여다본다. 말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겠지만 제주도 해저터널이 언젠가, 그 언젠가 또 말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상상 수준의 피셜에서 말이다. 토지를 꼭 사겠다는 마음으로 알아보진 않는다. 토지라는 영역에 대해 더 재미있게 알아보고, 공부하고, 인터뷰를 하는 모든 과정들이 부동산에 대한 시각을 더 키워주고, 일깨워주고, 더 큰 관심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준다. 온라인 플랫폼 영상 볼 시간에 토지 경매, 토지 물건의 블로그 하나를 더 보는 게 내겐 유일한 즐거움이다.




각종 부동산 규제로 더 이상 주택 소유에 대한 부담이 부담을 넘어서는 시기가 왔다. 이럴 때일수록 토지에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물론 토지는 부동산의 어나더레벨이라 범접 불가라고들 생각한다. 나 역시 그렇다. 하지만 아파트, 주택에 전투적인 사람이라면 충분한 분석과 예측을 통해 서서히 시작이 가능하리라 본다. 좋은 땅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마인드로 작은 시작의 물꼬를 트자. 재개발 투자에 있어서도 부담스러운 주택보다는 도로, 토지 지분 등의 투자를 통해 주택의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




부동산의 ㅂ자도 모르는 내가 무슨 토지야? 배부른 소리한다 하는 사람 분명 있을 것이다. 위에 나열한 저 토지들에 대해 내게 알려준 많은 분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실천하지 않은 내게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일깨움을 주는 분들에게 또한 감사한 마음이다. 덕분에 부산 선동의 농지와 양산 원동의 대지, 2개의 토지에 투자하고 이제 새로운 토지를 찾는 과정에 있다. 그 지역이 어디가 되었든 투기가 아닌 건강한 투자로 그때 나는 무얼 하고 있었나가 아니라, 그때 사길 잘했어라며 스스로를 칭찬하는 날이 꼭 오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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